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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37412080
· 쪽수 : 486쪽
· 출판일 : 2007-05-21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제1부 시의 여러 마을
예술은 언제나 평화를 지지한다
새로운 천 년 앞에서
서정을 말하는 이유
게리 스나이더오의 만남
토속과 현대로서으 시
고백으로서의 통일
그날 0시 이후
체험으로서의 시
말
화자로서의 나
일본에 말하고 싶은 것
한국 문학을 위한 변명
표류하는 유럽 그리고 다른 대륙들
시적 혁명
내 시의 행로
평화, 폭력, 그리ㅏ고 문학
남과 북 그리고 문학
분리로서의 나
동질성에 대한 한 발언
동아시아에서의 문학
시는 정의될 수 있는가
두 몽고반의 공감
제2부 시대의 숨결
<만인보>를 말한다
오늘의 문학을 생각한다
시를 위한 주문
은유 속의 자아
남북정상회담 수행기
해류로서의 시
일본에서의 발언
시베리아에서의 시
격동의 시대를 살아왔다
동아시아에서의 자연과 문학을 생각한다
손님 되기
한국에서의 시
문학 행성에서의 여행
폐허에서의 시
평화로서의 시
반갑고 반갑습니다
한국 문학에서의 남과 북
제3부 풍경의 언어
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
장항 제련소의 굴뚝
'폐결핵' 무렵의 허구
제주 사라봉 공동묘지의 시절(1)
제주 사라봉 공동묘지의 시절(2)
서귀포 앞바다의 헬레니즘
이어도
제주해협 앞에서의 해체
취하는 일과 깨닫는 일
은사 효봉 스님의 시계
죽음을 노래할 수 없었느니
섬의 겨울밤에 잠 못 이루다
제주도 3년
제주도를 떠날 무렵
저자소개
책속에서
시인이 되고 싶었다. 시인이 되었다. 지난 생과 지난날의 시간을 낭비한 죄로 겨우 시인이라는 이름 하나를 아직 붙들고 있지만 이것은 나의 선택이기보다 세상이 나에게 준 무기수의 형벌이다. 열여덟 살 때나 지금이나 나의 북극성은 시다. 그래서 누가 나를 운명의 시인일 수밖에 없다고 말할 때에도 그 말이 나를 시인으로 끝난다는 뜻이 아니라 시인의 시작을 뜻하기를 바란다. 아니 시인이라 시! - 본문 111쪽, 2002년 고은전집 서문 및 고은시선 영어판 서문에서
나는 문학 행위를 페허에서 시작했습니다. 나는 전통의 자식이 아니라 폐허의 자식인지 모릅니다. 1950년대 초의 3년간 몇백 만 명이 죽은 한국의 전쟁은 피카소의 그림에도 묘사된 적이 있습니다. 그 전쟁은 한반도의 남과 북의 도시들을 폐허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어떤 산꼭대기들은 그 높이가 1-센티미터쯤 낮아졌습니다. 포탄에 의해서였습니다. 그런 폐허의 벽돌 조각과 잿더미의 잡초 우거진 곳에서 십대 후반의 나는 과거와 미래가 이어질 수 없는 현재의 단절이 낳은 시대의 고아에 불과했습니다. 그 일인칭의 고아가 삼인칭의 무한한 만인의 세계를 꿈꾸게 된 사실이 바로 <만인보>의 시 세계인지 모릅니다.
<만인보>는 무엇인가. 이것은 만인의 노래이며 만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인간 하나하나에 대한 이야기 시라고 하겠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만인이란 반드시 천의 열 배가 아니어도 됩니다. 그냥 많은 사람을 의미합니다 ... 먼저 내 어린 시절의 사람들부터 노래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야기 시는 이야기가 노래로 되는 행복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이미 현실에서 떠나간 사람, 삶이 끝난 사람들을 재현함으로써 아직 태어나지 않은 사람과 손 잡게 하는 힘이 만인보의 어떤 가능성이기도 합니다. 이 미래적 가능성은 과거의 필연성 이상으로 더 인간적이기를 바랍니다. - 본문 237~238쪽, 1989년 일본 지식인회의 강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