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언니 안 할래!

오늘부터 언니야 - 6 / 특별 대우 - 17 / 나도 남의 집 아이 할래 - 27 / 오빠와 그네 - 38 / 다음에는 꼭 - 51

“다녀왔습니다!”
현관에 작은 분홍색 운동화가 놓여 있었어요.
‘벌써 왔나 봐!’
나코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치면서 거실로 들어갔어요.
“나코 왔구나.”
엄마는 나코에게 싱긋 웃어 준 뒤, 다시 고개를 돌려 가나한테 말했어요.
“가나, 나코 언니야. 나코도 인사해.”
나코 언니……. 언니라는 말을 들으니 나코의 가슴이 콩닥거렸어요.

오빠는 생글거리며 가나한테 엄청 잘해 주었어요. 나코에게는 맨날 심부름을 시키거나 투덜거리기만 했는데 말이에요.
아빠도 어제 가나한테만 그림책을 사다 주었어요. 나코도 갖고 싶은 만화책이 있다고 했는데, “나코는 네 용돈으로 사면 되잖니.”라며 딱 잘라 거절하지 뭐예요?
심지어 엄마마저 가나 숟가락에만 생선 가시를 발라 얹어 주었어요.
그럴 때마다 가나는 수줍어하면서 모기만 한 목소리로 인사했어요.
“고맙습니다.”
그러면 어김없이 엄마와 아빠, 오빠의 칭찬이 이어졌지요.
“인사도 잘하네. 장하다, 가나.”
나코는 마음이 서운했어요. 다들 가나만 예뻐하니까요.
“나도 ‘고맙습니다’라고 하잖아요.”
나코의 말에 빨래를 개던 엄마가 어이없다는 듯이 픽 웃었어요.
“나코는 1학년이잖니. 언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