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37427220
· 쪽수 : 480쪽
· 출판일 : 2022-05-26
책 소개
목차
1부
하늘처럼 검은(2021년 3월~6월) 9
2부
삶은 한낱 꿈이라고들 하네(2021년 6월 24일~6월 26일) 189
3부
무(無)의 노래(2021년 6월 26일 이후) 305
감사의 글 473
옮긴이의 말 475
리뷰
책속에서

“내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세상이 어떻게 달라졌을지 나는 알지 못했다. 내가 좀 더 치열하게 살았다면 세상을 어느 해안으로 데려갔을지도 알지 못했다. 내가 사라진들 세상의 흐름이 뭐가 바뀔까. 이제 나는 존재하지 않는 자갈들의 길을, 아무 데로도 데려가 주지 않는 길을 걷는다.
나는 삶과 죽음이 구분되지 않고 산 자의 가면이 죽은 자의 얼굴에서 안식을 찾는 하나의 점이 되어 간다. 오늘 아침, 청명한 날씨 속에서 나는 나를 본다. 나는 여느 사람과 다르지 않다. 나는 내 존재를 끝내는 것이 아니라, 불멸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다. 헛되이, 마침내 나는 순간을 미루지 않을 마지막 문장을 쓴다.”
이 글을 마치고 편집자에게 파일을 전송한 후, 빅토르 미젤은 끝내 이름 붙이지 못한 극심한 불안에 떠밀려 발코니로 걸어가 난간 너머로 떨어진다. 혹은 몸을 던진다. 유서는 남기지 않았지만, 집필 중이던 글 전체가 이 최후의 몸짓으로 귀결된다.
“나는 내 존재를 끝내는 것이 아니라, 불멸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다.”
2021년 4월 22일 정오의 일이다.
그들이 빼먹은 요소는 없다. 국방부가 앞면이 나올 경우와 뒷면이 나올 경우를 다 따져서 대응책을 제시하라고 했다면, 그들은 앞면, 뒷면만이 아니라 동전이 똑바로 설 희박한 경우까지 감안해 계산했을 것이다. 그러나 제안서를 제출하고 열흘 후인 2002년 4월, 국방부는 빨간 사인펜으로 다음과 같이 써서 문건을 돌려보낸다. ‘여기서 고려한 상황 중 어느 것에도 속하지 않을 경우는 어떻게 할 건지?’
티나가 하늘을 쳐다보면서 말한다. “동전을 던졌는데 허공에 멈춰 서 있는 경우를 가정하라는 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