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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한국문학론
· ISBN : 9788936463564
· 쪽수 : 316쪽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서장 식민지문학의 존재론: 약간의 소묘
제1부 신문학으로 가는 길
두 얼굴의 계몽주의: 을사년에서 기미년까지
「동양평화론」으로 본 안중근의 「장부가」
이해조의 『산천초목』: 한국 근대중편의 길목
제2부 비평적 대화의 맥락
『백조』의 양면성: 근대문학의 건축/탈건축
프로문학과 프로문학 이후
고전비평의 탄생: 가람 이병기의 문학사적 위치
전간기 문학의 기이한 대화: 김환태, 박태원, 그리고 이원조
제3부 분화하는 창작방법론
3·1운동을 분수령으로 한 우리 소설의 전개양상
심훈 연구 서설
서구 근대소설 대 동아시아 서사: 『직녀성』의 계보
『인간문제』, 사회주의리얼리즘의 성과와 한계
모더니즘 시대의 이야기꾼: 김유정의 재발견을 위하여
정지용의 좌표: 「장수산 1」을 중심으로
에필로그 나라 만들기, 우리 문인들의 선택
보유
처음 보는 이인직 글씨 한점
새로 찾은 조영출의 ‘남사당’ 연작시
다시 읽은 백석의 산문시 「해빈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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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책속에서
모방과 이식의 과정은, 특히 고전문학의 전통이 만만치 않을 경우 일방적일 수 없다. 바로 이 변이와 전유의 장에서 식민지문학의 다른 가능성, 즉 민족문학으로의 변신이 잉태되곤 하는데, 3·1운동을 어머니로 탄생한 1920년대의 신문학운동 이래 조선 식민지문학이 걸어간 역로(歷路)는 그 아슬한 고투의 흔적을 자욱자욱 보여준다고 하겠다. (…) 냉전과 분단이 동시에 작동함으로써 식민지 문제에 대한 본격적 대결이 간단없이 미끄러진 한반도에도 제국의 추억은 생활세계 도처에 안개처럼 숨어 있다. (…) 제국의 추억을 제국의 기억으로, 식민의 추억을 식민의 기억으로 전환하는 연금술이 요구되거니와, 그 연금술은 어떻게 가능할까? 기억을 묻어둠으로써 추억이 유령처럼 출몰하는 것도 아니고, 묵은 상처를 덧냄으로써 기억이 급기야 횡포한 무기로 되는 것도 아닌 길은, 기억의 끝을 화해에 두는, 다시 말하면 ‘화해를 위한 기억’이라는 경건한 원칙을 명념하는 데서 비롯될 것이다.
_서장 「식민지문학의 존재론」
3·1운동은 거대한 정치적 군중의 신비로운 출현을 섬광처럼 계시하였다. 3·1운동 직후 환멸의 체험 속에서 계몽주의와 결별하고 개인의 발견 위에서 새로운 문학을 모색하는 도정에 오른 1920년대 초의 신문학운동은 발전과정에서 식민지 조선의 구체적 민중과 조우하였다. 3·1운동에서 보여준 대중의 위대한 폭발력을 믿고 싶지만 지식인에게 대중은 끝내 불가해한 타자였다. 이 회색지대에서 머뭇거리던 지식인들에게 맑스주의 또는 레닌주의는 민중에 대한 부채의식으로부터 일거에 탈출할 수 있는 구원이었다. 지식인들은 그 통제 밖의 타자로서 존재하는 대중의 대두에 지식인의 자기복제적 성격에 가까운 민중의 창출로 대응하려고 하였다. 그리하여 현실의 대중을 프롤레타리아트로 성화(聖化)하는 낭만적 극좌주의로 목숨을 건 도약을 결행한 조선의 프로문학운동은 이식의 덫에 걸려 식민지 조선이라는 조건으로부터의 내적 망명 속에 끝내 좌절되었던 것이다.
_「프로문학과 프로문학 이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