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88950979065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19-01-10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옥사나는 10분 동안 우아한 매장 내부를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유리 진열장 앞에 딱 멈춰 섰다. 판매원이 옥사나를 한동안 지켜보다가 말했다.
“실례지만 제가 보여드려도 될까요, 손님?”
판매원이 병목에 새빨간 리본이 달린 가느다란 유리병을 건네며 조용히 말했다. 옥사나는 조심스럽게 호박 빛깔 향수를 손목에 발랐다. 봄날 새벽처럼 산뜻하면서도 묵직한 베이스 노트는 옥사나 내면의 무언가에 호소했다.
“빌라넬이라는 향수입니다. 루이 15세의 정부 바리 백작부인이 가장 좋아했던 향수죠. 백작부인이 1793년 단두대에서 처형되자 향수 회사에서 붉은 리본을 더했습니다.”
“그러면 나도 조심해야겠네요.” 옥사나가 대꾸했다.
이틀 뒤, 콘스타틴이 호텔로 옥사나를 데리러 왔다.
“제 가명 말인데요, 정했어요.”
빌라넬이 두 발을 발사한다. 소음기를 통해 총알이 두 번 발사되는 데는 1초도 채 걸리지 않는다. 두 남자는 카펫이 깔린 바닥에 무너지듯 쓰러진다. 두 남자의 목덜미에 난 사입구에서 일시적으로 피가 분출됐지만 놈들은 뇌간에 관통상을 입고 이미 죽었다. 아주 잠깐 동안 빌라넬은 살인이 주는 격렬한 감정, 고통에 가까울 정도로 예리한 만족감에 압도된다. 섹스로는 결코 충족할 수 없는 감정이다. 잠시 동안 발렌티노 원피스 때문에 숨이 턱 막힌 빌라넬은 양팔로 자기 몸을 꽉 끌어안는다. 잠시 후 루거를 슬며시 가방에 다시 넣고 어깨를 똑바로 펴고는 박스석을 나선다.
“설마 지금 가려는 건 아니겠죠, 시뇨리나 모렐?”
가슴 속에서 심장이 쿵 내려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