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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외국 과학소설
· ISBN : 9788950989583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23-03-22
책 소개
목차
제4장. 용의 길
이 책에 영감을 준 역사와 신화 속 인물들
리뷰
책속에서
수치심. 그것은 저들이 가장 즐겨 휘두르는 도구다. 마음속에서부터 나를 좀먹고 들어가 내 전족 앞에 그들이 던지는 운명, 그게 무엇이든 그 운명만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날 세뇌시키는 도구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아무런 힘도 발휘하지 못했다.
저들은 거의 필사적으로 나를 비난하고 비하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내가 행복할 가치가 있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저들이 날 속박하려고 이용했던 모든 것들로부터 나는 등을 돌릴 것이다. 나의 미모는 그들의 관심을 끌려는 허상이다. 완벽한 반려 관계? 그것도 그들의 집착을 일으키기 위한 거짓말이다.
그들이 판단하고 증오하는 바로 그 힘으로 나는 아무도 막을 수 없는 존재가 되리라.
“조종사라는 존재는 도구라는 걸 명심해. 우리는 무기라고. 우리 중 누구도 우리를 대표하는 단체에 속해 있지 않아. 전략가들과 군 고위층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모든 걸 통제하고 있잖아. 여자애들을 계속 너에게 보내기로 결정한 건 그들이야. 실제로 네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고, 선택권이 있었다는 것 자체가 그들이 꾸며낸 허상이야. 그저 너한테 죄책감을 씌우기 위한 술책이지. 그래야 자신들의 죄책감을 덜 수 있을 테니까.”
새록새록 되살아나는 분노가 내 목소리에 고스란히 담겼다.
“그자들이 죄책감을 피해 가게 하지 마.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하라고.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 건 우리가 아니야.”
어째서 난 오랫동안 의심하지 않았을까? ‘잠깐만, 왜 약한데?’라 는 중요한 질문을 왜 던지지 못했던 걸까? 조종사 시스템은, 아니 더 나아가 세상의 모든 구조는 어디까지가 순수한 사실에 근거하고 또 어디까지가 환상에 불과한 것인가? 날조된 허상은 세대를 거듭하며 더욱 강화됐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갇힌 편안한 상자 속에서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으니까. 그들은 얼마든지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규칙에 기대어 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