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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51029981
· 쪽수 : 360쪽
· 출판일 : 2010-05-13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 운명은 악명도 있다?
2 목수를 위한 청혼?
3 우리 당장 결혼해!
4 그가 결혼하다
5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
6 버리는 것, 버려지는 것
7 내 입맛대로 먹는 거야!
8 사무적인 부부
9 가족
10 자고 나니 세상이 변했다
11 다툼
12 다시 만난 연인
에필로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순백색 드레스는 베라왕이라는 디자이너의 것으로 가격만 해도 어마어마했다. 왕관 역시 티파니의 다이아몬드 왕관이었으며 결혼반지 또한 까르띠에의 제품이었다.
정아는 계산기를 들고서 가격을 일일이 더해 보며 입을 쩍쩍 벌렸고 파람은 못마땅한 기색으로 하객들을 맞는 충원을 쏘아보았다.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점점 짙어졌다.
대기실에 앉은 두 명의 신부가 같은 드레스와 왕관을 쓰고 신랑 또한 같은 제품의 턱시도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뿐인가, 웨딩홀마저 인테리어가 같아 수군거림이 신부 대기실까지 들릴 정도였다.
시립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화장실을 핑계대고 맞은편 홀에서 식을 올린다는 신부의 대기실 앞을 지났다.
다소곳이 앉은 한 여자는 인형처럼 아름다웠지만 어딘가 모르게 슬퍼 보였다. 찾아준 지인들과 사진을 찍는 내내 웃고는 있었지만 전혀 기쁜 기색은 없었다.
“인형 같다.”
정아도 한눈에 반한 것처럼 극찬을 했다.
“비교돼.”
시립이 토라진 표정으로 말하고 몸을 돌려 자신의 대기실로 향하다 충원의 기색을 살폈다. 그 역시 웃고는 있었지만 전혀 기쁜 기색은 아니었다.
오히려 우는 것처럼 보였다.
“저 남자는 오늘 내가 아닌 사람하고 결혼하고 싶은 거야.”
“응? 무슨 말이야?”
정아가 시립의 드레스 자락을 들며 물었지만 워낙에 작게 중얼거려 자세히 듣지 못한 정아는 빨리 들어가 앉자며 그녀의 등을 밀었다.
복수의 대가는 항상 눈물이다. 그걸 모르진 않을 텐데…….
시립은 대기실로 들어가다 다시 한 번 고개를 빼고 충원을 보았다. 그는 여전히 울듯 웃고 있었다.
‘대역이 필요했던 걸까?’
시립은 자리에 앉아서 생각을 곱씹으며 양갱을 입에 넣고 오물오물 씹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곧장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하고 예식장에 온 탓에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결혼식 당일은 정말 가시밭길에서 춤을 추는 것처럼 힘들기만 한다더니 아주 틀린 말이 아니다.
피곤하고 정신이 없고 우울하고 기타 등등 알 수 없이 엉키는 감정들로 혼란스러운 건 물론, 억지웃음으로 얼굴에 경련이 일어나기 직전이기도 했다.
어서 빨리 신부 대기실에서 탈출하고 싶다. 어서 빨리, 나를 불러주세요! 그녀는 간절히 기도했다. 이윽고 그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가짜 결혼이라도 긴장돼 가슴이 떨렸다. 그녀는 침을 꼴깍 삼키고 식장으로 걸어갔다. 그러다 똑같은 드레스를 입은 여자와 마주쳤다.
아까완 달리 놀란 표정으로 눈을 크게 뜨더니 뒤로 돌아서서 시립이 향하던 홀을 본다.
“김충원…….”
이제야 충원과 같은 시간에 식을 올린다는 걸 알아본 모양이다. 충격에서 경악으로 얼굴빛이 서서히 바뀌던 그녀가 시립을 찾았다.
그의 얼굴을 빤히 보다 다리에 힘이 풀리는지 그 자리에서 휘청거렸다.
“어, 어떻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