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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88934975144
· 쪽수 : 652쪽
책 소개
목차
광기
기준선
겟
예방책
플래시몹
비밀 클럽
모두의 피
마지막 미션
리뷰
책속에서
“여러분,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어서 대피하세요! 지금 당장 이곳을 빠져나가야 합니다! 주방이나 무대 출구는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 그쪽에 불이 났습니다! 비상구를 이용해주십시오.”
어느새 비명은 울부짖음으로 바뀌어 있었다.
관객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날 때마다 의자가 쓰러지고 유리잔이 산산조각 났다. 높은 테이블 두 개도 바닥에 넘어져 박살이 났다. 사람들이 비상구 쪽으로 우르르 몰려갔다. 문 위에 켜진 빨간불은 아직 잘 보였다. 자욱한 연기 속에서도 시야는 양호한 편이었다.
“트리시! 이쪽이야!” 미셸이 소리쳤다. 이제 그들 사이에는 스무 명 넘는 관객들이 빽빽이 들어차 있었다. 빌어먹을 가방 때문에 이게 무슨 일인가? “빨리 나가야 해!”
트리시는 인파를 비집고 필사적으로 나아가려 했다. 미셸의 몸이 비상구로 몰려가는 사람들에 떠밀려 잠시 붕 떠올랐다. 트리시도 이내 또 다른 인파에 휩싸여버렸다.
“안에 있던 사람들은 불이 났다고 믿었겠군요. 탄내가 났을 테니까요.”
“그래서 다들 비상구로 몰려들었던 것이죠. 하지만 당시 모든 비상구가 막혀 있었습니다.”
“문들이 다 잠겨 있었단 말인가요?”
“아뇨, 막혀 있었어요. 트럭으로요.”
그가 클럽 서쪽 벽에 바짝 붙여 세워진 견인 트레일러를 가리켰다. 트럭에도 노란 테이프가 친친 감겨 있었다. “저기 보이는 회사 소유 차량입니다. 헨더슨 도매 창고.”
댄스는 넓게 펼쳐진 단층 건물을 바라보았다. 짐 싣는 곳과 그 주변에는 비슷한 트레일러 트럭 대여섯 대가 무질서하게 세워져 있었다. 남녀 직원 몇 명이 화물 적재 플랫폼과 사무실 앞에 서서 클럽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작업복 차림의 직원들도 있고, 정장을 걸친 이들도 보였다. 마치 해변으로 쓸려온 고래를 구경하는 사람들 같았다. 암울함 속에서도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알고 싶어하는 표정.
“그게 마이클과 제가 솔리튜드크리크에 대해 처음 가졌던 의문이에요. 왜 클럽에 불을 붙이지 않았을까? 왜 총으로 피해자들을 쏘지 않았을까? 그는 관객들이 알아서 죽어주기를 바랐던 거예요.
사람의 지각과 느낌과 혼돈을 가지고 논 것이죠. 사람들이 뭘 봤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뭘 믿는지가 중요하죠. 바로 그게 그의 무기예요. 공포. 모든 게 그가 짠 계획대로 이루어졌어요. 제가 아르델 홉킨스라는 생존자를 만나봤습니다. 인파에 깔려 어깨가 부서지는 부상을 입었는데, 익사 직전 기적적으로 연안 경비대에 구조됐어요. 그녀 얘길 들어보니 솔리튜드크리크 케이스랑 거의 모든 게 일치하더군요. 혼돈에 빠진 사람들. 이성을 잃고 발광하는 사람들. 눈부신 보안등. 그 조명 때문에 사람들이 더 다급했던 것 같아요. 그 와중에 누군가가 창문을 깨고 밖으로 뛰어내리니 지켜보던 사람들도 뭔가에 홀린 것처럼 속속 그를 따라 뛰어내린 거죠. 쥐 떼처럼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