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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34932796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08-12-0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_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승리
하버드 졸업, 끝이 아닌 시작
천재들 틈바구니에서의 생존전략
오피스 아워 공략하기
초콜릿 탐닉과 운동 중독
올 A의 성적표
배움을 기뻐하는 자의 아름다움
진실을 외면하려 할 때
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당신의 진심은 어디에 있나요?
‘불합격’이라는 미스터리
내 인생의 겨울, 성장통
하버드 마지막 학점
내가 돌아가야 할 곳
Time for plan B
내가 싸워야 했던 것, 나 자신
실패를 기억하는 용기
경제관념 없는 천하태평 나나
하버드에서 얻은 나의 친구들
베스트 프렌드와 베스트 룸메이트 하버드에서의 ‘글로벌 영어’
하버드 생활의 필수 요소 ‘페이퍼 쓰기’
나만의 공부법, 조교와 친해지기
한국식 교육과 미국식 교육의 차이
하버드의 코리언 친구들
하버드가 주는 열정과 자부심
나누어줄 열매가 가득한 사과나무
리뷰
책속에서
케네디 스쿨(행정대학원) 졸업생이 단상 위로 올라가 졸업 연설을 시작했다. 웨스토 포인트(미국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이라크 파병 생활을 거쳐 케네디 스쿨로 왔다는 그는 묻는다.
“과연 우리가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을까요? 우리가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 왜 우리는 대량학살과 인권탄압을 못 본 척하는 걸까요? 과연 하버드생인 우리가 이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요?”
그는 이런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느라 2년 내내 너무나 힘들었다고 고백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제 나는 하버드가 우리를 선택한 이유를 깨달았습니다. 그건 바로 우리가 이런 질문에 대답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대답하려고 애쓰는 사람들이기 때문이지요.”
연설을 듣던 학생들이 함성을 질렀다. 갑자기 졸업이 실감나며 가슴이 벅차올랐다. 하버드……. 세계 최고의 지성의 상징. 지난 4세기 동안 하버드인들은 세상의 선두에 서서 인류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지금 졸업하는 우리에게도 그럴 힘이 있고 특권이 있다. 아니 그것은 특권인 만큼 우리의 의무이기도 하다. - '하버드 졸업, 끝이 아닌 시작' 중에서
화학 A, 수학 A, 언어학개론……A, 논리적 작문……아아……A. 나는 “야호!”하고 탄성을 질렀다. 내가 올 A를 받은 것이다! 그렇게 불안해 했는데 그토록 조마조마했는데, 결국엔 해낸 것이다!
나는 하버드 4년 내내 학점에 불이 붙어 아등바등 살아가는 밥맛없는 프리메드일 수밖에 없었다. 시험기간 때면 어김없이 하루에 서너 병씩 레드불(red bull, 잠 쫓는 약으로 쓰이는 드링크)을 마셔댔고, 그 때마다 어김없이 피오줌을 쌌다. 졸음을 참으며 공부하다보면 어느 순간 글자 한 줄이 여러 줄로 분산되어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눈이 빨갛게 충혈될 때까지 빡빡 비볐다. 잠이 들면서도 불을 끄고 편안한 마음으로 두 발 뻗고 잔 적이 없다. 늘 가슴에 읽던 책을 부둥켜안고 불을 켜둔 채로 잠들었다. 얼굴은 늘 잠이 모자라 시체처럼 창백했고, 커피와 초콜릿에 찌들어 여드름 꽃을 달고 살았다. 하룻밤을 샐 때마다 1년씩 나이를 먹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거울을 보면, 그 속에는 여전히 눈빛이 살아있는 소녀가 있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릴 각오가 된 자의 눈빛이었다. 나에게 그 눈빛만 있으면 충분했다. - '올 A의 성적표' 중에서
화학 시간이 다가오면 나는 가슴이 콩닥콩닥 설레었다. 제이콥슨 교수님의 명강의는 200여 명 학생들의 눈길을 수업 내내 꼼짝 못하게 묶어 놓았다. 우리는 교수님의 말 한 마디에 가슴이 뛰고, 충격을 받고, 의문에 휩싸여 조바심을 냈다. 그리고 그것이 명쾌하게 풀리는 순간, 우리는 박수를 치며 전율했다. 정육각형을 그리며 끝없이 뻗어나가는 유기화학물의 분자구조. 열린 듯하면 닫히고, 닫힌 듯하면 다시 열리는 분자들의 신비로운 분리와 결합. 화학식에 맞춰 분자 그림을 그려보노라면 세상에 그렇게 아름다운 그림이 없는 듯했다.
나는 화학이 마구 좋아졌다. 눈을 감으면 화학물의 신비한 분자구조가 아름다운 고리를 만들며 춤을 췄다. 세상의 신비를 한 꺼플씩 벗기는 기분, 그 진리를 하나씩 파헤치는 기분은 어떠한 것일까?
공부가 주는 최고의 기쁨은 높은 점수를 받고 1등을 하는 것인 줄로만 알았는데, 하버드는 내게 그것보다 더 큰 기쁨이 있다는 걸 깨닫게 해주었다. 바로 모르는 걸 배우는 기쁨, 배운 것을 다시 확실하게 내 것으로 체득하는 기쁨이었다. - '배움을 기뻐하는 자의 아름다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