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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한국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41602758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6-03-18
책 소개
『홍학의 자리』 정해연의 독보적인 발자취
저열한 현실을 깨부수며 질주하는 악의적 통쾌함!
탁월한 시선과 감각이 빚어낸 ‘정해연 식’ 반전 스릴러
“지난날의 추억이 담긴 앨범을 톺아보듯 즐겁게 고른 단편들이다.
언제나 ‘이 책’을 선택한 당신이 즐겁기를 기도한다.”
_작가의 말에서
시청 환경과 계장이지만 시한부 아내의 연명치료비를 감당하느라 사채에 뒷돈까지 챙겨받은 재우. 주먹을 휘두르며 협박한 아버지가 자살에 이르자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얻은 종국. 임신과 출산을 거치고도 여전히 아름다워야만 하는 쇼닥터, 수정. 반복된 선택의 실패 끝에 인생이 벼랑 끝에 몰린 남자, 준구.
네 가지 장르, 네 가지 재미를 제공하는 정해연 작가의 엔터테인먼트 스릴러 걸작선!
“그래, 분명 그때였다.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릴 수도 있었던 갈림길에서 잘못된 선택을 했던 것이.”
경악의 반전 스릴러 『홍학의 자리』, 보기 드문 특수 설정 스릴러 『못 먹는 남자』, 액션, 범죄, 블랙 유머가 완벽한 삼중주를 이루는 『2인조』에 더해 드라마화된 『유괴의 날』을 포함한 ‘날 시리즈’ 등으로 출간하는 작품마다 독자와 평단의 주목을 받는 정해연 작가의 강렬한 신작. 『불빛 없는 밤의 도시』는 엘릭시르에서 출간하는 정해연 작가의 첫번째 소설집으로, 모든 단편이 인상적인 설정과 주저하지 않는 전개, 예상치 못한 곳에서 치고 들어오는 반전을 품고서 이야기의 한계를 향해 질주한다.
정해연 작가는 저열한 인물들의 불유쾌한 심리 전반을 끈덕지게 따라붙으며, 독자가 예상치 못한 진실과 마주하도록 유도하는 이야기를 집필해왔다. 특히 단편소설에서는 현실적인 악의로 똘똘 뭉친 인물들을, 작가 특유의 집요하리만치 세심하게 짜여진 설계로 무참히 깨부순다. 언뜻 무의미한 듯 정교하게 소설 곳곳에 내리깔린‘정해연 식’ 반전을 위한 포석은, 이번에는 별거 없다고 갸웃거릴 때쯤이 되어서야 읽는 이의 뒤통수를 강렬하게 치고 지나간다. 신작 『불빛 없는 밤의 도시』는 상식적 믿음을 깨부수는 정해연 작가 특유의 파괴적 반전이 가득하다. 『홍학의 자리』 이후, 한국 장르문학의 새로운 지표로 떠오른 정해연 작가가 그러모은 어둑한 즐거움의 재미를 이번 소설집을 통해 만끽하시길 바란다.
‘현실적 빌런’들에게 들이닥치는 파괴적 반전
“막을 수 있는 일? 살의라는 건 당사자가 아니면 일이 벌어지고 나서야 타인이 인식하는 겁니다.
그럼 뭘 해야 할까요? 괜히 책임 떠넘길 곳 찾는 게 아니라, 살인자를 밝혀야죠.”
한국 스릴러의 살아 있는 전설, 정해연 작가의 신작 소설집 『불빛 없는 밤의 도시』가 엘릭시르에서 출간되었다. 여러 창구를 통해 항상 즐거움을 가장 중요시한다고 밝혀온 작가는 이번 소설집에서도 변함없이 특기인 파격적인 설정과 뒷골을 서늘하게 만드는 반전을 서슴없이 내보이는 네 편의 작품을 손수 골라내고, 배치했다. 네 단편의 주인공은 모두 ‘현실적인 수준에서 불쾌하다’는 의미로 비슷한 인간상이고, 그렇기에 모조리 예상치 못한 난관을 맞이한 끝에 파멸한다. 바로 그것이 이 소설집에 포함된 모든 단편의 재미이자 추동력이 된다.
표제작이자 맨 앞에 배치된 「불빛 없는 밤의 도시」의 주인공, 재우는“매일이 똑같은 것을 좋아”하지만 도무지 그게 안 되어 결국 자신의 일상을 스스로 파괴하고 마는 인물이다. 여러 상황과 시점이 삽시간에 배치되며 진행되는 이 단편은 재우가 처한 더없이 끔찍한 상황, 그에 저항하지 않고 오히려 끝없는 수렁으로 걸어들어가는 와중 면피용으로 늘어놓는 자기변명, 그로 인해 스스로 손에 묻힌 타인의 피가 마지막을 장식할 정도로 호락호락하게 끝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반전 스릴러의 또다른 가능성을 탐색한다. 자신이 아버지에게 폭력과 폭언을 쏟아부어 음독자살하게 만들었다는 죄악감에서 벗어나지 못해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병들어버린 「보름」의 종국은 자신을 버리고 떠난 어머니와 있는 줄도 몰랐던 배다른 동생을 함께 조우한 것을 계기로 한번 알면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한 진실에 직면한다. 5년 전 이미 죽었는데도 종국에게만 계속 보인다는 아버지의 망령이 도대체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가 밝혀지는 순간, 독자가 파악해뒀던 선과 악은 완전히 전복되며, 호러와 스릴러는 큰 위화감 없이 접붙는다.
앞선 두 작품과는 달리 이후의 내용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 건지를 쉽사리 가늠하기 어려운 우발적 살인 사건이 장식하는 「아름다운 괴물」은 얼핏 주인공인 듯 비춰지던 인물이 갑작스럽게, 별 이유도 없이 살해당하며 사라진 뒤 완전히 다른 톤으로 재시작한다. ‘프롤로그’와 이후 등장하는 이야기의 주인공, 수정 사이의 연결고리가 완전히 밝혀지는 순간, 작중 등장인물들이 마주한 파멸적 결말에서 기인하는 현실감과 더불어 촘촘한 설계 끝에 ‘반전 코드’의 정체가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다. 이후의 전개는 작가의 특기인 날카로운 반전 너머로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며, 현실에서 으레 겪곤 하는 악의가 삶을 어디까지 파괴할 수 있는지를 선연히 보여준다. 대망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인생, 리셋」의 주인공, 준구는 과도한 자기연민에 젖었으며 자신보다 약자인 게 분명한 사람에게는 서슴없이 폭력적이고 잔인해지는, 그린 듯한 악당의 면모를 가감없이 선보인다. 주변에서 익숙하게 볼 수 있는 ‘빌런’이 말 그대로 전신을 여러 번 던져가며 붙든 선택지란 얼마나 하잘것없고 허망한지를 잘 보여주는 결말과 반전은 더없이 허무한 스릴감을 제공한다. 다양한 방식의 스릴러를 즐긴 뒤의 마지막 입가심에 손색이 없는 마무리다.
전설의 재증명, 한국 스릴러 장르의 가장 독보적인 시선
“호흡이 늘어지지 않도록 독자의 눈을 사로잡을 만한 에피소드를 고안해내야 한다.”
- 작가의 말에서
정해연 작가는 “사람의 저열한 속내나, 진심을 가장한 말 뒤에 도사리고 있는 악의에 대해 상상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몇 번이고 밝혀왔던 만큼 현실적인 어둑함을 스릴러의 요소로 끌어오는 것에 능하다. 가장 끔찍한 범죄는 생각보다 친숙한, 모두가 타성에 젖은 채 평범하다고 속단해버린 이웃이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 ‘영인시’ ‘은파구’ 등으로 구체화되는 ‘정해연 월드’ 속의 범죄며 반전은 하나같이 그러한 평범성으로부터 촉발되고, 확산한다.
타인의 어둠은 인간의 관심거리이며, 즐거움이다. 우리는 지하철에서 ‘만만한 상대’인 여성과 아이에게 함부로 언성을 높이는 ‘빌런’의 추악함을 증오하고, 그의 추락을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바란다. 이른바 ‘인플루언서’의 언행 중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어도, 상사나 부하 직원, 동료나 선후배 등이 고까운 면모를 보여도, 가족이 폭력적인 모습을 보여도…… 다시 말해 ‘내 마음에 들지 않는 타인’의 파멸을 은밀히 소원하고, 그 바람이 어떠한 방식으로든 이루어지는 순간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둑한 쾌감을 느끼는 것 또한 인간의 본성이다. 정해연 작가는 서늘하고 단단한 시선으로 인간 심리를 잡아채, 가장 전복적인 방식으로 가공해 선보인다. 한국 스릴러 사상 기록적인 흥행을 이루어낸 『홍학의 자리』 이후에도 변함없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고 독자와 다시 만나며 몇 번이고 전설이 죽지 않았음을 다시 증명해내는 작가의 끝없는 저력은 바로 여기에서 드러난다.
목차
불빛 없는 밤의 도시 7
보름 75
아름다운 괴물 133
인생, 리셋 251
작가의 말 301
저자소개
책속에서
“죄송합니다. 계장님.”
“비굴한 것도 습관이야.”
“네. 그럼 마음놓겠습니다.”
“뭐?”
돌아보는 순간 눈앞에 커다란 벽돌이 덮쳐왔다. 엄청난 통증과 함께 재우의 몸이 뒤로 나동그라졌다. 재우는 머리에 격통을 느끼며 간신히 상체를 일으키려 했다. 얼굴 위로 뜨끈한 피가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승영이 가까이 다가왔다. 재우는 엉덩이로 뒷걸음질을 쳤다. 하지만 두번째, 세 번째 타격은 막지 못했다. 어느 순간 더이상 통증이 느껴지지 않았다. 벽돌을 막으려고 뻗던 손가락도 더는 들리지 않았다. 부옇게 변해가는 재우의 시야에 마지막으로 보인 것은 자신의 얼굴 위로 던져지는 라이터였다.
새벽의 어스름이 천천히 영인시를 밝히고 있었다. (「불빛 없는 밤의 도시」)
거실로 나간 종국은 식탁에 놓인 리모컨을 들고 TV 바로 앞까지 다가갔다. 그러다 무심결에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열려 있는 방문 너머 침대에 모로 누운 아버지가 보였다. 꾹 내리감은 눈두덩이와 고집스럽게 다문 입술은 안 그래도 뚝뚝한 아버지의 얼굴을 더욱 무서워 보이게 했다.
마당으로 통하는 문에 달아놓은 커튼식 방충망의 끄트머리가 바람에 조용히 흔들렸다.
종국은 발소리를 죽이며 돌아섰다. 손에 들었던 리모컨을 다시 식탁 위에 올려두고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방에서 나오면서 문을 닫지 않아 다행이었다. 아버지를 깨워서는 안됐다. 자신이 지금 깨어 있다는 것을 아버지가 알지 않기를 바랐다. 아버지가 무서웠다. 아버지는 저기 있으면 안 되는 사람이었다.
5년 전에 이미 돌아가셨으니까. (「보름」)
“환자든 팬이든 다 같은 뚱뚱이들이야. 아무리 가르쳐도 안 듣는데, 아예 밥도 못 먹게 하는 약을 먹여버리고 싶어.”
엄초록이 웃었다.
“히포크라테스 선서 하셨잖아요?”
“어?”
정수정이 고개를 갸웃했다.
“예전에 나한테 이런 말 한 적이 있었던가?”
어쩐지 들어본 말인 듯했지만 떠오르는 것은 없었다. 정수정의 질문에 엄초록이 의아한 얼굴을 했다.
“제가요?”
“아냐, 아무것도.”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 까닭은 중요한 일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씩 웃은 그녀는 따뜻한 보이차를 한 모금 더 마신 뒤 한껏 기지개를 켰다.
“자, 오늘도 우리의 고객님들을 한번 상대해보실까.” (「아름다운 괴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