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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36479176
· 쪽수 : 604쪽
책 소개
목차
제1부 파동과 방사
제2부 유독가스 공중유출 사건
제3부 다일라라마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학과장님, 점잖고 선량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들이 텔레비전에서 재난 장면을 보면 빠져드는 이유가 대체 뭘까요?”
“우리 정신이 흐려지고 있어서겠지. 끊임없이 쏟아지는 정보의 폭격을 끊어놓으려면 가끔씩 대재난이 필요한 거요. (…) 대재난만이 우리의 주목을 끄는 법이오. 우린 그걸 원하고 필요로 하며 거기 의존하고 있소. 다른 곳에서 발생하기만 한다면 말이오.”
가족이란 이 세상의 온갖 잘못된 정보의 요람과 같다. 가족의 일상사에는 사실의 오류를 낳는 뭔가가 있는 게 분명하다. 지나치게 밀접한 관계, 존재의 소음과 열기 같은 것. 어쩌면 생존의 필요와 같은 좀더 심오한 뭔가가 원인인지 모른다. 우리는 적대적인 사실들로 가득 찬 세상에 둘러싸인 망가지기 쉬운 생물이라고 머리는 말한다. 사실들은 우리의 행복과 안전을 위협한다. 우리가 사물의 본성을 깊이 파고들면 들수록 우리의 구조는 더욱더 느슨해져 보일 것이다. 가족이 굴러가는 과정은 세상의 영향을 봉쇄하는 쪽으로 작동한다.
“그게 바로 현대적 죽음의 속성이지요.” 머리가 말했다. “현대의 죽음은 우리와 독립된 별도의 생명이 있습니다. 아주 거창하고 폭넓게 자라고 있죠. 전에 없이 활발하게 퍼지고 있고요. 우리는 그것을 객관적으로 연구합니다. 그것의 등장을 예견하고 몸속에서 움직이는 경로를 추적할 수 있습니다. 그것의 횡단면도를 찍고 박동과 파동을 영상으로 기록할 수도 있어요. 우리가 그것에 이렇게 가까이 간 적도 없거니와, 그 습성과 태도에 이렇게 친숙한 적도 없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아주 친밀하게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것은 계속 자라서 폭과 넓이를 획득하고, 새로운 출구와 새로운 통로와 수단을 얻고 있어요. 우리가 그것에 대해서 더 많이 알게 될수록 그것은 점점 더 크게 자랍니다. 이건 어떤 물리법칙 같은 걸까요? 지식과 기술이 진일보할 때마다 그에 걸맞게 새로운 종류의 죽음이, 새로운 변종이 나타나는 식이죠. 바이러스 매개체처럼 죽음도 적응을 해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