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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주알

묵주알

나가이 다카시 (지은이), 이승우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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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주알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묵주알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가톨릭 > 가톨릭 문학
· ISBN : 9788933111970
· 쪽수 : 344쪽
· 출판일 : 2015-01-15

책 소개

자신도 원폭 피해자이면서 살아남은 사람들을 치료하며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신앙인으로서 모범적인 삶을 살아가는 저자 나가이 다카시 박사의 병상 일기. 원폭으로 인한 폐허가 인간성마저 파멸시키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이웃의 따뜻한 손길을 통해 말하고 있다.

목차

서문

제1부 병상 일기
묵주알/ 우애/ 빵/ 인형을 기다리는 어린이들/ 인형 문답/ 가야노의 양녀 문제/
성년聖年의 첫날에

제2부 여기당에서 한 생각
인형/ 여기당에서 한 생각/ 루르드의 기적/ 만리무영萬里無影/ 의향意向/
죽은 아내에게 사과한다/ 마음의 상처/ 호랑나비의 날개/ 부모의 추억/
아버지의 낙제기/ 육신肉身/ 과학자의 신앙

제3부 편지

제4부 26위位 성인을 기리며

역자 후기

저자소개

나가이 다카시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08년 일본 시마네현에서 태어났다. 1932년 나가사키 의과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한 뒤 대학에서 방사선을 연구했다. 만주와 중국에서 군의관으로 복무했으며, 귀국 후 치료와 연구에 몰입하다가 1945년 6월 백혈병을 진단받았다. 그해 8월 9일 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 당시 나가사키 의과대학 병원에서 근무하던 중 피폭으로 머리 오른쪽 동맥을 부상당했고 아내를 잃었다. 어린 두 아이를 홀로 키우면서 한 생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구호 활동을 펼쳤고 원폭의 실상을 밝히고 평화를 주장해 ‘나가사키의 성자’라고 불렸다. 1951년 세상을 떠나면서 의학의 발전을 위해 자신의 시신을 해부하는 데 기증했다. 그의 장례식은 나가사키 명예시민장으로 치러졌고, 2만 명의 추모객이 그의 죽음을 애도했으며, 나가사키의 모든 교회와 사찰에서 종을 울려 조의를 표했다. 나가사키는 그를 기리는 나가사키평화상을 제정해 방사선 피해자들의 복지와 치료에 공헌한 이들에게 수여하고 있으며, 나가사키 의과대학에는 나가이 다카시 기념 국제원폭피해자의료센터를 설립했다. 저서로는 본서 《종은 다시 울려 퍼지고》 외에 《눈물이 마를 날은 언제인가》 《로사리오의 기도》 《아버지의 목소리》 《묵주알》 《이 아이들을 남겨두고》 《영원한 것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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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옮긴이)    정보 더보기
1926년 충남 당진에서 태어나 1944년 교원검정고시에 합격하고 한국 대학(현 서경대학)영문학부에 입학했으나 한국전쟁으로 중퇴하였다. 주식회사 자유신문사 문화부장 서리, 고전번역민족문화추진 편수과장, 한국방송공사 전문위원 등을 엮임한 바 있으며 한국원력발휘촉진회를 창립하여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천국의 열쇠」·「영원한 것을」 등 다수의 책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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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불씨
2월 말경부터는 가는 비가 내렸다. 밥솥은 문밖에 돌을 모아서 임시로 걸어놓은 것이므로 비가 오면 장작도 재도 모두 젖어버려 불을 땔 수가 없다. 더군다나 성냥을 얻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으므로 불씨를 꺼뜨리면 큰일이다. 뺨으로 물이 흐른다. 차가운 것은 빗물이고 따스한 것은 눈물이다. 이렇게 맥없이 비에 젖어 울고 있노라니 저 건너 방공호 속에 살고 있는 아가씨가 불이 붙은 장작개비를 횃불처럼 흔들면서 달려와 주었다. 이윽고 아궁이에서 불꽃이 일고, 판잣집 안에서는 딸 가야노가 손뼉을 치며 기뻐한다. 방공호의 아가씨는 빗속으로 목을 움츠리고 되돌아갔다.


십자가
우리 집터 안방이었던 곳의 한쪽을 정성 들여 파 보니 역시 우리 집 제단에 모셨던 십자가가 있었다. 물론 나무는 타버렸지만 청동으로 된 그리스도상만은 손상된 곳 없이 그대로였다. 이 십자가는 도쿠가와[德川]의 박해시대 때부터 남몰래 전해 내려온 유서 깊은 것이다. 나는 모든 재산을 잃었으나 이 십자가를 잃지 않은 것이 무척 기뻤다.


5전錢
폭격을 피하기 위해 입었던 방공의防空衣 호주머니에 5전짜리 동전 하나가 남아 있었다. 그것이 내 전 재산이었다. 나는 그림엽서를 한 장 얻어, 나의 전화戰禍의 상황을 써서 아마구사로 돌아가는 간호사에게 그 5전과 함께 주며 고향으로 부쳐달라고 부탁했다. 그 엽서를 받아본 사촌누이 오도미[富]가 위로 편지와 함께 100원을 보내왔다. 그 무렵 내 월급이 100원이었으므로 그 금액은 상당한 것이었다. 그때 성모의 기사 수도원의 폴란드인 수사가 연금軟禁에서 풀려 시베리아에서 돌아왔다. 나는 그 100원을 그대로 수도원에 바쳤다. 그 후 1개월이 지나 수도원도 겨우 자리를 잡게 되자 나에게 성경 한 권과 성모상 하나를 보내왔다. 십자가는 기둥에 걸려 있고 성모상과 성경도 있으니, 이밖에 또 무엇이 필요하겠는가. 감사 기도를 드리고 있노라니 온 우주의 재부財富를 혼자 독차지한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오도미 누이한테는 하느님께서 대신 갚아주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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