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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46474321
· 쪽수 : 152쪽
· 출판일 : 2023-09-25
책 소개
목차
글자 버러지
세상을 흔드는 큰 소리
다 똑같은 사람
자기들만의 나라
백정의 자식
새 백정, 신백정
형평사, 저울처럼 공평한 세상
들내
불처럼 타오르다
고기를 사지 마라
세 가지의 미안함
새로운 주인공의 등장
덧붙이는 글: 형평사와 형평 운동
작가의 말
리뷰
책속에서
‘천년만년 백정? 한번 백정?’ 우레는 입속으로 망치 할배가 한 말을 조용히 굴려 보았다. 말뜻을 이리저리 맞춰 보니 천년만년이 지나도 백정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이었다. 그렇게 말한 망치 할배와 아버지 그리고 마을 사람 전부가 그 백정들이었다. 백정이란 그렇게 사람들의 욕덩어리였다. “칫! 세상이 다 변하는데 백정이라고 안 변하겠어?”
“똥우레, 너는 왜 그렇게 글자가 좋은데? 뭐 하려고 글자를 배우는데?” 들내가 두 눈을 굴려 우레의 손을 훑으며 물었다. 그렇게 한바탕 난리를 치르고도 측간을 벗어난 우레의 손에는 여전히 신문지 조각이 들려져 있었다. “나도 변해 보려고.” 우레가 딱 잘라 말했다. “마음 변하면 죽어! 정신 차려.” 우레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들내가 소리쳤다. “나는 그냥 안 죽어.”
“너를 낳을 때 온 세상이 들썩거릴 정도로 우레가 쳤단다. 그런데 이 엄마에게는 네 첫 울음소리가 우레보다도 더 컸지. 너는 반드시 세상을 흔드는 큰 소리가 될 거야.” 어머니가 우레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우레는 자신의 이름의 뜻이 천둥소리라는 것을 비로소 알았다. 거기에 첫 울음소리가 천둥소리보다 더 컸다는 어머니의 말에 저절로 힘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