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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6411732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26-05-15
책 소개
목차
관종들
빈티지 엽서
푸른색 루비콘
하루치의 말
우연의 직조
우리와 우리 아닌 것
달걀의 온기
해설 | 정주아
작가의 말
수록작품 발표지면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들은 아이들을 생각하고 불안과 걱정을 나누는 데 시간과 마음을 썼다. 그건 정해가 출퇴근길에 정자를 일부러 지나가는 것처럼, 영기가 산책 삼아 잠깐씩 정자 근처를 배회하는 것처럼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 중 하나였다. 최소한의 일.
―「관종들」
긴 세월의 흔적이 남은 이국의 엽서, 누군가의 성격과 습관이 스며든 필체, 지금은 세상을 떠났을 게 틀림없는 수신자와 발신자, 그들 사이에 오고 간 애틋하고 다정한 언어, 그리고 그 언어 아래 흐르는 뜨거운 마음. 그녀 내면의 뭔가를 깨운 건 일상에서는 아무런 쓸모가 없는 그런 낭만적이고 감상적인 상상력인지도 몰랐다. 그 엽서들의 주인, 남자의 존재가 아니라.
―「빈티지 엽서」
그는 생각했다.
아내는 아무도 만날 수 없고, 만날 필요도 없는 곳으로 간 거라고. 마침내 홀로 머무를 수 있는 먼 곳으로 떠난 거라고. 자신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던 삶에서 놓여나 휴식과 평안, 안식이 있는 곳으로 돌아간 거라고.
그는 빈 컵을 감싸쥐고 등받이에 머리를 기댔다.
앙상한 나뭇가지에 연둣빛 이파리들이 돋아나고 있었다. 가지 사이를 통과한 햇살이 그의 얼굴에 따뜻하게 와닿았다. 그곳의 풍경은 처음 왔을 때와는 달라 보였다. 컵을 만지작거리면 입안에서 달콤한 내음이 감돌았고, 나른한 졸음이 밀려왔다. 그 순간이 그에게 잠깐의 평화를 가져다주었다. 그것은 남자를 만난 이후 일어난 모든 일들에 대한 미약하고도 충분한 보상처럼 느껴졌다.
―「푸른색 루비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