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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슬픔, 말하는 사랑

읽는 슬픔, 말하는 사랑

황인찬 (지은이)
안온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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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슬픔, 말하는 사랑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읽는 슬픔, 말하는 사랑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2638812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26-01-05

책 소개

황인찬 시인의 산문집 《읽는 슬픔, 말하는 사랑》이 새로운 표지와 판형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김수영문학상,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독자와 평단의 사랑을 폭넓게 받은 황인찬 시인의 첫 산문집인 《읽는 슬픔, 말하는 사랑》 출간 3년을 맞아 쩡찌 작가의 그림으로 근사한 새 옷을 입은 것이다.

목차

1부 혼자여도 괜찮을 거야
너 혼자, 박상순 혼자여도 괜찮을 거야 10
연보, 이육사 / 나는 어디에서 왔을까 또 어디로 갈까 16
봄나물 다량 입하라기에, 김민정 / 이름에도 뜻이 있다는데 22
지렁이 지키기, 오은경 / 비가 내리면 지렁이가 나온다는데 29
슬픈 무기, 박시하 / 꼭 삶이 전장이어야 할 필요는 없지만 35
산유화, 김소월 / 네가 있으니 내가 있는 것 41
비숑큘러스, 배수연 / 마음과 다른 말들 47
꿈, 황인숙 / 꿈속에서라도 말할 수 있다면 54
좋은 것 커다란 것 잊고 있던 어떤 것, 유희경 / 뭐가 좋고 뭐가 나쁜지 알 수 없지만 59
유전 법칙, 채길우 / 가족이라는 빚 66
고구마, 김은지 고맙다고 말하는 삶 73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이원하 / 혼자 살기의 어려움 79
가정집, 서효인 / 내 집은 어디 있나 86
분홍 나막신, 송찬호 / 신발이 닳아 없어져도 92
아침·교외의 강변, 오장환 / 물가에 서면 이상한 기분이 들지만 97
밤은 고요하고, 한용운 잠들지 못하는 밤에 103
오―매 단풍 들겄네, 김영랑 / 가을이라고 편지를 쓰지는 않지만 109

2부 내가 아프던 밤
당신의 고향집에 와서, 진은영 / 고향이 없어져도 116
오리 망아지 토끼, 백석 / 시골 작은 동물들 122
커피포트, 장이지 / 대체 그때 그 일은 뭐였을까 127
합주, 정끝별 / 혼자인 게 더 편하더라도 132
초대장 박쥐, 안미린 / 은박지로 할 수 있는 일 138
천변에서, 신해욱 / 생각을 손에 쥐고 143
추운 산, 신대철 / 눈사람이 되기까지 150
귀신 하기, 김복희 / 귀신은 뭐 하나 155
이 짧은 이야기, 김종삼 / 죄와 벌 161
구겨진 교실, 이기리 / 싫은 일은 금세 잊힌다지만 166
태권도를 배우는 오늘, 한연희 / 아무것도 배우지 않지만 모든 것을 다 배우며 174
나는 산불감시초소를 작업실로 쓰고 싶다, 유강희 / 나의 작업실은 어디인가 181
도로 주행, 임지은 / 베스트 드라이버는 못 되더라도 187
바깥, 김소연 / 집에 돌아오면 모든 것이 달라지는 195
홍역, 정지용 / 내가 아프던 밤 201
토끼의 죽음, 윌리엄 B. 예이츠 / 마음의 엔트로피 206
병원, 윤동주 / 아픔에 익숙해지지 않는다면 211

3부 계속 시작되는 오늘
남해 금산, 이성복 / 돌 속에 갇힌 사랑, 둘 속에 갇힌 사람 218
슬픔을 들키면 슬픔이 아니듯이, 정현우 / 슬픔 참기 슬픔 들키기 224
사랑은 야채 같은 것, 성미정 / 사랑이 뭐길래 230
애니를 위하여, 에드거 앨런 포 / 사랑밖엔 난 몰라 236
사랑의 전당, 김승희 / 상처뿐이라고 하더라도 247
기분 전환, 유병록 / 기분 뒤집기 253
왼쪽 비는 내리고 오른쪽 비는 내리지 않는다, 이수명 / 왼쪽과 오른쪽 어디에도 비가 오지 않는다 259
환상의 빛, 강성은 / 나이를 먹더라도 265
합격 수기, 박상수 / 시기도 질투도 없이 270
나는 왕이로소이다, 홍사용 / 우는 사람을 보면 276
사과를 파는 국도, 박서영 / 사과 한 알 284
사랑은 현물(現物)이니, 유종인 / 그 사랑을 어떻게 증명하니 289
길, 김기림 /모든 돌아오지 않는 것을 떠올리며 295
이런 詩, 이상 /사랑은 이불킥을 타고 301
오늘, 황인찬 / 계속 시작되는 오늘 306

시인의 말 너는 내가 아니다, 나는 너다 313

책속에서

이름만으로는, 숫자나 글자만으로는 도무지 알 수 없는 것들이 세상에는 많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사물의 이름과 그에 관련한 숫자를 안다는 것만으로 그에 대해 다 통달한 것처럼 굴고는 하지요. 시는 그 알 수 없음을 되짚어보는 양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함께 시를 읽어보는 일이 세계의 알 수 없음과 이 세계를 채우고 있는 사물들의 알 수 없음을 돌아보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물론 그걸 꼭 다 알아야만 할 필요는 없다는 것도 잊지 않으면서요.


자신을 향한 확인과 긍정의 말들은 독자에게 또 다른 위안이 되기도 합니다. 참 이상하죠. 타인의 혼잣말을 보면서 위로가 된다니 말이에요. 역시 잘 생각해보니 시는 혼잣말은 아닙니다. 혼잣말인 척하면서 타인에게 말을 거는 행위이죠. 부끄러움을 숨기고, 어쩐지 조금 더 용기를 내서 말할 수 있는 방식이 아마 시일 거예요. 혼잣말이라고 생각하고 말을 하면, 얼마든지 말을 할 수 있잖아요.
여러분은 언제 어떨 때 혼잣말을 하시나요. 그리고 그걸 누구에게 들려주시나요. 이렇게 말하듯이 건네는 저의 이 글도 사실은 혼잣말이라고 할 수 있을 것도 같은데요. 하지만 저는 이 혼잣말로 나름 깊은 소통을 하고 있다고, 그렇게 믿고 있기도 합니다.


저는 백석의 시 가운데 이 시를 가장 좋아하는데요. 동물에 대한 호기심, 아버지에게 보여주는 철없는 모습, 그리고 아이의 투정을 받아들이는 아버지 등 여러 마음이 많은 말을 쓰지 않았는데도 선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자연스럽게 그려지는 정다운 시골의 풍경도 좋고요. 겪어보지 못했는데도 그리운 느낌이 들게 하는 정겨운 장면입니다.
못되고 나쁜 구석은 어디에도 없고, 모든 것이 평화롭게만 그려지는 시인데요. 그런데도 이 시가 슬프게 여겨지는 사람은 아마 저뿐만이 아닐 것 같습니다. 이 시가 슬픈 것은 이 순수함도, 이 평화로운 고향의 모습도 이미 사라져버린 풍경이기 때문일 겁니다. 돌아갈 수 없는 고향, 다시 볼 수 없는 정겨운 동물들, 만날 수 없는 아버지, 이런 그리움을 이 시가 숨기고 있기 때문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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