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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38205117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10-11-20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난 일이 바빠서 집에 거의 있지 못했고, 당시 남편도 동물을 좋아하지 않았거든. 그래서 요스케와 오비는 늘 둘이서 놀았어. 요스케는 학교 친구들하고도 잘 어울리지 못했고, 그래서 정말 오비와 많은 시간을 보냈지. 오비는 요스케가 하는 말만 들었고, 요스케가 시키는 대로 뭐든지 그렇게 했어. 마치 그 애 말을 알아듣는 것처럼. 그래서 설마 이런 일이…….”
말이 끊기고 조용한 목소리의 여운만이 현관홀에 울리다가 사라졌다. 작게 훌쩍이던 쿄코는 아키우치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사고가 어땠는지는 경찰한테 들었어. 거기 있었던 사람들 이야기로는 오비가 갑자기 차도로 뛰어들었대.”
“예, 그랬죠.”
아키우치는 자신도 그 순간을 보았다고 설명했다.
“분명히 오비는 그때 갑자기 내달렸어요. 도로 반대쪽으로요. 저도 깜짝 놀랐어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금방 파악이 안 될 정도였으니까.”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오른손으로 살짝 관자놀이를 누르며 쿄코는 작게 숨을 내쉬었다.
“지금까지 그런 일이 있었나요? 산책하다가 갑자기 내달리거나 하는.”
쿄코는 고개를 저었다.
“없었을 거야. 요스케한테서 그런 이야기를 들은 기억도 없고.”
왜 그때 오비는 갑자기 내달린 것일까. 무엇을 향해 달린 걸까.
“선생님, 개가 내달린다는 건 뭘 뜻하죠?”
“글쎄, 나는 전문가가 아니라 잘 모르지. 마미야 선생님이라면 어쩜 아실 수도 있겠지만.”
“아, 마미야 선생님.”
과연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마미야 미치오는 쿄코의 동료로 같은 학부에서 동물생태학 강의를 담당하고 있는 조교수였다. 그 세계에선 상당히 저명한 연구자라는 것 같은데, 안타깝게도 학생들에게는 별로 인기가 없었다. 특히 여학생들에게는. 강의가 재미없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내용도 설명도 매력적이지만, 단적으로 말해서 일단 외모가 너무 아니라는 거였다. 그래, 그건 좀 아니었다.
“나중에 제가 마미야 선생님께 상담이라도 해볼까요…….”
모르는 건 전문가에게 물어야 하는 걸지도 몰랐다. ……(중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