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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9221567
· 쪽수 : 135쪽
· 출판일 : 2005-06-25
책 소개
목차
즐거운 소음
똥구멍으로 시를 읽다
발목을 잡다
1만 볼트의 제비
비가 눈으로 바뀔 때
붉은 집
몰입
신발의 안쪽
계란 한 판
볍씨 말리는 길
배추 꼬리
너와 동침을 한다
천리행군
나에게 기대올 때
쌀눈
화병이 놓였던 자리
악어
슬픈 유대
나팔꽃과 개미
잡초
나이테 속을 걸어
섶다리 사랑
아내의 등
4월의 잎새
우럭
밥그릇
잔금, 3880원
발가벗는 책
마늘을 캐다
백중사리
개와 늑재 사이의 시간
임신선
지붕에 올라가시네
탑돌이
검은 머리 물떼새
주말연속극
단내가 난다
고백
2호선
공중부양
불의 거처
돌아보는 사이, 돌아눕는 사이
작업
어머니 괴담
종달새가 날기 전
저린 손
詩에 문상을 가다
당신의 카운터펀치
마이 볼!
틈에 관하여
산등성이
치한
산벚나무
서동요를 듣다
국화 화분
이, 도둑놈의 꽃아!
나무 한 권의 낭독
구멍
- 해설 / 엄경희
- 후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똥구멍으로 시를 읽다
겨울산을 오르다 갑자기 똥이 마려워
배낭 속 휴지를 찾으니 없다
휴지가 될 만한 종이라곤
들고 온 신작시집 한 권이 전부
다른 계절 같으면 잎새가 지천의 휴지이련만
그런 궁여지책도 이 꼐절의 산은
허락지 않는다
할 수 없이 들려온 시집의 낱장을
무례하게도 찢는다
무릎까지 바지를 내리고 산중턱에 걸터앉아
그분의 시를 정성껏 읽는다
읽은 시를 천천히 손아귀로 구긴다
구기고, 구기고, 구긴다
이 낱장의 종이가 한 시인을 버리고,
한 권 시집을 버리고, 자신이 시였음을 버리고
머물던 자신의 페이지마저 버려
온전히 한 장 휴지일 때까지
무참히 구기고, 구기고, 구긴다
펼쳐보니 나를 훑고 지나가도 아프지 않을 만큼
결이 부들부들해져 있었다
한 장 종이가 내 밑을 천천히 지나간다
아, 부드럽게 읽힌다
다시 반으로 접어 읽고,
또다시 반으로 접어 읽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