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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51027543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09-04-27
책 소개
저자소개
책속에서
“배신이라는 말은 뭐야? 날 배신한 건 당신이었잖아!”
“뭐라고요? 누가 누굴 배신해요?”
“난 봤어. 당신이 날 배신하는 행각을 두 눈으로 똑똑히 봤어. 다른 자식하고 놀아난 건 당신이잖아. 그러고는 아무 연락도 해오지 않았어. 한마디 말도 없이 사라져서는 연심이라는 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면서도 내게 알리지 않았잖아. 그런데 어떻게 김준석의 여자인 것처럼 나타날 수 있지?”
“김준석의 여자인 것처럼이 아니라 그의 여자 맞아요. 내 존재 가치를 잊고 죽음을 생각할 정도로 절망해 있을 때 내 손을 잡아주고 살 수 있도록 힘을 준 사람이에요. 내가 무슨 행각을 했다고요? 누구 때문에 그렇게 됐는데? 당신과 은서영을 죽이고 싶은 살의를 느끼면서도 똑같이 더럽고 치졸한 인간이 되지 않기 위해 이 두 손에 피를 묻히지 않았어요. 그것도 준석 씨의 배려였죠.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다고 했던 내 말, 기억해요? 지금 난 그 정도의 위치에 서 있었어요. 당신이나 은서영을 인생의 허름한 밑바닥으로 곤두박질치게 하려면 그럴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러지 않을 거예요. 내가 이렇게 멀쩡히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당신들에게는 고통일 테니까. 한 때 당신을 사랑했었다는 그 사실만을 지우고 싶을 뿐이에요.”
그녀의 두 눈에 증오의 불꽃이 번뜩이고 있었다. 자신과의 추억을 쓰레기로 취급하는 뉘앙스가 강렬하게 젖어 들어 있었다. 참을 수 없는 주윤은 그녀의 팔을 움켜잡으려 했지만 수혜가 강하게 뿌리쳤다.
“난 할 말 다 했어요. 더 이상 할 말도 없고 들을 말도 없어요.”
“김준석은 우리 사이를 모르는 건가?”
“아니요. 다 알아요. 그래서 그의 곁에 있을 수 있는 거예요. 숨겨야 할 것들이 없으니까.”
“그 사람을 사랑하는 거야?”
수혜의 얼굴에 인간의 것이라고 보여 지지 않는 너무도 고혹적인 미소가 화사하게 번졌다.
여신이 분노에 찬 미소를 짓는다면 저런 표정일까?
주윤은 가슴이 시리도록 떨려오는 아픔의 찬 서리를 고스란히 받아들이며 두 눈을 부릅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