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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미술사
· ISBN : 9788950998646
· 쪽수 : 368쪽
· 출판일 : 2022-01-28
책 소개
목차
발간사
머리말
1장 역사의 새벽이 부르는 기운
분단 70년을 일으켜 세운 야생미학 · 송창
거인의 땅에서 역사의 우물을 긷다 · 김재홍
4〮3의 칼로 새긴 역사의 광기 · 박경훈
강화의 춤추는 꽃, 분단에 새기다 · 박진화
5월의 책무감에서 출발한 리얼리즘 바다 · 조정태
2장 하늘이 품은 대지의 바람
일그러진 초상이 빚어낸 생명 · 안창홍
불안한 X세대 양식을 지배하다 · 신호윤
서사적 기법으로 시대의 리얼리티를 담다 · 방정아
이름 모를 바람에 남겨진 생명의 흔적 · 이명복
‘온고지신’이 쌓은 민중의 바벨탑 · 강용면
3장 서슬에 새겨진 평화의 여백
무거운 주제를 고독과 슬픔의 서정에 담다 · 한희원
거칠고 자유분방한 농부의 황토바람 · 박문종
5월은 이름 없는 바람에 생명으로 핀다 · 임남진
부마항쟁과 5월 광주에서 세운 키치미학 · 박건
여순사건을 역사에 다시 세우는 잡초 화가 · 박금만
4장 출렁이는 5월 갈묏빛 능선
5월 시민군이 지켜낸 남도의 땅과 생명의 빛 · 이강하
시대에 맞선 붓 끝은 신자유주의를 해명하다 · 김영진
5월의 흙으로 빚어낸 500 나한 · 김희상
역사의 새벽, 5월 전사의 벼린 붓 · 이상호
연좌제의 5월 시민군이 품은 땅의 역사 · 송필용
5월의 여백 - 명상의 무無, 번짐의 유有 · 정광희
광주 정신, 사랑과 생명의 자유로운 미학 여행 · 황영성
서슬에 새겨진 5월의 증언들 · 하성흡
부록: 한국 민중미술연보 41년
저자소개
책속에서
송창은 대학시절부터 ‘노동요’를 주제로 한 작품을 제작하여 왔다. 시골의 부모님을 생각하면서 농부의 애환과 한을 흥으로 전환하였던 민속놀이가 주제였다. 그러나 80년 이후 그의 예술관은 시대를 읽는 눈을 훈련시키면서 ‘예술이란 사회와 어떠한 관계를 갖고 접근해야 하는가? 즉, 예술과 사회는 어떠한 관계를 정립시켜야만 하는가? 그리고 동시대성을 어떻게 예술에 반영시킬 것인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빈부의 격차에 대해 예술은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탐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새로운 예술관을 구축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1980년 5월 광주’가 출발점이었다. 그리고 화우들과 거듭되는 토론을 해가면서 이념적 논리를 세우던 시기에 같은 생각으로 고민과 토론을 하던 몇몇의 화우들과 함께 ‘임술년’(1982) 그룹을 결성한다.
그의 예술적 태도와 입장은 역사와 시대 앞에 진솔함으로 증언자가 되어야 하는 리얼리즘(realism) 예술론을 존중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비현실적인 상상력을 경계하며, 현실에 충실한 형상성을 취하는 것이다. 이러한 자신만의 형상성을 이끌어 내는 것에 대하여 미술평론가 성완경 씨는 그의 첫 전시에서 “분단이라는 현실적 주제를 ‘냄새’로 그려 낸다.”라고 평하고, 이를 다시 미술평론가 이영욱 씨는 “놀라운 예술적 직관력을 드러내는 다른 측면으로 ‘냄새’라는 표현이 암시하는 분단의 생태학적 포착”이라고 규정하였다. 두 사람의 평가는 그가 역사와 시대를 읽어내고 주제를 마주하는 통찰력과 미학적 아우라aura는 동물적인 감각으로 느껴진다는 의미로 읽힌다.
[분단 70년을 일으켜 세운 야생미학 · 송창]
1980년대와 90년대의 서울과 광주, 그리고 전국 주요 도시의 광장과 아스팔트 거리가 최루탄과 화염병으로 뜨겁게 달구어질 때, 그는 생계를 위한 삶의 현장과 비좁고 음습한 작업실을 오가면서 붓을 세워가며 투쟁하였다.
그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현재적인 모순의 반복과 정당치 못한 불공정의 악순환에 대한 실마리를 온당치 못했던 역사에서 주목하고, 역사를 거슬러 역 추적하는 탐구 활동은 ‘동학’에서 멈추었다. 이는 오늘의 삶이 결코 과거 역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이러한 예술적 화두를 마주할 때마다 밀려오는 두려움과 피해의식은 거친 호흡과 신음소리가 되어 붓끝에 모아진다.
구한말, 우리 근대사는 격동의 시간이며 사회〮정치적 전환기이자 출발시점인 ‘동학’에 집중된다. 이러한 역사의 전환기에서 근대주의와 식민지문화를 극복하고자 하는 민중의 주체적 의식은 역사의 정당성으로 한 시대의 거대한 무덤이 되었다. 그리고 성공하지 못한 역사는 고스란히 민중의 고통으로 이어져 신음과 희생으로 점철되어 한탄의 강으로 남겨지고 말았다. 이렇게 근대의 출발이 ‘동학’이라는 고통으로 서막을 열게 되었다.
김재홍의 작품 <근정전-혁명의 역사, 1994>는 구한말 청치의 상징이자 민족의 심장부로 ‘동학’의 비운을 함축하고 있다.
[거인의 땅에서 역사의 우물을 긷다 · 김재홍]
박진화의 부친은 전남 장흥 안양면 농협조합장을 역임할 정도의 지도력으로 주변 사람의 존경을 받았다. 그는 부끄럽지 않은 가정환경에서 4남 1녀 중 2남으로 출생하여 고등학교까지 고향에서 학업을 마쳤다. 초등학교 시절, 외삼촌의 그림에 매료되어 모사를 시작하고 중〮고등시절 미술 선생님의 관심 속에서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학창 시절에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었지만 체력도 약하고 내성적인 성격에 사교적이지도 못했다. 고등학교 3학년 시절, 미술선생님의 도움으로 늦은 밤까지 학교에 홀로 남아 데생과 수채 그림을 그려 미술대학에 입학한다.
1979년, 진보지식인 그룹에서는 한반도의 총체적인 문제는 분단과 계급에 관한 이념적인 논쟁을 시작점으로 보고 있었으나 그의 시점에서는 별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1983년경, 뒤늦게 ‘광주 5〮18’에 관한 구전과 자료를 접하고 한국 근현대사와 분단의 질곡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그는 이 시기 이후 점차 의식 있는 지식인이자 화가로 민중미술을 시작한다. 거칠고 어두운 그림으로, 현실사회와 역사비판을 예술이라는 무기로 적극적으로 작품제작을 했으나 진보미술계에서는 그에게 쉽게 존중의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그는 실망과 아쉬움으로 고향으로 내려가 수년간 칩거하다 다시 강화도에 정착하면서 거친 그림에 전념한다. 그의 그림은 분단의 무겁고 어두운 주제를 가슴에 묻어가며 강화의 거친 바닷바람을 맞으며 임진강과 분단의 사유를 미학언어로 담아가고 있다.
[강화의 춤추는 꽃, 분단에 새기다 · 박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