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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무협소설 > 한국 무협소설
· ISBN : 9788951029523
· 쪽수 : 344쪽
· 출판일 : 2010-03-08
책 소개
목차
1권
서 600년 만에 떠오른 달
제1장 꿈속의 정사
제2장 몽중수흡대법
제3장 종말의 시작
제4장 생사수
제5장 남악제일문
제6장 피의 탈주
제7장 인생은 씨벌이다
제8장 그년
제9장 오백스무 살 먹은 여인
제10장 생사지옥십팔뇌도법
2권
제1장 무극고수(無極高手)의 길
제2장 더러운 성격
제3장 사십사 호
제4장 무유천립
제5장 귀로
제6장 해후, 그리고 가버린 사랑
제7장 피의 수련
제8장 운명의 만남
제9장 피를 찾아서
3권
제1장 여인
제2장 피의 동행
제3장 본좌 출현
제4장 귀가의 슬픔
제5장 잘못했습니다. 용서해주십시오
제6장 비도탈명
제7장 위기
제8장 대치
4권
제1장 와신상담
제2장 독사빙유
제3장 백보신권
제4장 함정
제5장 수독자
제6장 천살대
제7장 파경
제8장 님은 먼 곳에
5권
제1장 삭초제근
제2장 치밀한 살인
제3장 구주육기
제4장 패군자
제5장 떠나버린 백골단
제6장 폭풍 속으로
제7장 그리움의 날개
제8장 운명의 추적
제9장 천하제일 잔머리
6권
제1장 암운(暗雲)
제2장 귀악사객
제3장 열장금
제4장 사랑, 그 아름다운 밤
제5장 장비 같은 사내
제6장 주인
제7장 백보신권(百步神拳)
제8장 구주육기
제9장 거웅의 만남
저자소개
책속에서
갑자혈월에 하늘은 핏빛이다. 백의 중년인의 얼굴은 긴장으로 더욱 싸늘해졌다. 백의 중년인 뒤로 시퍼런 불꽃이 이글거리는 아궁이가 보이고 그 속에는 한 뼘 정도 되는 칼 한 자루가 벌겋게 타오르고 있었다.
“서둘러라.”
백의 중년인의 말이 떨어지자 아궁이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사내가 시뻘겋게 달궈진 칼을 집게로 꺼내 들었다.
화르르륵!
파란 불꽃이 혀를 날름거린다.
사내는 타오르는 칼을 아이를 품고 있는 흑의 사내에게 가져갔다. 이제 막 태어난 아이는 강보에 쌓여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멈칫!
불꽃이 이글거리는 칼을 든 사내가 머뭇거렸다.
“자시에서 스무 호흡이 지나면 모든 것이 끝장이니라.”
백의 중년인이 냉혹하게 소리쳤다.
“꾸…… 꿀꺽!”
“도식(刀植)하라 했느니라.”
“소…… 소인은 도저……히.”
탁!
백의 중년인이 집게를 낚아챘다.
사내가 앞을 가로막았다.
“주…… 주군!”
가로 막은 사내를 향해 백의 중년인이 노려보았다. 그것은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위엄이었고 가혹한 권위였다.
탁!
백의 중년인은 왼손으로 사내를 밀쳤다.
새근새근 깊은 잠에 빠진 아이를 보던 백의 중년인이 멈칫거렸다. 하나 일순간 백의 중년인은 아이의 백회혈에 이글거리는 칼을 가져갔다. 아이를 안고 있던 흑의 사내가 눈을 감아 버렸다. 백의 중년인은 서슴없이 아기의 백회혈에 화염이 이글거리는 칼을 꽂아 넣었다.
치지직!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아이가 울음을 터뜨렸다.
시뻘건 불덩이가 된 칼은 조금씩 아이의 머릿속으로 박혀들기 시작했다.
“아가야.”
그때 마당 저편으로부터 산모가 맨발로 달려오고 있었다.
“뭣들 하느냐. 막아랏!”
검을 찬 무사들이 산모 앞을 막아섰다.
“비켜라. 네 이놈들!”
무사들은 꼼짝도 하지 않았고 산모는 미친 듯이 울부짖었다.
백의 중년인은 흔들림 없이 아이의 백회혈에 칼을 박고 있었다. 살이 타는 냄새와 연기가 주위를 자욱하게 만들었고 마침내 칼이 아이의 머릿속으로 사라졌다.
아이는 죽은 듯 꼼짝도 하지 않았다.
죽은 듯 꼼짝도 하지 않은 아이를 내려다보는 백의 중년인의 눈이 폭발하듯 타올랐다.
‘칼은 반드시 자라나 세상에 나타날 것이다. 그리하여 네놈들을 절대 가만 두지 않을 것이다. 저 하늘이 달이 사라지지 않는 한 칼은 네놈들을 기어이 쓸어버릴 것이다.’
“가자!”
시체가 즐비했다. 그런데 온전한 시체는 단 한 구도 없었다. 사지가 주인을 잃고 쓰레기처럼 여기저기 나뒹굴었고 머리는 바위처럼 굴러다녔다.
뚝뚝!
천장으로부터 물이 떨어졌다.
그것은 물이 아니었다. 천장에 달라붙은 몸뚱이에서 떨어지는 붉은 피였다.
파아아!
강렬한 빛이 석실을 장악했다. 너무나 강렬하여 눈을 뜰 수조차 없었다. 빛이 사라지고 드러난 광경에 만두왕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조금 전까지 자신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던 수하들이 사라진 것이었다.
“학…… 하학!”
독사신의 거친 숨소리가 석실을 울렸다.
피로 범벅이 된 그의 몰골은 참혹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눈빛만큼은 처음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었다. 오히려 지금이 더 유리알처럼 맑고 투명했다. 투명하고 맑을수록 잔혹한 살심을 지닌다는 것이 무정안의 특징이었다. 독사신의 몸속에는 지금 상상을 초월하는 살심이 솟구치고 있을 것이었다.
“……너!”
만두왕이 침을 삼키며 입을 열었다.
자꾸 목이 탄다.
“지…… 진짜 강하다. 아직 너처럼 강한 자는 보지 못했다. 솔직히 내 주인 보다 더…….”
독사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고맙군.”
“저…… 정말이다. 그러나 한 가지 사실을 확인시켜 주겠다. 넌 죽는다는 것이다.”
자기 옆에는 아직도 이십 명의 수하들이 더 있었다. 팔십이 죽었지만 독사신의 능력 팔 할은 앗아가 주었다. 남은 이 할이면 스무 명으로 충분했다.
“훅훅! 너의 계산이 맞을지도…… 그러나.”
독사신이 지옥도를 들어 올렸다.
지옥도는 여전히 붉은 광채를 뿜어내고 있었다.
“이…… 인생이라는 것이 말이야.”
슈아악!
독사신의 몸이 비호처럼 날아갔다.
그러자 스무 명의 사내들이 동시에 발검했다.
쿠와와와와!
스무 명의 공세는 분명 터진 봇물이었다.
그러나 독사신은 전혀 주눅이 든다거나 머뭇거리지 않았다. 힘들면 즐겁다. 그것이 투사의 본능이고 무정안의 살욕이었다. - 4권
독사신은 꼼짝도 않고 앉아 두 사람의 대결을 바라보고 있었다. 강호에서 함부로 끼어들어서는 안 되는 싸움이 있었다. 그것은 사랑싸움과 원한 관계에 의한 대결이었다. 그중 원한 관계는 처음부터 끝까지 당사자들의 능력에 의해 결말이 지어져야 했다. 원한은 갚아서도 좋지만 죽더라도 자신의 손으로 얼마만큼 열심히 싸웠느냐가 그나마 증오를 반분한다.
“으악!”
“커헉!”
둘 모두 비명을 질렀다.
외형상 백리소산이 훨씬 위태로워 보였다. 그러나 독사신은 둘 모두 상당한 상처를 입고 있다고 판단했다. 분명 겉으로는 물론 싸움 속을 들여다봐도 백리소산이 밀리고 있음은 분명했다. 하지만 그녀는 원한이라는 승부욕을 갖고 있었다. 그것이 그녀를 쉽게 무너뜨리지 않고 있었고 반대로 통대선사 또한 함부로 승리를 취하지 못하고 있었다. 마지는 분명히 천하제일지공이었다. 하지만 내공이 뒷받침되지 않는 백리소산의 마지는 제 위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과연 마지로구나. 정말 좋은 지력이니라. 허나!”
콰아아!
통대선사의 주먹이 돌변했다.
스으으!
주먹이 뻗어 나왔는데 아주 느리다.
화악!
백리소산의 눈이 커졌다. 싸움에서 상대의 공격이 느릴 리는 절대 없었다. 그런데도 느리게 보인다는 것은 너무 빠르기 때문이었다. 너무 빠르면 시선이 쫓지 못하기 때문에 느리게 보인다. 이름하여 시완지류(視緩之流) 현상이었다.
백리소산의 가슴에 주먹이 격중되었다.
입가로 핏물을 흘러내리는 백리소산의 표정은 여전히 무심했다. 맞으면서도 그녀의 손은 뻗어나갔다. 손가락은 더욱 짧아졌다. 한 번씩 펼쳐 질 때마다 뼈가 깎이고 살점이 떨어져 나가며 피가 쏟아진다. 마지의 무서움은 위력만큼이나 잔혹하여 한 번 깎인 뼈와 살점과 피는 회복되지 않는다. 그래서 지나치게 사용하면 생명이 단축되는 것이었다.
투툭!
뼈가 무너지고 살점이 통째로 날아갔다. 얼마만큼 백리소산의 의지가 강한지 알 수 있었다.
“크흐흑!”
아무리 강한 대호일지라도 죽기를 각오하고 덤벼들면 상처는 어쩔 수 없었다. 백리소산의 물불 가리지 않는 공격에 통대선사의 온몸도 피로 덧칠이 되었다. 의복 곳곳이 구멍이 뚫렸고 살점이 찢어지며 피가 흘러내렸다.
죽음을 각오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의 싸움에서 오는 차이가 둘 사이에 생기고 있었다.
앉은 채 벌이는 두 사람의 끝없는 격투는 처절했다. 백리소산의 온몸은 벌거벗겨지다시피 했다. 칼보다 예리한 권기에 스치기만 해도 옷이 잘려 나갔고 살은 싹둑 베어졌다. 허연 젖무덤이 드러났고 허벅지 안쪽 깊숙한 곳이 노출되다시피 했지만 그녀는 부끄러움이나 가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녀의 모든 관심과 정신은 통대선사의 죽음에 머물러 있었는데 그것은 눈물겹기까지 했다.
더구나 오뉴월에도 서리를 내리게 할 만큼 무섭다는 여인의 한까지 배가 되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통대선사가 밀리고 있었다.
- 5권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