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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공간의 인사동 추억

제3공간의 인사동 추억

김기안 (지은이)
홍성사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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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공간의 인사동 추억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제3공간의 인사동 추억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36508869
· 쪽수 : 168쪽
· 출판일 : 2011-11-18

책 소개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추억 속에 자리하는 건 언제나 '사람'이다. 외국인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인사동에서 '제3공간'이라는 갤러리숍을 열어 세상과 소통하며 작품 활동을 해온 금속공예가 김기안의 추억에도 언제나 '사람'이 자리한다. 이 책은 작가 김기안이 '제3공간'에서 경험한 에피소드와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저자소개

김기안 (지은이)    정보 더보기
30여 년간 금속공예가로 활동했으며, 1994년 인사동에 갤러리숍 ‘제3공간’을 열어 2009년 3월까지 운영했다. ‘제3공간’은 반복되는 일상을 뒤로하고 잠깐 쉬어 가는 곳, 작지만 소중한 한 조각의 정을 나누는 곳으로서 작가와 관람객이 소통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인사동의 수많은 변화들 가운데 ‘제3공간’은 추억의 한 장면으로 남았지만, 그곳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을 통해 작가는 또 다른 제3공간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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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남자들은 첫사랑을 오래도록 잊지 못한다고 했던가?
어느 날 한 남자가 들어와 사진을 내밀었다. 빛바랜 흑백사진 속에는 양 갈래로 머리를 곱게 땋은 여학생이 수줍게 미소 짓고 있었다. 첫사랑인 사진 속의 여인을 그려 달라는 것이다. 당연히 난 거절했다. 사진 속의 얼굴만이 아니라 그 사람의 추억까지 담아야 하는 아주 어려운 작업이란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래도 막무가내로 사진과 연락처를 남기고 도망치듯 가버렸다. 꽤 오랜 시간이 흘렀고 그 남자는 나타나지도 않았다.
좀 한가한 어느 날, 불현듯 그 첫사랑 여학생을 어디 한번 그려 볼까 싶어졌다. 다행히 느낌이 많이 비슷하게 나와서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내 연락을 받고 남자는 매우 흡족해했다. 하지만 다음에 찾아가겠노라며 자꾸 미루었다.
한 달, 두 달, 석 달……. 일 년쯤 지났을까? 부인에게 미안해서 도저히 찾아갈 수가 없단다.
그동안 사진은 사무실 서랍 속에 꽁꽁 숨겨 놓았었나 보다. 긴 시간이 흐른 뒤에도 연인을 그린 그림 하나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는 마음이 첫사랑일까?
내 입장에서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긴 그림이라 가게에 걸어 놓고 가끔 화제로 삼으며 사람들과 즐거워하곤 했다. 그간 눈독을 들이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결국 그 그림은 다른 누군가의 그리운 학창 시절이 되어 팔려 나갔다.


주한 영국대사가 임기를 마치고 한국을 떠나면서 우리 가게에 왔다. 평소에도 직원을 통해 종종 작품을 구입해 갔었단다. 직원이 신상을 밝히지 않았으니 우리는 모를 수밖에 없었다. 작품 몇 점을 구입해 가면서 우리 가게를 영국에 가서 홍보해 주겠다며 미소 짓는다. 붙임성 없는 나이지만, 그 마음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진심 어린 인사를 했다. 그 이후로 쭉?선물할 일만 있으면 한국 직원을 보내 작품을 구입해 갔다.
어느 날, 한 영국인 관광객이 와서는 “너의 가게, 영국에서도 유명하더라!” 하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 조그마한 가게를 기억하고 약속을 지키는 마음이 어찌나 고맙던지.
사람과의 인연이 만들어 낸 소중한 순간을 경험할 때마다 의욕이 솟구쳐 지치고 힘들었던 일들은 깨끗이 잊어버리고 작업에 몰두한다. 마술과도 같은 만남들, 요란하지는 않지만 온기로 가득 찬 인연들로 알게 모르게 나에게 묻어 있던 세상의 구슬픈 먼지들을 닦아 내면서 살아가나 보다.


어느 날, 빨간 장미꽃 49송이가 바구니에 가득 담긴 채 배달되었다. 보내는 사람이 누군지를 알리는 카드나 쪽지 한 장 꽂혀 있지 않았다. 누군지 너무나 궁금했다.
해질녘이 되니 가슴속에선 잔잔하고 따스한 물결이 일면서 누군가 남모르게 나를 흠모하고 있었구나 싶어진다. 아! 누구지?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보통 때보다 더욱 상냥하게 미소를 보내며 하루를 지내고 있다. 가게에 남자만 들어와도, 혹시 저 사람? 누군가 가게 앞을 지나가며 힐끗 바라봐도, 이웃 가게 남자가 수줍게 미소 지어도……. 몇 번 본 듯한 남자 손님이 와서 오랫동안 작품을 보고 있으면,
어떤 고백을 하려고 그렇게 뜸을 들이시나!
전혀 내 취향이 아닌 남자를 보면, 앗! 저 사람이면 어떡하지? 뭐라고 답을 하나…….
그 꽃을 보낸 사람이 누군지 알기 전까지 나의 야무진 상상 속 사랑은 눈덩이만큼 불어나고 있었다.
……
수많은 추측과 억측으로 어느덧 장미꽃은 시들어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아름답던 모습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마르고 탈색되어 안타깝지만 쓰레기통으로 던져질 수밖에 없는 나의 장미꽃!
달콤한 꿈속에서 뭔가 손에 잡히지 않아 허우적거리고 있다가 깨어난 그 순간, 꽃을 보낸 주인공이 등장했다.
스물일곱 살이나 차이가 나는 까마득히 어린 동생이었다. 처음에 만났을 때 나를 보고 ‘아줌마’라고 부르던, 우리 가게에 액자를 만들어 납품하던 공방의 직원이었다.
“누나라고 불러! 아줌마가 뭐냐?”그래서 누나와 동생으로 부르기로 한 그 친구.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시고 아버지하고 어렵게 살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언젠가 이사를 한다고 해서 마침 나에게 있던 전기온수기를 줬던 적이 있다. 그것이 고맙기도 하고 남들처럼 꽃바구니 보내는 걸 꼭 한번 해보고 싶었다면서 무덤덤한 표정으로, “누나! 그때 그 꽃 받으셨어요?” 한다.
으이그! 차라리 밝히지 말았더라면…….
그래도 덕분에 열흘 동안 영화를 찍었다. 영화 제목은 ‘꽃바구니 속으로 사라진 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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