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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북유럽소설
· ISBN : 9788935665204
· 쪽수 : 224쪽
책 소개
목차
첫번째 이야기
두번째 이야기
세번째 이야기
네번째 이야기
다섯번째 이야기
여섯번째 이야기
일곱번째 이야기
여덟번째 이야기
아홉번째 이야기
열번째 이야기
열한번째 이야기
열두번째 이야기
열세번째 이야기
책속에서
식품저장실 안은 우유가 풀리고 나무딸기 잼 멍울들이 둥둥 떠다녀 온통 뿌옇게 되었어요. 빵 덩어리 두 개가 무민트롤 옆을 천천히 지나갔고, 잇달아 마카로니 떼가 지나갔어요. 무민트롤은 버터 접시와 빵 한 덩어리를 쥐고는 몸을 틀어 벽난로 쪽으로 가서 엄마 무민이 말한 커피 깡통을 집어 들었어요. 그리고는 천장으로 솟구쳐 올라가 숨을 한껏 들이마셨어요.
엄마 무민이 기뻐 소리쳤어요.
“어쩜, 뚜껑을 닫아 놨네! 이렇게 재미있을 수가. 커피 주전자와 컵도 좀 찾아볼 수 있겠니?”
이렇게 흥미진진한 아침 식사는 처음이었어요.
그때 거실에서 쿵 소리가 나고, 그 바람에 선반에서 먼지 구름이 몽실몽실 피어올랐어요. 훔퍼는 잽싸게 칼을 움켜쥐고 복도로 뛰어나갔어요. 곧이어 째지는 듯한 미자벨의 비명 소리가 들렸어요.
거실은 한치 앞도 안 보일 만큼 깜깜했어요. 어둠 속에서 커다랗고 나긋나긋한 것이 훔퍼의 얼굴에 와 부딪혔어요. 훔퍼는 눈을 꼭 감고 보이지 않는 적을 향해 칼을 앞으로 쭉 내뻗었어요. 놈은 헝겊으로 만들어진 듯 ‘찌이익’ 소리를 내며 찢어졌어요. 훔퍼가 간신히 용기를 내서 다시 눈을 뜨자, 자기가 휘두른 칼에 찢긴 구멍으로 한 줄기 빛이 새어들어오는 것이 보였어요.
밈블의 딸이 등 뒤에서 물었어요.
“뭘 하고 있어?”
훔퍼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어요.
“내가 소도구 놈을 죽였어.”
“얘들아, 이제 집으로 가거라. 너희들 가고 싶은 데로 가.”
꼬마들은 집에 갈 생각을 하지 않고 스너프킨의 뒤만 졸졸 따라다녔어요. 스너프킨이 마지막 경고판을 떼어 발로 밟을 때까지도 꼬마들을 스너프킨의 뒤에 바짝 붙어 있었어요.
스너프킨이 말했어요.
“저리 가. 이 녀석들아, 당장 엄마한테 가라니까.”
꼬마 미가 말했어요.
“엄마가 없나 봐.”
스너프킨은 이제 질색이 되어 말했어요,
“난 꼬마들하고 같이 있어 본 적이 없어! 내가 어린애들을 좋아하는지 어쩐지도 모른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