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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7477492
· 쪽수 : 260쪽
· 출판일 : 2026-09-04
책 소개
목차
1부 사람은 반드시 실수를 해요 7
2부 입에서 나오는 그것 63
3부 두꺼비와 뱀이 우수수 117
4부 처음으로 멀리 가 169
작가의 말 255
추천의 글_박민정(소설가) 258
저자소개
책속에서
무게 1그램, 지름 22밀리미터, 효과 24시간, 매끈한 피부와 흡사한 실리콘 패드. 성인 손가락 한 마디 면적의 동그란 스티커는 턱 밑 피부에 붙이기만 하면 됐다. 그러면 실언 직전, 스티커의 진동을 통해 부주의한 말이 튀어나오는 걸 막을 수 있었다. 이 부착형 필름의 정확한 명칭은 ‘가드 온’이었지만, 짧게 ‘온’으로 불렸다. 온은 대화가 활발히 오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권장되는 제품으로, 무례하고 공격적인 말이 나오려고 할 때 신체의 호르몬 변화를 감지하는 칩이 내장된 스티커였다.
설원은 경찰에게 묵례를 한 뒤 화장실에 서둘러 들어갔다. 그의 관심은 준목이 아닌 자신, 정확히는 망가지고 있는 자신에게 향해 있었다. 그 꼴을 구경하기 위해 사진과 문자를 잠자코 봐 준 것뿐이다.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응원한다고? 그날부로 내 앞길이 끝났는데? 내 입으로 내가 다 망쳤는데? 이렇게 설치는 바람에.
손을 씻은 설원은 거울을 보지 않고 돌아섰다. 지금 얼굴을 보면 자신을 더 미워할 것 같아서였다. 그러니까 헛소리하지 마. 그냥 입을 닫아. 설원은 복도에서 두 손으로 자기 뺨을 여러 번 쳤다.
딸이 느릿느릿 한쪽 에어팟을 뺐다. 뭐라고 했냐는 기선의 물음에 언희가 손을 내저었다.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울화를 억누르려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편이 최선이었다. 뭐라고? 뭐라고 했어? 나한테 무슨 말 했어? 기선이 매일 하는 질문이었다. 그 말을 들으면 언희는 어딘가로 더 떠밀리는 기분이 들었다. 양쪽 귀에 에어팟을 끼고 있는 딸을 보면 그의 결연한 의지가 느껴졌다. 좀 쉬고 싶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