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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37427435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22-11-25
책 소개
목차
인간의 제로는 뼈 7
역자 후기 279
추천의 말_박솔뫼(소설가) 291
리뷰
책속에서
“새벽 3시면 여름이라도 아직 어둡고 조용한 시간이고 집과 창문이 전부 철로의 반대쪽을 보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깔려 있는 자갈들을 밟으면 카랑 코롱 울려서 시끄러울 테니 되도록 레일이나 침목 위를 걷거든. 걷고 있지만 리듬에 올라타는 느낌이 좋단 말야. 침목 침목 레일, 침목 레일 침목 레일 레일 레일 레일 침목…….”
(……) 나는 밤의 철도 노선에 대한 꿈이 마음에 들기 시작한다.
실제로 그곳에 가 보고 싶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건 벌써 ‘이야기’로써 내 안에서 경험해 버린 일이니까.
지금 생각하는 것을 말하고 싶지 않다는 건 잘못된 걸까?
나의 언어는 몸 안에서 바깥으로 도망치고 말았다. 늑골 사이에서 슉 하고 등 쪽으로…….
누군가의 솔직한 본심이 완전히 드러난 이야기는 나를 두렵게 한다. 분명 이런 반응을 보이는 건 나뿐만이 아닐 테지. 세상 사람들 중 일부는 누군가가 이야기하는 진짜 감정을 견딜 수 없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진짜 감정을 언어화할 수 없으며 그렇게 하겠다는 마음도 없다.
어쩌면 그런 사람 중에서 또 일부가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일 테다. 그런 사람을 위해서 이야기는 만들어지는 것이리라.
아카리는 친구들도 많고 남자애들과도 친하게 지내는 편이다. 만약 같은 반이었다면 절대로 내가 먼저 말을 걸지는 않았을 것이다. 저쪽은 평범하게 말을 걸어오거나 하겠지만, 내 쪽에서 말을 걸면 다른 애들에게는 특히 그 애를 신경 써 주는 것처럼 보일까 봐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다. 싫다거나 어렵다는 건 아니지만, 곤란한 패턴이다. 나는 이것저것 생각하는 버릇이 있어서 늘 버벅대고 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