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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7408533
· 쪽수 : 168쪽
· 출판일 : 2017-03-24
책 소개
목차
I. 나는 낙반입니까
큐폴라 13
벽으로 15
모든 ‘비긴즈’에는 폭탄이 18
아이돌 2 20
부록 22
패스 26
요람에 누워 29
네가 준 탄피를 잃어버렸다 32
영웅 34
가진 것이 없는데 38
차장 N 씨의 시말서 40
의자 들고 전철 타기 42
줄타기 44
화단을 가꾸려 했다 47
장도리 든 자 52
흔들리는 이야기 54
야간 공사 56
좁은 길 58
II. 지켜지지 않는 작은 방
무정박 항해 63
응원 65
장마 68
미아 70
나와 같은 사람을 만나서 72
커다란 발을 갖게 되었다 74
전쟁하고 싶어지는 날입니다 76
당신이 훔친 소금 78
美幸 81
아버지와 살면 82
집으로 가요 84
빵 냄새가 난다 86
떠나며 88
동어반복 90
샬레 안에서 92
태몽 94
발모광 96
III. 백만 개의 미래가 불탈 때
기적 103
떠나는 쉬바 106
프루라이터스 109
벽 1 111
벽 2 114
브라질리언 왁싱 116
껍질 118
방(房) 122
산상수훈 124
피닉스 126
사냥을 떠나요 128
기차의 겉 130
숨 쉬는 파이 132
나와 묘지 씨와 일몰 133
우리에게 더 좋은 날이 되었네 135
원하는 무늬 136
심부름 138
작품 해설│박상수 141
의자 들고 지하철 타기 - 부릉부릉 낭독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의자 들고 전철 타기
아름다운 의자를 들고 퇴근 시간 전철에 탔다 의자는 황홀한 노래를 읊조리고 내 몸은 달아올랐다
이것은 의자, 별처럼 빛나는 의자
의자를 들고 전철에 탔지만 자리가 없었다 나는 분명히 의자를 들고 있는데 앉을 수가 없으니 나와 의자는 슬펐다 그리고 의자는 분명히 외로웠다
의자의 탑승을 바라지 않던 사람들이 마음을 모아 의자를 노려보았다
의자의 의지로 전철에 탄 것은 아니었지만 나는 의자와 함께 가야만 하고
의자의 부피와 무게보다 견디기 힘든 것은 전철 안이 매우 밝다는 것
안으로 한 무리의 사람들이 구겨져 들어왔다 밀지 마세요 밟지 마세요 미안합니다 미안하지만 불쾌합니다 나와 의자는 서로를 말없이 끌어안았다
오늘의 마지막 열차가 승강장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안전문과 객실문이 동시에 열리고 더러운 의자 하나가 철로 옆으로 굴러떨어졌다 나는 거기에 없었고 사람들은 줄지 않았다
우리에게 더 좋은 날이 되었네
- 아그네스 발차
그는 노래하네
천성이 더러운 것들을 위하여
깊은 밤을 날아 우리의 귀를 두드리는 선율
출렁이는 검은 향유가 정수리에서부터 발가락 끝까지
부끄러운 곳을 밝히네
누군가 괜찮다고 말해 줄 때까지 우리는 얼마나 많은 거울을 뒤집었던가
여자가 하이힐을 손에 든 채 길을 걷는다
시간은 자꾸 흐르고 길이 줄어들지 않았다
그녀는 발이 점점 닳고 있다는 것을 느꼈지만
떠나간 것은 반드시 돌아오므로
밤하늘에서
여자는 노래하는 그를 발견했다
여자의 지친 발목은 밤을 딛고 한 걸음씩
노래의 시작으로 올라가기를 주저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