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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혼 - 하

국혼 - 하

(무애가)

이지환 (지은이)
  |  
신영미디어
2010-12-30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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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혼 - 하

책 정보

· 제목 : 국혼 - 하 (무애가)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41333340
· 쪽수 : 542쪽

책 소개

<화홍>의 작가 이지환의 로맨스 소설. 사유타의 황태자 이헌세결 13세, 제나라의 태자비 담은리 8세. 어린 시절 마음에 새긴 금석지약의 약조는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다. "약조하셨잖아요? 어찌하든 우린 같이 있을 거라고. 백년해로할 거라고 약조하셨잖아요." 어린 시절 마음에 새긴 맹세는 배신과 음모로 얼룩진 세상에 고귀하게 피어난다.

목차

상권
<1> 산촌동화(山村童話)
<2> 피의 불꽃, 악몽의 하늘
<3> 하, 수상한 시절에 대하여 쓰다
<4> 적승(赤繩)
<5> 초야화우(初夜花雨)
<6> 암전(暗轉)

중권
<7> 어이 얼어 자리. 무슨 일로 얼어 자리
<8> 편월(片月)은 가지 끝에 걸리고
<9> 은원의 미궁
<10> 이역(移易)
<11>천륜은 정(情)이요, 인륜은 애(愛)라 하니

하권
<12> 백몽일첩(百夢一帖)
<13> 해가 지면 달이 뜨네.
<14> 깊고 깊어라.
<15> 일월연가
<16> 해원(解寃)이여, 비애로다.
<종장> 춘우희서(春雨喜書)

저자소개

이지환 (지은이)    정보 더보기
상상하고 쓰고 읽는 것을 사랑합니다. 늘 즐겁게 초심 그대로 몸속의 이야기를 드러내려 노력합니다. 2018 지옥열정을 끝내고 다시 새로운 이야기의 여정을 떠나려고 준비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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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한동안 고개를 외로 꼰 채 괜히 손에 닿은 풀줄기를 쥐어뜯던 은리가 한숨을 폭 내쉬었다.
“이제 우리, 큰일 났다. 결이 오라버니.”
“왜?”
“어머니가 그랬는데, 옷 벗고 사내에게 안기면 무슨 일이 있어도 그쪽하고 혼인해야 한다는데.”
“뭐가 어렵겠니. 혼인하지 뭐.”
세결은 반 체념하여 중얼거렸다. 돌아보는 검은 눈이 오목해졌다. 어쩐지 좋아선 은리의 볼이 탱글탱글 꽃웃음을 머금었다.
“정말?”
“그게 그동안 네 소원 아니었니? 이왕 이렇게 된 거, 혼인하지 뭐. 난들 없던 일로는 못해.”
“음, 좋아. 그럼 정표로 은리에게 뽀뽀를 해.”
어린 것이 앙큼도 하다. 기회가 생겼으니 절대로 놓치지 않는고나. 은리가 얼른 돌아앉았다. 사뭇 수줍어하면서도 대담하게 볼을 내밀었다.
세결은 고개를 숙여 통통한 분홍빛 볼에 입을 맞추었다. 살포시 눈을 감은 은리의 긴 속눈썹에 무지개가 어렸다. 하지만 그것으로도 만족하지 못했다. 수줍은 언약식이 끝난 후 은리가 또 야무지게 요구했다.
“혼약의 정표도 줘.”
조그만 놈이 할 건 다 하잔다. 세결은 잠시 한숨을 쉬다가, 몸을 일으켰다. 언덕을 타고 내려와 머리 위에서 한들거리는 보라색 칡꽃 한 송이를 따 들었다. 곧추세운 채 기다리고 있는 은리의 작은 손가락에 매듭지어 꽃반지를 만들어주었다.
“이젠 됐어?”
“꽃은 곧 시들어.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을 줘.”
네에네에, 가지가지 하시는군요. 세결은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나중에 정말 혼인을 하게 되면, 평생 이 녀석 고집에 휘말려 살아야 하는 거 아닌가 좀 걱정도 되었다.
그렇지만 잔뜩 기대에 가득 찬 은리의 눈동자가 기다리고 있다. 그 눈 속에 실망감이 번지는 것을 그도 보고 싶지는 않았다.
잠시 궁리하던 세결은 지금껏 목에 걸고 있던 목걸이를 풀었다. 청옥으로 만든 작은 해태상, 생모 귀비께서 돌아가실 적에 이야기해주셨지. 자신이 태어났을 때, 부황께서 직접 목에 걸고 있던 목걸이를 풀어 걸어주었다고. 결국 그 목걸이는 황제의 표식이었던 것. 하여 나이가 비슷했던 형이자 두 번째 태자 가우는 늘 목걸이를 몹시 탐내하고 투기하기도 했다.
“내가 가진 건 이것뿐이니까.”
그러니까 은리야, 넌 모를 테지만 넌 지금 사유타의 태자비가 된 거야. 난 지금 내가 가진 것을 다 주었어.
소리 내어 말할 수 없는 고백을 마음속으로만 중얼거리며 세결은 은리의 목에 목걸이를 걸어주었다.
“나중에 혹여 우리가 헤어지더라도…….”
“응.”
“네가 사유타로 날 찾아와. 우리 집에 와서, 문지기에게 이걸 보여줘. 그럼 당장 널 나에게 데려다줄 거야. 그럼 우린 언제든 만날 수 있어. 잊지 말고 간직해. 알았지?”
은리가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그러더니 허리를 굽혀 제 발치에서 조그마한 돌멩이를 하나 주워 들었다.
“천지신명에게 약속해. 은리와 결이 오라버니가 혼인하였다고. 여기다 오라버니랑 은리 이름을 새겨.”
말 잘 드는 꼬마신랑 세결은 주머니칼을 꺼내, 꼬마 신부 은리가 시키는 대로 둘의 이름을 나란히 새겨놓았다.
“칼로 돌에 우리 이름을 새겼으니, 금석지약이다.”
“쳇, 약조는 돌에다 새기는 게 아니지. 마음에 새기는 거랬다, 뭐.”
“넌 나보다 훨씬 쬐그만 게 그런 걸 어찌 다 아니?”
“새언니가 그랬어. 원래 보이지 않는 마음에 새긴 맹세가 제일 중한 거라고. 자, 이제 이 돌멩이를 숨겨놔야지. 누가 보면 부끄러우니까. 헤헤헤.”
- 상권 중에서


무렴의 긴장한 몸이 꼬이면서 덜덜 떨렸다. 그의 발 끝 아래 모래 웅덩이가 더 깊이 파이고 무렴의 횡설수설은 더 비틀거렸다.
“화우방에 내 집 있어. 방도 많아! 연못도 있고. 아, 물론 서총 할멈 점방이 있어서 좀 시끄럽지만 돈 많이 벌었거든. 내가 장가가면 이내 딴살림 낼 거래. 그게 싫다면 새 집을 짓자꾸나. 술은 많이 퍼먹고 다녔지만 그래도 녹봉을 꼬박꼬박 모았거든. 서총 할멈이 다 빼앗아가서 착실하게 기르고 있대. 그니깐 절대로 고생 안 시켜. 너, 나한테 와라.”
“좋아.”
처음에는 귀가 잘못 들은 줄로만 알았다. 또 무슨 말을 그럴듯하게 해야 하나, 어떻게 꿀을 발라야 이 녀석의 마음을 훔칠 수 있나 궁리하던 무렴은 순간 잠시 얼이 빠졌다. 정영을 바라보는데, 너무나 덤덤하고 태연하여 정말 잘못 들은 줄로만 알았다.
“좋다고? 내 집에 온다고?”
“오라며? 간다고.”
“저, 정말이지?”
“지금껏 나더러 제 집에 오라는 이는 없었는데 너는 오라 했잖아. 가야지. 고맙다.”
“마, 만세!”
청혼을 승낙 받은 순간에 만세가 뭐야, 만세가? 촌스럽게스리.
정영이 눈을 흘기는 것도 모르고 무렴은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는 훌러덩 공중제비를 연속 세 번이나 넘었다. 돌아서자마자 망설이지 않고 정영의 몸을 답삭 일으켜 세웠다. 늘 탐냈던 붉은 입술을 허겁지겁 삼켜버렸다. 오랜 입맞춤으로 숨이 차 잠시 입술을 뗀 사이, 무어라 종알거리려는 입술을 다시 또 두툼한 입술로 막아버렸다. 그가 지금 하고 싶은 것은 입맞춤이지 쓸 데 없는 말 따위가 아니었다.
찰나에 두 번의 입맞춤을 빼앗겼다. 이토록 대담무쌍하고 화급한 도적질은 처음이었다. 뜨겁고 격렬한 경험도 처음이었다.
입맞춤, 설레는 그동안, 무렴만큼이나 정영의 심장도 붉게 떨렸다.
무렴이 천천히 얼굴을 들어 싱그레 웃었다.
“역시 술 중에서 요 술맛이 최고로구나.”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술맛에 중독된 이는 무렴만이 아니었다. 세 번째 입맞춤을 바라며 그의 목에 팔을 감은 것은 이번에는 정영이었다. 시간이 멈추고 달도 운행을 멈추었다. 파도도 그만 묵처럼 응고하여 움직이지 않았다.
다시 똑같은 온도로 불타는 입술이 합쳐졌다. 이번에는 아주 천천히, 더 달콤하게 그리고 애틋하게 연결되었다.
‘괜찮아. 다 괜찮아질 거야.’
정영은 지그시 눈을 감고 무렴의 목을 감은 팔에 힘을 주었다. 앞으로 심란하고 복잡한 일들이 계속 생길 테지만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이왕 황제가 혼약을 파기하겠다고 약조한 이상, 최악의 문제는 넘어선 터. 더 이상 두려울 것은 없었다.
‘석 달 후, 이 사람이 돌아오면 다 고백해야지. 어디로든 우리 둘만 같이 떠나자고 해야지.’
정영은 가만히 무렴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이번에는 그녀가 더 강하게 그를 끌어안았다.
‘다 고백하고 다 털어버리겠어. 이 사람의 고향인 반야성도 좋아. 베옷을 입고 남새만 먹어도 좋아. 둘이 함께인 곳이라면 어디든 좋아. 따라갈 거야.’
- 중권 중에서


울음마저 토하지 못하여 돌덩이처럼 굳어버린 가슴을 서럽게 부여잡고 은리는 고개를 떨어뜨렸다. 옷자락에 투둑 혈루가 떨어져 붉은 얼룩을 만들었다.
“……오라버니. 결 오라버니…….”
사모하는 그 사람의 이름을 부르는데, 그이가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임을 몸이 먼저 알았다. 명치끝이 꽉 막혀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약조하셨잖아요? 어찌하든 우린 같이 있을 거라고. 백년해로할 거라고 약조하셨잖아요. 다시는 헤어지지 않을 거라고, 언제나 함께 평생 웃으며 살 거라고 하셨잖아요…….’
어찌하든 필사적이 된다고, 하여 무슨 짓이든 다하게 된다고. 눈을 감아도 떠오를 정도로 애틋하게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을 지키고자 못할 일은 없다고 하였다. 그렇게 너르고 큰 품으로 은리의 하늘을 감싸준 사람, 사랑을 주어 세상 전부를 다 주었지. 그녀가 잃어버렸던 행복 전부를 열 곱이나 더 크게 만들어서 되돌려 주었다.
그런데 그런 이를 다시 잃었다. 유일한 정인을, 사랑 말고는 아무 것도 바라지 않았는데, 그런 분을 놓치고 말았다.
은애하는 사내가 비참하게 시역을 당하는 순간, 은리 자신 무엇을 할 수가 있었던가. 이렇게 무용하고 가치 없는 눈물 밖에는 드릴 것이 없다. 스스로의 무력함에, 분함에 은리는 미안하고 절통하여 울었다. 같이 죽지 못한 것이 사무쳐서, 죄송하여 다시 울었다.
넋 잃은 눈동자가 침상 위 침의 쪽으로 갔다. 세결이 곤륜성을 떠난 후에 그를 안은 듯, 그에게 안긴 듯 매일 밤마다 안고 잤던 세결의 침의였다. 은리는 와락 그 옷을 끌어안았다. 얼굴을 묻었다. 지난 나흘 동안 눈물로 젖고 젖어 아직도 축축한 침의 위로 피눈물이 다시 흘러내렸다. 뚝뚝 떨어져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얼룩을 또 만들었다.
“마마…… 마마…… 안돼요. 이렇게는…… 가시면 안 되잖아요……. 저를 홀로 놓아두시고 가시다니요… 안돼요. 이러지 마세요. 제발 돌아오세요. 제발…… 으흐흐흑…….”
유일한 정인을 잃은 여인의 눈물은 장강보다 길고 심연보다 깊었다. 세결의 넋이 떠돌고 있다면 저승에서라도 돌아올 만큼 은리의 오열은 애절하고 간절했다.
눈물을 흘리면서도 심장이 저리고 오금이 저렸다. 세결을 잃은 후 은리 자신의 남은 날은 평생 이러한 피눈물 투성이일 것이라는 예감 때문이었다.
“우흐흐흐, 우욱 우욱…….”
눈물을 들이키는 것인지 숨을 들이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은리는 뚝뚝 끊어지는 오열을 손으로 막았다. 한손으로 턱턱 막히는 가슴을 두드렸다.
하늘님. 하늘님. 왜 제게 또 이런 시련을 주시는 건가요? 가능하다면 하늘을 향해 패악치고 싶었다.
다른 사람들처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행복해지고 싶었을 뿐인데. 이미 그녀는 잔혹하게도 사랑하는 사람들을 한번 잃었었다. 대신 세결을 돌려주었다고 믿었는데. 그와 함께 새로이 피어난 꽃처럼 행복을 만들어가면서 사필귀정. 하늘의 순리는 존재한다고 믿었는데.
“하늘의 뜻 따윈…… 정의 따윈…… 없어. 그런 것 따위…… 가 있을 리 없잖아……. 으윽. 으흑흑흑…….”
안에서 새어나오는 억누른 울음소리가 처절했다. 듣는 사람조차도 까마득한 슬픔의 심해로 떨어지게 만들고 있다.
- 하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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