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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71259342
· 쪽수 : 964쪽
· 출판일 : 2026-06-02
책 소개
2016 제인 오스틴 전집
2018 에드거 앨런 포 완전판
2020 찰스 디킨스 선집 · 버지니아 울프 선집
그리고 2026년 시공사가 주목한 작가
새롭게 선보이는 또 하나의 결정판!
시공 브론테 자매 선집 출간
문학사에 불멸로 남은 선구적 여성 작가, ‘브론테 자매’의 문학적 정수를 한데 모은 선집이 시공사에서 출간된다. 샬럿 브론테, 에밀리 브론테, 앤 브론테, 영문학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이들 자매의 작품은 지난 200여 년간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으로 끊임없이 재해석되며 시대를 초월해 대중과 호흡해왔다. 브론테 자매는 단순한 대중적 인기를 넘어 문학사적으로도 거대한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세기 영국 문단이 남성 서사 중심의 엄격한 가부장적 질서 안에 머물러 있을 때, 이들은 날카로운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탁월한 문학적 감수성과 고딕적 상상력을 더해, 여성의 내밀한 심리와 억압된 욕망, 부조리한 사회구조에 대한 저항을 그려내며 현대 페미니즘 문학의 기틀을 닦았다.
‘시공 브론테 자매 선집’은 세 자매의 시작과 끝을 아우르는 대표작 4종을 엄선하여 브론테 문학의 지도를 완성했다. 샬럿 브론테는 관습에 굴복하지 않는 주체적 여성상의 탄생을 알린 대표작 《제인 에어》와 더불어, 고립된 환경 속 여성의 심리를 치밀하게 해부한 자전적 소설 《빌레트》를 통해 현실과 열망 사이의 갈등을 섬세하게 보여준다. 에밀리 브론테는 유일한 소설이자 영문학 최고의 걸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폭풍의 언덕》에서 사랑, 증오, 고독 등 인간 본연의 원초적 감정을 형이상학적 경지로 끌어올리며 경이로움을 선사한다. 또한 시대를 앞선 통찰을 보여주었음에도 오랫동안 언니들의 명성에 가려져 과소평가되어왔던 막내 앤 브론테는 《와일드펠 홀의 세입자》를 통해 견고한 가부장제 속에서 여성에게 가해지던 폭력을 고발하고 여성의 독립을 외치며 당대 사회에 가장 큰 충격을 안겼던 선구자적 면모를 확인시켜준다.
비록 30년 남짓한 짧은 생을 살았으나, 이들이 삶과 현실에 맞서 잉크로 써 내려간 치열한 투쟁의 기록은 오늘날 ‘최초의 페미니즘 문학’이라는 찬사와 함께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페미니즘 저작들이 주목받고 역사 속 여성 예술가들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활발한 현시점에서, 이번 선집은 고전의 가치를 현대적 맥락으로 잇는 뜻깊은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그간 ‘헤밍웨이 선집’, ‘제인 오스틴 전집’, ‘에드거 앨런 포 완전판’, ‘찰스 디킨스 선집’ 등으로 호평받아온 시공사 ‘작가 선집’의 미학을 계승하여, 소장 가치를 극대화한 디자인과 현대적 감각에 맞춘 정교한 번역을 선보인다. 억압적인 환경 속에서도 영혼만큼은 누구보다 자유로웠던 이들의 문장은 오늘날 독자들에게 스스로의 삶을 사랑하고 삶을 위해 투쟁할 힘과 용기를 전한다. ‘시공 브론테 자매 선집’은 고전 애호가는 물론 자기 삶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현대 독자들 모두에게 서재를 채울 완벽한 컬렉션이 되어줄 것이다.
목차
제인 에어
폭풍의 언덕
와일드펠 홀의 세입자
빌레트
책속에서
그날 밤은 잠을 못 잘 운명이었나 보다. 가까스로 귓가에 다가온 꿈이 골수까지 얼려버릴 것 같은 사건에 대경실색해서 도망쳐버렸다.
악마의 웃음 같은, 낮고 억눌린 듯하면서도 깊은 웃음소리가 다시 들려온 것이다. 소리는 내 침실 문의 열쇠 구멍에서 나는 듯했다. 침대 머리 쪽이 문가에 있어서 처음에는 마귀 같은 웃음소리의 장본인이 내 침대 곁에 서 있는 줄 알았다. 아니면 베개 옆에 웅크리고 있거나. 하지만 일어나서 둘러보아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주변을 살피는 동안 괴상한 소리는 계속되었다. 나는 그 소리가 문 맞은편에서 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벌떡 일어나 문의 빗장을 단단히 걸고 “거기 누구예요?” 하고 다시 소리쳤다.
뭔가가 목구멍을 울리며 신음했다. 이어 복도에서 3층 층계 쪽으로 향하는 발소리가 났다.
_《제인 에어》
“제가 무슨 자동인형인 줄 아세요? 감정도 없는 기계로 아세요? 입에 문 빵 조각을 뺏기고
컵에 담긴 저의 생명수가 엎질러지는 것을 보고도 참고 견딜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가난하고 미천하고 못생기고 체구도 왜소하다고 해서 영혼도 감정도 없다고 생각하세요? 잘못 생각하셨어요! 저도 당신과 마찬가지로 영혼도 있고 당신과 똑같은 감정도 있어요.”
_《제인 에어》
나는 기절할 듯한 공포에 사로잡혀서 팔을 거두려고 했지만 그 손은 내 팔을 꼭 붙들었고, 서글픈 목소리가 흐느끼며 말했다.
“들여보내줘, 들여보내줘!”
“누구야?” 내가 그 손을 떼어내려고 하면서 물었다.
“캐서린 린턴.” 떨리는 목소리가 대답했다(왜 린턴이 떠올랐을까? 책에는 ‘언쇼’라는 이름이 린턴보다 스무 배는 많이 적혀 있었는데). “이제 집에 왔어. 히스 벌판에서 길을 잃었어!”
그런 말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창밖에 어린애 얼굴이 희미하게 떠올랐다. 공포심은 나를 잔인하게 만들었다. 이 수수께끼의 존재를 떼어내려고 해봐야 소용없다는 생각이 들자, 나는 그것의 손목을 깨진 유리 위로 당겨서 앞뒤로 문질렀다. 피가 흘러 이불을 적셨다. 그래도 그것은 계속 “들여보내줘!” 하고 울부짖으며 내 팔을 놓지 않았다. 나는 공포로 거의 정신이 나갈 지경이었다.
_《폭풍의 언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