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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기독교(개신교) > 기독교 문학
· ISBN : 9788936508234
· 쪽수 : 344쪽
· 출판일 : 2010-04-27
책 소개
책속에서
벅은 꼼짝 못하고 선 채로 미클로스 부인이 끔찍한 기계로 끌려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아테나스가 소리쳤다.
“시험 작동은 해봤나? 오작동이 없어야 한다.”
사형집행관과 번갈아 가며 사형을 집행할 집행 보조가 대답했다.
“문제없습니다.”
“실시!”
10미터 떨어진 곳에서 벅은 집행관의 입술 모양을 읽었다.
“이봐, 마지막 기회야.”
미클로스 부인이 무릎을 꿇자 집행 보조가 부인을 기계에 밀어 넣었다.
남자 경비병 하나가 소리쳤다.
“방향을 돌려라! 어떻게 되는지 보고 싶다!”
알비가 그를 돌아보며 말했다.
“시끄럽다! 이건 너희들 보라는 게 아냐!”
실내에 무덤 같은 정적이 깔렸다. 정적 속에서 벅은 미클로스 부인의 가냘픈 목소리를 들었다.
“예수님, 주님을 사랑합니다. 예수님이 나의 구주이심을 믿습니다.”
벅은 목구멍까지 울음이 올라왔다. 집행 보조는 한 번에 죔쇠를 고정하더니 두 손을 들고 재빨리 일어나서 칼날을 떨어뜨릴 준비가 다 되었음을 알렸다. 사형집행관이 짧은 줄을 잡아당겼다. 묵직한 칼날이 빠른 속도로 받침대에 쿵 하고 떨어졌다. 끔찍한 광경에 환호하는 이들을 보고 역겨워진 벅은 사람들을 밀치고 나와 밤공기를 들이마셨다.
구역질 덕에 마음 놓고 울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아무 일 아니라는 듯 피도 눈물도 없는 것들이 머리와 몸을 치우고, 다음 차례를 준비하고 또 다음 차례를 준비하리라 생각하니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벅은 차가운 풀밭에 서서 헛구역질로 몸을 떨면서 두 귀를 막았다. 하지만 쿵 하는 소리와 환호가 계속 귓속을 파고들었다. 알비가 다가와 벅의 등위에 손을 얹었다. 허리를 숙여 벅의 손을 귀에서 차분히 떼낸 알비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천국에 가면 예수님 다음으로 저 여인들이 제일 먼저 보고 싶을 거야.”
_ (그리스로 간 벅과 알비가 미클로스 부인 구출에 실패하는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