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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 생일

축 생일

김선우 (지은이)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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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 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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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축 생일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2044590
· 쪽수 : 192쪽
· 출판일 : 2025-09-23

책 소개

1996년 『창작과비평』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며 만 30년 동안 삶과 사랑, 관계의 결을 깊숙이 탐문해온 시인 김선우의 일곱번째 시집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전작 『내 따스한 유령들』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신작은 “둥근 순환을 표상하는 여성성의 전복적 언어들”이라는 평단의 평가를 이어받아, 모든 존재를 경탄하는 축 생일의 시간을 화두로 총 53편의 시를 세 개의 부에 나누어 담았다.
“사랑은 사랑하려 한다 거의 영원히”

서로의 숨결이 맞닿을 때
촛불처럼 켜지는 축 생일의 시간

존재의 온기를 섬세하게 그려내는 김선우 일곱번째 시집

1996년 『창작과비평』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며 만 30년 동안 삶과 사랑, 관계의 결을 깊숙이 탐문해온 시인 김선우의 일곱번째 시집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전작 『내 따스한 유령들』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신작은 “둥근 순환을 표상하는 여성성의 전복적 언어들”(박수연, 해설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이라는 평단의 평가를 이어받아, 모든 존재를 경탄하는 축 생일의 시간을 화두로 총 53편의 시를 세 개의 부에 나누어 담았다. 공을 차는 소년들부터 빈 배에 서린 고요함, 강가를 걷는 새 한 마리에 이르기까지 일상의 세세한 장면에서 길어 올린 시적 사유는 독자에게 더 많은 감응과 더 넓은 공명의 순간을 열어주며 우리 앞에 당도한 작고 구체적인 사물을 새롭게 호명한다.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박수연은 이번 시집을 “인간의 세계에서는 비가시적이었던 존재들을 출현시키고 대화하며 인식하게 하는 시집”이라 평한 바, 우리는 『축 생일』에서 김선우 시학이 도달한 새로운 지평과 넓어진 인식의 스펙트럼을 확인할 수 있다.

톡톡 튀는 언어의 탄성(彈性)으로 일깨운,
삶의 탄성(歎聲)을 안은 김선우식 존재론


어디서부터 시작됐을까요? 우리의 폴짝은

바람 타고 떠돌다 우물 속이 궁금해 들어와 본 풀씨 하나로부터? 풀이 전해준 바깥의 하늘과 햇살과 바람으로부터? 바깥 따위 하나도 궁금하지 않다고, 모든 의미는 우물에 있다고, 이 속에서 나는 행복하다고, 주먹을 꼭 쥐고 거듭거듭 말할 때 “그래요? 정말 그래요?” 되묻는 풀의 부드러운 초록색 웃음으로부터?

폴짝 나도요 폴짝폴짝 나도요

「폴짝인입니까?」 부분

『축 생일』에서는 햇빛이 “양양양양” 빛나고, 푸른 닭은 해를 “콕콕콕콕” 쪼아 먹으며, 달빛은 달을 “톡톡톡톡 쓰다듬”(「푸른 닭 언니네」)는다. 각 시편에 고인 의성어와 의태어로 표현되는 언어의 활달함은 생명력 넘치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인의 태도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층위에서 “인간의 세계에서는 비가시적이었던 존재들을 출현시키고 대화하며 인식하게 하는” 시적 전략으로 읽히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시인은 세계를 묘사하는 데에서 머물지 않고, 가시적 세계 너머에 드리워져 있던 은밀한 거처를 부각하며 생명력의 근원으로 다가간다. 그는 “착취당하고 싶지 않아/착취하고 싶지도 않아” “도시로부터 폴짝폴짝, 산골로 폴짝!”(「산골, 폴짝인들」) 뛰어나와 “나로 존재하기 위해 애쓰며 살던” “대도시의 나날”에서 벗어난다. 그리하여 시인이 도착한 곳은 작고 유한한 존재인 “독수리에게 바람에게 풀씨들에게 훨훨”(「폴짝, 초원에서」) 힘을 줄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시인은 논리의 관절을 “폴짝” 건너뛰고 세계의 율동과 생명력을 몸소 체득한다. 특히 “또각또각” 걸을 때에도 단독자의 개별성을 고집하기보다, “하나가 다른 하나를 부축하며” 「독각, 또각또각」)가듯 서로에게 기대고 잇대는 관계 양태를 그린다. 조용히 자신의 길만을 걷는 이는 이러한 장면을 결코 체감할 수 없을 것이다. 이렇듯 『축 생일』은 “폴짝폴짝” “우물과 우물 사이를 뛰어다”(「폴짝인입니까?」)니는 순간에만 타자와의 감응과 교감할 수 있다고, 소리 내어 말하고 있다.

삶의 반복에서 새롭게 빛나는,
『축 생일』이 빚은 시작의 노래


축 배꼽의 날
하하하, 오딧빛 멍!
축 탯줄의 날
하하하, 햇빛의 싹!

뜁니다
뜁니다
뜁니다

배꼽에서 탯줄이 자라
엄마에게 닿을 때까지
「축 생일」 부분

1부와 2부에서 존재와의 감응을 말하던 시집은, 3부에 이르러 조금 다른 방향으로 선회한다. “예순에 처음 쓰러진”(「엄마」) 엄마는 “여든 넘어” “요양원” 갔으며, 시인은 이제 그와 작별 인사를 나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한다. 그러나 이러한 작별의 순간에 시인은 돌연히 두려움을 넘어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다. 그는 “이제 엄마의 저쪽을 두려워하지 않”(「엄마의 배꼽」)으며, “마지막이 아니라는 느낌이 분명하게”(「여명」) 체감한다. 또한 시인의 눈에 엄마는 “어딘가를 향해 막 태어나려는/우리의 소중한 아기”처럼, “걸음마를 배우기 전 아기처럼”(「엄마의 배꼽」) 더없이 지극하고 소중해 보인다. 이는 시인이 존재의 시계를 물리적으로 뒤바꾸는 자기 안위적 논리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죽음과 탄생을 중첩되는 복합적인 흐름으로 인식하는 일종의 ‘시간론’을 개발한 것에 가깝다. “태어나면 죽고 마는 생의 법칙”은 삶이 단회적이라는 뜻이 아니라, 끊임없는 반복과 새로움 속에서 이를 “고귀하게 만드는”(「환삼덩굴의 노래」) 순간을 적극적으로 발명해야 함을 역설한다. 그래서 시인은 엄마의 죽음을 마지막이 아닌 새로운 시작으로 받아들이며, 시간과 존재에 대한 깊은 통찰을 완성한다. 그제야 우리는 표제시에 담긴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새로운 것이 실은 태곳적의 것이라는 사실이 드러날 때/생일을 이해하는 일은 좀처럼 쉽지 않지만/나는 끝 모를 정체를 가지길 원해요”(「축 생일 2」).

존재와 시간을 새롭게 발명하는 시인에게 시는 단지 언어의 사용이 아니라, 삶과 함께 공명하려는 실천적 의지를 담은 것이다. 따라서 시인은 이미 기울어진 존재 간의 격차를 “고르게/고르게 될 때까지/작고 가벼운 쪽으로/[······]/끊임없이 중심축을/이동하려는 의지”(「평평으로」)를 표명한다. 시인의 표현에 따르자면 시인의 일은, “발견할 아름다움조차 야위어간다면/발명해내는 것”(「환삼덩굴의 노래」)이며, “한 마을의 시가 태어나는 자리”는 “법의 언어” “경전의 언어” “숫자의 언어”가 아니라 “아침놀의 가슴” “걸어서 하루 안에 만날 수 있는 이웃” “한 사람 한 사람의 오늘을 살피는 다정함”(「한 마을의 시가 태어나는 자리」)에서 온다. 거친 땅을 평평하게 고르듯 시의 표면을, 나아가 세계의 토양을 고르게 다지는 시인의 행위 위에 새로 돋아나는 시어를 수확하며 시집은 마침표에 이른다. 그 순간, 우리의 창밖에 펼쳐진 세상과 다르지 않은 시적 풍경이 눈앞에 다가온다. “이 모든 우주가 다 좋은/환절기에 이르렀다”(「환절기」).

목차

시인의 말

1부
폴짝인입니까? | 지푸라기의 시 | 만져도 될까요? | 고비의 당신 | 푸른 닭 언니네 | 산골, 폴짝인들 | 달 봐요 파티 | 폴짝, 초원에서 | 평평으로 | 시인이 책날개를 접고 나비들 꽁무니를 따르는 이유 | 달 봐요 | 빈 배로부터 | 가을 강에 떠가는 나뭇잎 배로부터 | 한 마을의 시가 태어나는 자리 | 행복의 기원 | 찬란, 소녀들 | 어떤 날 | 새야

2부
손을 보는 슬픔 | 시간의 창조자 | 환삼덩굴의 노래 | 미륵의 고독 1 | 미륵의 고독 2 | 상사화로부터 | 벼랑 끝 나무로부터 배운 운명론 | 밤의 여로 | 너무 마음 끓이지 마요 | 시인은 이쪽에 한 청년의 꽃잎을 놓을 텐데 | 아무도 아닌 자의 장미 | 달 봐요 2 | 늑대 발목 | 독각, 또각또각 | 겨울나무에 얼음세포가 자라는 이유 | 무화과 | 글라스하모니카를 위한 아다지오와 론도

3부
축 생일 | 엄마 | 엄마의 배꼽 | 시에 나오는 사람 | 여명 | 아버지라는 시대 | 망백 | 자존 | 구름을 기르겠습니까? | 완경기 | 우리 쑥 캐러 갈까? | 초희 생각 | 밤이 치자나무 잎사귀 곁에서 속삭인 말 | 거대한 착각 | 잘 익은 복숭아 한 알 | 축 생일 2 | 겨울 숲에서 배운 것 | 환절기

해설
세 개의 세계, 하나의 선 · 박수연

저자소개

김선우 (지은이)    정보 더보기
시인.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나 1996년 『창작과비평』 겨울호에 「대관령 옛길」 등 열 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 『도화 아래 잠들다』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 『녹턴』 『내 따스한 유령들』 등이 있다. 현대문학상과 천상병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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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나는 작은 씨앗 하나였던 적이 있고
햇살을 쌓아 유록빛 몸을 만든 적이 있고
한 줌의 낟알을 길러 누군가에게 조금 먹인 적이 있고
서리 깔린 들판 위 노을에 물든 적이 있고

나는 붉은머리오목눈이가 자그마한 부리와 날개로 커다란 뻐꾸기를 기르는 걸 본 적이 있고
비바람에 젖은 어린나무의 가느다란 등줄기를 닦아주고 싶어 한 적이 있고

[······]

그리고······
그리고······

한 소년의 손아귀에서 뜨겁게 뛰는 심장이었네
강물을 떠도는 삶이 어쩐지 싫어져
나는 왜 하필 여기 떨어진 지푸라기일까 생각하던 때였지

온 힘을 다해 소년을 떠받쳤네 지푸라기일 뿐이지만
무지개······ 무지개 같은 심장이 되어주고 싶었지

물을 토해낸 소년이 구급차에 실려 떠난 뒤
아득한 마음 강둑에 누워
내가 소년을 구한 것이 아니라
소년이 나를 구했다는 걸 알았지

그리고······
그리고······

바람이 부네


―「지푸라기의 시」 부분


작은 동그라미를 좋아해
중심이 없는 작은 모임들을 좋아해
달로
달로
씨앗을 심고
노래를 하고
달 달 무슨 달 씨앗처럼 둥근 달

[······]

가까운 곳을 들여다보면서
우주를 유영하듯 커지는 것도 좋아해
아주 조금만 가지고도
달로
달로
달을 꿀꺽 삼킨 듯 몸속이 환해지는 것도 멋지죠

달 봐요, 당신
당신, 달이 보니
달 달 무슨 달 당신처럼 둥근 달


―「달 봐요」 부분


산길을 걷다 고라니를 만난 적 있다

나와 눈이 마주진 순간 그이는
커다란 빛 방울처럼 튀어
숲으로 사라졌다

그때 보았다

뒷걸음질 쳐본 적 없는 짐승의 온몸이 어떻게 시간이 되는지
―「시간의 창조자」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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