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이 있는 침대

차례

밤의 카페
다나에
세 번째 손가락
새로운 남자
와인을 좋아하세요?
나의 짜라투스트라
와인의 눈물
로제 와인처럼
우조를 마시며
와인이라는 남자
아버지의 여자
내 이름은 치즈
세컨드 와인
마르그리트 뒤라스처럼
에스쿠도 로호
생크 아 세트
카브의 어둠
보졸레 누보
인 비노 베리타스
불멸의 와인

'싱글 라이프'는 꿈꾸던 만큼 낭만적인 것이지 않았다. 엄마와 살면서 독립에 대한 열망이 강해졌을 즈음 나는 싱글 라이프가 장밋빛 인생이라고 여겼다. 마음에 맞는 친구와 자유롭게 새벽거리를 활보하는 일, 느지막이 잠자리에서 일어나 향기 나는 에스프레소 커피와 오픈 카페에서의 브런치, 하루의 시간을 내 마음대로 계획하고, 아무도 밥상을 차려주는 사람이 없어 마트에서 사온 인스턴트식품을 먹게 되더라도 혼자만의 자유를 하는 게 진실로 삶에 대한 정당한 권리며 낭만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 본문 73쪽에서

다가온 웨이터가 스택스 립 와인 셀라의 코르크 마개를 따서 각자의 글라스에 따라준다. 투명한 글라스에 담기는 포도주의 빛깔은 매혹적인 짙은 자줏빛이다.
"스택스란 벨리의 이름인데, 사냥꾼을 조롱하며 절대 잡히지 않는 전설적인 사슴이 뛰어놀던 벨리라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포도로 만든 와인이에요."
나는 와인 병에 부착된 아름다운 사슴 그림을 바라본다.
닥터 최의 여자가 와인에게 묻는다.
"옛날에 와인은 최음제로도 썼다면서요?" - 본문 198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