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7375490
· 쪽수 : 268쪽
· 출판일 : 2025-05-16
책 소개
목차
이종산 두 친구 … 007
조시현 크림의 무게를 재는 방법 … 037
현호정 ~~물결치는~몸~떠다니는~혼~~ … 095
한정현 어느 날 여신님의 다리 위에 우리가 … 121
박문영 덮어쓰기 … 163
박서련 니가 왜 미쳤는지 내가 왜 알아야 돼 … 193
정수읠 이 시점에 문필로 일억을 벌려면 다시 태어나는 수밖에 없다 … 229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예은은 지금껏 살면서 자신의 마음이나 정신이 위태로울 정도로 약해지는 순간을 몇 번이나 경험했다. 힘든 일이 생기거나 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그랬다. 그러나 그런 마음을 남에게 드러낸 적은 없었다. 그저 혼자 끌어안고서 그 순간이 지나가길 기다렸다. 선을 넘지 않고 이 세상에 남으려 힘껏 버텼다.
지원이 우울한 목소리로 밤에 전화를 걸어와 몇 시간이고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을 들어주고 나면 온몸에 힘이 빠졌다. 지원과 있으면 함께 파도에 삼켜져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예은은 우울과 불안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파도가 자신을 선 너머의 세계로 데려가버릴 것만 같아 두려웠다.
1년 전에 지원은 그 파도 속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제는 파도가 지원을 휩쓸고 가버렸다. 지원은 선 너머의 세계로 가버린 것이다.
― 이종산 <두 친구>
영혼은 슈크림.
달콤하다는 뜻은 아니다. 노즐을 통해 규웃 하고 주입될 수 있는 형태라는 의미.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적어도 내 영혼은 그런 형태일 것이다. 나를 느껴보려고 아주 많은 노력을 기울인 끝에 내린 결론. 물론 슈크림이라거나, 노즐을 통해 주입되는 느낌이라는 것도 정확한 표현은 아니지만 흘러내리는 슈크림의 이미지는 가장 범박하면서도 직관적이어서 누군가 묻는다면 그렇게 대답하기로 오래전 마음먹었다. 물론 입이 생겼을 때의 이야기. 그러려면 기다려야 한다.
안으로 주입되는 감각은 끔찍하다. 묽어진 상태로 후두둑 툭 하고 떨어지는 느낌. 어떻게 설명해도 내가 느끼는 것과는 차이가 있을 테니 굳이 이해시킨다거나 납득시킨다거나 의미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나는 설명해보려 애쓴다. 그것 없이는 존재를 실감할 수 없기 때문에. 그러니까 이 이야기는 들려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존재하기 위한 것.
― 조시현 <크림의 무게를 재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