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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책] 서핑, 별게 다 행복](/img_thumb2/9788946422902.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46422902
· 쪽수 : 192쪽
· 출판일 : 2024-09-2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나의 블루짐, 바다
서핑 준비물
서핑 기본 가이드
서핑숍 이용법
국내 서핑 성지
1. 서프보드 : 보드 한 장의 행복
리쉬 : 서핑이 발목을 붙잡았다
스펀지 보드 : 드디어 내 자리를 찾았다
슈트 : 슈트와의 전쟁
서핑 포인트 : 고향 같은 바다, 송정솔바람해변
라인업 : 멀고도 험한 출발선
패들링 : 온전히 나의 힘으로
테이크 오프 : 인생의 우선순위가 바뀌다
직진 라이딩 : 초보 운전의 그것
2. 파도 : 서퍼의 눈으로 보는 바다
스웰 : 파도의 흐름 읽기
우중 서핑 : 자연이 그리는 수묵화
쇼어 : 바람이 파도에 미치는 영향
세트 : 인생에 악재가 세트처럼 몰려올 때
와이프 아웃 : 잘 넘어지고 잘 일어나기
겨울 서핑 : 담금질의 계절
조류 : 안전한 바다는 없다
서핑 트립 : 대회에 출전하다
3. 나 : 언제 어디서나 서퍼로 사는 기술
사이드 라이딩 : 좋아하는 것을 더 오래 하기 위한 방법
드랍 : 드랍 하기 vs. 드랍 당하기
노즈 라이딩 : 언제 밟아 볼 수 있을까
풀아웃 : 마무리의 기술
베이스캠프 : 언제 와도 마음이 편해지는 곳
서프 버디 : ‘말라끼’를 외치는 마음
시즌 아웃 : 아픔보다 슬픔
‘서퍼’라는 정체성 : 어디서나 파도는 친다
에필로그 : 내일은 내일의 파도가 온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여름이 온다는 것은, 서퍼에게는 다른 계절보다 조금 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 ‘서핑=물놀이=여름’이라는 공식이 자연스럽게 연상되어서이기도 하지만, 입을 때도 벗을 때도 한참을 씨름해야 하는, 고마운 것은 분명하나 답답한 이 슈트를 벗을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답답한 슈트를 벗고 나면 패들링도 더 잘될 것만 같고, 파도도 더 많이 잡을 수 있을 것만 같다. 생각만 그렇다고 해도 상관없다. 추운 물속이 아니라 시원한 물속에서 둥둥 떠 있는 기분 좋은 느낌, 가볍고 자유롭게 몸을 움직여서 하는 서핑은 여름에만 가능하니까 그것으로 충분하다.
- 〈슈트 : 슈트와의 전쟁〉 중에서
여전히 나는 직진 라이딩밖에 못하는 초보 서퍼지만, 언제나 내 마음속 첫 번째는 서핑이다. 만반의 준비를 해 놓고 출동을 기다리는 대원처럼 파도를 기다린다. 그렇지만 그 파도가 언제 올지 모르니까, 파도가 없을 때는 미리미리 할 수 있는 일을 집중해서 끝내 놓아야 한다.
한편으로는 서핑 덕분에 유연하지만 더 단단한 사람이 되었다고 느낀다. 예전의 내가 모든 파도를 이겨 내려고 애쓰는 사람이었다면, 지금은 내게 맞지 않는 파도는 흘려보낼 줄도 아는 사람이 되었달까. 나에게 맞는 파도를 알고 기다리는 겸손한 자세, 언제 올지 모르는 파도처럼 불확실한 미래에 대처하는 유연한 사고와 균형 감각,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 모두 서핑을 하며 자연스럽게 배운 것들이다.
- 〈직진 라이딩 : 초보 운전의 그것〉 중에서
세트가 아닌 애매한 파도를 타다 보면 이내 현타가 오곤 했는데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였다. 첫 번째는 파도를 잡겠다고 허우적대다가 어느새 맹렬한 기세로 덮쳐 오는 세트에 휘말려 통돌이를 당하는 경우다. 작은 파도를 잡으려면 라인업을 (해변 쪽으로) 당겨야 해서 큰 파도가 왔을 때 와이프 아웃 되기 일쑤였다. 두 번째는 운 좋게 파도 잡기에 성공했어도 뒤를 돌아보면 더 질이 좋은 세트가 들어오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좀만 더 기다릴걸…’ 하는 아쉬움이 남을 때였다.
세트를 타야 한다는 말은 곧 파도를 기다릴 줄 아는 서퍼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였다. 보드 위에 서는 기술만이 서핑이 아니라 파도를 보고 기다릴 줄 아는 것까지가 서퍼의 능력인 셈이다. 세트를 기다릴 줄 모르고 사소한 파도에 힘을 다 빼던 내게는 아주 큰 깨달음이었다.
- 〈세트 : 인생에 악재가 세트처럼 몰려올 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