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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여성학/젠더 > 여성학이론
· ISBN : 9788946059245
· 쪽수 : 328쪽
책 소개
목차
1부 가부장적 젠더 질서와 여성의 도전
1장 전후 천황제와 젠더
황태자비 마사코의 시련과 황실의 위기를 중심으로 | 권숙인
1. 마사코의 시련과 황실의 위기
2. 제도적 몸과 자연적 몸, 역할과 인격 사이
3. 황실의 표상: 이상적 가족상과 새로운 젠더 관계
4. 여제는 가능할까?: 여제 논쟁과 여론조사로 본 여성 천황의 과거와 미래
5. 세속화된 사회 속의 극장국가와 그 주역들
6. 천황제의 위기와 젠더
2장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
: 선택적 부부별성과 이름의 정치학 | 신기영
1. 젠더화된 공사 영역과 여성의 이름
2. 부부별성과 여성의 시민권
3. 일본의 부부동성 강제와 가족법
4. 여성의 일상생활과 부부별성
5. 부부별성 입법을 향한 움직임
6. 이름의 정치학
3장 근대 일본 여성운동의 조직화와 노선 갈등
: ≪여성동맹≫을 통해 보는 신부인협회의 역사와 의의 | 이은경
1. 신부인협회, 일본 여성운동의 축소판
2. 신부인협회의 설립과 지향
3. 신부인협회의 활동과 성과
4. 신부인협회의 갈등과 분열
5. 신부인협회의 좌절과 그 역설적 가치
2부 여성의 노동과 남성의 돌봄
4장 수다 공동체의 진지전과 제한적 내부화
: 일본 슈퍼마켓 기업의 인사관리 제도에 관한 젠더 분석 | 김영
1. 파트타이머의 기간 노동력화와 인사 제도 개정
2. 사례 기업과 작업장 조사
3. 개정 인사관리 제도의 핵심 내용과 목적
4. 제도 개정의 배경 요인
5. 제한적 내부화 장치로서의 개정 인사관리 제도
6. 노동 방식의 젠더화와 젠더의 신분화
5장 부모를 돌보는 비혼 남성의 남성성
: 일본의 젠더 질서와 가족 돌봄의 역학 | 지은숙
1.비혼화와 고령화 속에서 유동하는 남성성
2. 비혼 남성과 부모 돌봄
3. 부모 돌봄을 둘러싼 가족 내 역학과 젠더
4. 남성 돌봄자와 젠더 질서의 변화
3부 섹슈얼리티의 서사와 젠더 표상
6장 금기와 미망을 넘어서
: 일본 남성 동성애문학세계 읽기 | 이지형
1. 터부의 실제
2. 남성 동성애문학의 불확실한 경계
3. 커밍아웃과 은폐 사이, 혹은 동성애와 이성애 사이
4. 다르면서 다르지 않은
5. 미망 그 너머
7장 2000년대 이후 지방 공동화와 젊은 여성들
: 핸드폰소설, ≪소악마아게하≫, 그리고 ‘불황문화’ | 김효진
1. 핸드폰과 소녀들: 1990년대, 그리고 2000년대
2. 2000년대 일본의 인터넷 사정: PC 중심의 도심부, 핸드폰 중심의 주변부
3. 핸드폰소설이 묘사하는 풍경
4. ≪소악마아게하≫를 통해 보는 교외의 젊은 여성들과 ‘불황문화’
5. 젊은 여성들의 선택으로 본 2000년대와 ‘불황문화’ 일본
저자소개
책속에서
2015년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유리천장(glass ceiling)지수에
서 OECD국가 중 한국이 꼴찌를 차지했다는 사실이 다양한 매체를 통해 대서특필되었다. 여성의 사회
참여나 직장 내 승진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뜻하는 유리천장지수가 OECD국가 중 가장 낮고
평균에 한참 못 미친다는 사실(60점 평균에 25.6점)은 한국 사회에 여전히 엄존하는 여성 차별의 현실
을 가감 없이 반영하고 있다. 나아가 여성의 지위를 논하는 기사에서 항상 함께 등장하는 것이 일본이다.
한국보다는 낫다고 해도 일본은 유리천장지수 발표 때마다 한국의 바로 위, 즉 꼴찌에서 두 번째(2015
년의 경우 27.6점)를 차지하고 있다.
언급했듯이 마사코의 시련이 제기하는 젠더 문제의 핵심은 아주 고전적이고 상투적이다. 그것은 살펴
본 것처럼 ‘남계 만세일계’의 족쇄가 엮어내는 통속극이기 때문이다. 마사코의 시련이 드러낸 것은 강고
한 부계·부권적 시스템 속에 갇힌 여성의 딜레마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여성이기 때문에 마사코의 몸에
가해졌던 정치적·문화적 압력들, 그리고 그것을 견디지 못해 야기된 질병인 적응장애·우울증은 ‘전통적
인’ 여성의 역할과 그것과 갈등하는 여성들이 보여온 아주 전형적인 몸적 반응 방식이다. 살펴보았듯이
황태자 부부(특히 마사코비)가 겪어야 했던 시련의 배경에는 황위 계승자, 보다 정확히는 아들을 낳지
못한 것이 절대적으로 작용했다. 황태자의 결혼이 “황실의 새로운 시대의 개막”이란 수사로 포장되기도
했지만 실제 마사코에게 기대되었던 최우선의 역할은 아들을 낳는, 전혀 새롭지 않은 역할이었다.
지난 2015년 12월 16일 일본에서는 1990년대부터 20여 년간 논란이 되어 왔던 ‘부부별성(夫婦別
姓: 부부가 서로 다른 성을 가지는 것)’에 관한 대법원 판결이 있었다. 이번 소송은 그간 입법부를 통한
가족법 개정이 빈번하게 좌절된 후, 사법부의 위헌판결에 기대를 걸고 2011년부터 4년간에 걸쳐 진행
한 기념비적인 소송이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법률혼의 조건으로 부부가 동성을 선택해야 하는 민법상
부부동성(夫婦同姓)의 강제 조항을 합헌이라고 판결하여 다시 한번 일본 사회의 가부장성을 확인하였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