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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그림자

유리 그림자

이윤기 (지은이)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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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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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유리 그림자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7483356
· 쪽수 : 156쪽
· 출판일 : 2011-01-14

책 소개

2010년 8월 27일, 63세로 타계한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 이윤기의 유고 소설집. <노래의 날개> 이후 7년 만에 출간된 소설집이자 유고집이다. '네눈이', ''소리'와 '하리'', '종살이', '유리 그림자' 등 네 편의 소설과 함께 작가론, 작품 해설 및 연보를 수록하여 이윤기의 폭넓은 작품 세계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목차

네눈이
‘소리’와 ‘하리’
종살이
유리 그림자

작가론
보르항을 찾아서_ 정영훈(문학평론가·경상대 국문과 교수)
작품 해설
멘토의 문장_ 백지은(문학평론가)
작가 연보

저자소개

이윤기 (지은이)    정보 더보기
경북 군위에서 태어나 성결교신학대 기독교학과를 수료했다. 1977년 단편소설 「하얀 헬리콥터」가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었으며, 1991년부터 1996년까지 미국 미시간 주립대학교 종교학 초빙 연구원으로 재직했다. 1998년 중편소설 「숨은 그림 찾기」로 동인 문학상을, 2000년 소설집 『두물머리』로 대산 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으로 『하얀 헬리콥터』, 『외길보기 두길보기』, 『나비 넥타이』가 있으며 장편소설로 『하늘의 문』, 『사랑의 종자』, 『나무가 기도하는 집』이 있다. 그 밖에 『어른의 학교』, 『무지개와 프리즘』,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꽃아 꽃아 문 열어라』 등의 저서가 있으며, 보리슬라프 페키치의 『기적의 시대』,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장미의 이름 작가 노트』, 『푸코의 진자』, 『전날의 섬』을 비롯해 칼 구스타프 융의 『인간과 상징』,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미할리스 대장』 등 다수의 책을 번역했다. 2010년 8월 27일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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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동구 밖 음식점에 들러 우거지 갈비탕을 먹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인데, 마을의, 한 집 앞에 묶인 개가 몹시 짖었다. 금방이라도 줄을 끊고 달려올 것 같아 호통을 한 번 쳐 주었다. 하지만 그래도 숙어 들 기세를 보이지 않아 돌멩이를 하나 주워 던지기까지 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던 것을.
시인 정일근은 쓰지 않았던가? 묶인 개가 짖는 것은 외롭기 때문이라고. 목줄에 묶여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고. 세상의 작은 인기척에도 얼마나 뜨거워지는지 모른다고. 시인 자신도 묶여 산 적이 있다고. 그때 뚜벅뚜벅 찾아오는 구둣발 소리에 그가 질렀던 고함은 적의가 아니라 살아 있다는 불꽃 같은 신호였다고.
집으로 돌아와 개집 앞에 서서야 비로소 알았다. 우거지 갈비탕에서 건져 낸 못생긴 갈비 조각 두 개를 냅킨에 돌돌 말아 왼손에 쥐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조금 전의 그 개는 외로워서 짖었던 것이 아니구나.
마음이, 젖은 냅킨처럼 후줄근해졌다. 손을 씻으면서 ‘아인슈타인’과 ‘네눈이’를 생각했다. 개가, 몇 천 년 전부터 사람과 함께 살기 시작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오래 함께 살아와서 사람과 매우 비슷해졌다는 것만 알 뿐이다. 참 많이 비슷하다.
―「네눈이」


어느 날 친구 집에 가서 보니 네눈이가 꽤 무거워 보이는 금 목걸이를 하나 목에 걸고 있었다. 월요일 물가로 내려간 네눈이가 물고 올라온 것이라고 했다. 서울에서 온 돈푼깨나 만지는 부인네가 그 맑은 물가에다 벗어 놓았다가는 잊어버리고 간 것일 터이다. 가까이 가서 살펴보려고 해도 네눈이가 으르렁거리는 바람에 그럴 수가 없었다. 하지만 멀리서 보아도 수십만 원짜리는 실히 되어 보이는 금 목걸이였다.
“네가 주워 온 것이니 네가 차거라.”
내 친구는 이러고는 그 금 목걸이를 네눈이 목에다 채워 준 것이다.
개라는 짐승은 거추장스러운 것을 참지 못한다. 그런데도 네눈이는 금 목걸이를 조금도 거추장스러워하지 않는 것 같아서, 거참 신통하다 싶더라고 했다. 네눈이가 그 금 목걸이를 한 두어 달 차고 다녔지, 아마. 그동안 가난한 내 친구 부부와 네눈이는 마을의 화제가 되었다. 그럴 수밖에 없다. 내 친구가 네눈이 목에서 그 금 목걸이를 벗겨 몰래 간직했다면 네눈이가 금 목걸이를 주웠다는 사실을 마을 사람들이 알 리 없다. 네눈이 목에다 금 목걸이를 채워 놓음으로써 네눈이가 횡재한 것을 동네방네 알린 꼴이 된 내 친구는 어리석은 사람인가?
두어 달 뒤에 가서 보았더니 네눈이 목에서 금 목걸이가 사라지고 없었다.
어찌된 일이냐고 물어보았다.
“주인이 수소문해서 올라왔더라고…… 그래서, 벗겨서 돌려주었어. 100만 원짜리도 더 되는 물건이래.”
내가 다시, 네눈이가 순순히 벗기더냐고 물어보았다.
“주인이 찾으러 왔다니까 순순히 목을 내밀더라고…….”
여여(如如). ‘다를 것 없이 똑같다’는 뜻일 것 같다. 몸 벗기 전에 열반게 한마디 남겨 주시기를 청하는 제자에게 “여여하구나.” 이 한마디로 게송을 대신하는 스님들이 있다. ‘폼’ 나는 경지가 아닐 수 없다. 내게는, 네눈이 또한 여여한 경지를 터득한 개로 보였다. 주웠으니까 목에 걸고, 주인이 오면 돌려주고…… 가히 ‘항심(恒心)’의 경지라고 할 만하다. 내 친구에게도, 친구의 아내에게도 후한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네눈이」


행복하게 살고 있는 소녀에게 어느 날 천사가 와서 말합니다.
“착하게 사는 네가 기특하다. 반드시 들어줄 터이니 소원을 한 가지만 말하거라. 딱 한 가지만 말해야 한다. 내일 밤에 다시 올 테니까 잘 생각했다가 소원이 무엇인지 말해 다오. 딱 한 가지라는 걸 잊지 마라.”
소녀는 그러겠노라고 대답합니다. 하기야, 천사가 소원 한 가지를 이루어 준다는 데 싫다고 할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나를, 무지하게 예쁘게 만들어 달랠까? 공부를 무지하게 잘하게 만들어 달랠까? 입학시험을 없애 달랠까…….”
그러나 이걸 말하자니 저게 걸리고, 저걸 말하자니 이게 걸립니다.
“……아빠가 돈을 아주 많이 벌게 해 달랠까? 엄마의 체중이 불어나지 않게 해 달랠까? 큰 집을 한 채 지어 달랠까? 좋은 자동차를 한 대 달랠까…… 아니, 그러고 보니…….”
소녀는 천사에게 말할 소원을 생각하다가 깜짝 놀랍니다. 소원을 생각하다 보니, 넉넉하고 행복하게 여겨지던 자기 주위가 초라하게 보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밤새 고민하던 소녀는 천사가 나타났을 때 결국 이렇게 말하고 맙니다.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지금보다 더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겠어요. 그러니까 약속을 거두어 가셔요. 지금이 좋아요. 행복해요. 천사님께 말씀 드릴 소원을 생각하다 보니 제가 막 불행해지는 느낌이었어요. 덕분에 한 가지를 깨달았어요. 처음에는 천사님이 이루어지게 해 주겠다고 한 약속이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약속인 줄 알았더니, 나중에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이 세상에서 가장 심술궂은 약속이더라고요. 그러니까 약속을 거두어 가셔요.”

나는 이 글을 읽고, 어떤 사람의 소원이 무엇인지 알면 그 사람이 어떤 인간인지 알 수도 있겠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소원이 없는 삶, 더 바랄 것 없는 삶이 반드시 양질의 삶일 리야 없겠지만, 삿된 소원, 삿된 꿈이 우리를 누추하게 하는 것은 분명하다. 이런 아이들 앞에서는 장난으로라도 복권 같은 것을 사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결혼 전후 나는 어머니와 함께 살았다. 결혼하기 전의 일로 기억한다. 수도 앞의 바구니에 빨랫감을 내놓았더니, 빨랫감을 물에 담그기 전에 내 바지의 주머니를 뒤지면서 어머니는 그랬다.
“나는 네 바지 주머니 뒤질 때마다 아슬아슬하다. 복권 같은 것 툭 튀어나올까 봐.”
내 딸은 중학교 2학년 때 이미 어머니의 경지에 가 있는 것 같았다.
―「‘소리’와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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