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잠 개의 이름 강자 개이기 때문에 약육강식의 세상 푸른이끼 개의 뱃속으로 할 말이 많았을 텐데 각기 걸어가고 있는 지옥 보인다 누적된 피로 밤이 우리를 여자에게로 데려가리라 믿을 수 없는 일이 내력 담벼락 천둥폭우의 한 여름을 그 일 말 세상이 어두워질 때 겨울 폭설 속을 살아갈 날들 민족반란사 평화 배회하는 개들 여행 봄, 한 개의 봄 산책로 나의 길 역마는 간다 토악질도 않고 두 늙음이 있다 지워지고 있는, 인간의 마을 살려고 버둥거렸다 꿈 속으로 내리는 눈 눈보라! 섬 티브이를 보는 강아지 기어가는 삶 물길 개다운 개 마루밑 세상 사냥터 개고기를 개가 사람을 꿈꾼다 세월 불현듯 한 세대가 개꿈 침묵과 침묵의 사이 이런 길 개들의 겨우살이 개는 개가 아닐 수도 있다 행복을 꿈꾸며 살까 마음과 마음 사이에서 개의 뿔 한여름밤의 익사체 외설스럽게 뒤로 붙어 먹는 나는 개를 키워온 게 아닌가 골로 간다 환각에 빠지다 환청을 듣다 그렇게 걸어왔지요 몸이 없는데 어떤 싸움의 기록 다른 짐승들의 삶, 혹은 그 나이쯤 되면 아픈 개의 아픔 곁으로 혀가 냄새맡는 도둑과 개 죽음의 냄새가 그런 것만 같아서 개를 걷어찬 날 마지막 왕의 개 개털의 날들 아무것도 없는 것에 해설- 정효구/ 짐승의 상상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