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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한국사 일반
· ISBN : 9788952109989
· 쪽수 : 248쪽
책 소개
목차
1권 이 땅에 태어나서 - 한국인의 삶과 죽음프롤로그
커피, 아파트 그리고 산 / 우리나라 자화상 1 / 우리나라 자화상 2
다양한 지방색 / 끈질긴 전통문화 / 사대와 자주
삶과 죽음
세상의 탄생 / 사람의 본질 / 태어나서 살고지고 1
태어나서 살고지고 2 / 인물 평가 / 죽음과 무덤
사람 제물 / 망자를 위한 기억 / 국가 풍수와 개인 풍수
2권 시집가고 장가가고 - 가족과 의식주가족과 혼인
상속과 양자 / 효도와 절개 / 패륜과 불륜
성씨와 근친혼 / 장가가고 시집가고 / 조혼 풍습
사랑과 인연 / 처와 첩 / 동성애와 남녀추니
먹고 입고 자고
흰옷과 치마저고리 / 깃털 꽂은 사람들 / 끼니와 상물리기
과식과 쇠고기 / 과음과 금주령 / 기근과 식인
따뜻한 아랫목 / 처마와 뒷간 / 질병과 돌도끼
3권 말 타고 종 부리고 - 신분세계와 유토피아신분의 세계
신분 질서와 담배 예절 / 서얼 차별 / 백성의 고통 / 말하는 꽃 기생
백정과 광대 / 일기 속의 노비 1 / 일기 속의 노비 2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떠도는 소문 / 동요와 익명서 / 도둑과 의적
신천지와 이상향 1 / 신천지와 이상향 2 / 예언을 얻은 지배자
풍속과 종교
사치 풍조 / 격구와 석전 / 단오 부채와 동지 달력
공존과 배척 / 무당과 점쟁이 / 종교의 세계
저자소개
책속에서
과거에서 지금 ‘우리’를 찾다 (머리말)
역사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역사의 발전이니 구조니 제도니 하는 골치 아픈 문제들을 논하는 지극히 학술적이고 이론적인 것이다. 그러나 근대 학문이라 하면서 이런 주제만 파다보니 주체인 인간 그 자체는 역사 서술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우리 역사서에서 생동적인 삶이 빠져버린 것은 이 때문이다. 이를 보완해줄 수 있는 것이 두 번째 역사인 ‘이야기로서의 역사’다. 어렸을 적 할머니가 해주던 옛날이야기는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거기에서는 사람 냄새가 나기 때문이요, 이야기 속 인물이 뭘 생각하고 있을지 머릿속에 떠오르기 때문이다. 생활사도 바로 그러한 분야에 속한다.
태어나서 살고지고 (1권 135쪽)
전통시대에도 노인을 업신여기는 풍조는 있었던 모양이다. 박지원이 인용한 중국의 재미있는 고사 두 가지를 들겠다.
찬성 민형남은 나이 칠십이 넘어서 손수 과일나무 접을 붙였다. 같은 동네
에 사는 여러 젊은 관리들이 웃으면서 “공은 아직도 백 년 계획을 하시는 거요?” 하니, 공은 “바로 그대들을 위하여 선물로 남길 것이네” 하였다. 그 뒤 공은 94세가 되어 여러 관리의 제삿날에 손수 과일을 따서 부조했다.
옛날 양대년이 약관일 때에 주한과 주앙 두 사람과 함께 한림원에 있었는데, 이 두 사람은 이미 머리가 하얗게 세었다. 매사를 논할 때마다 양대년은 그들을 업신여겨서 “두 노인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하면, 주한은 매우 불쾌하여 “그대는 늙은이를 그리 깔보지 마소. 필경은 이 백발을 남겨서 그대에게 선사할 것이네” 했다. 이에 주앙은 “백발을 남겨서 그에게 주지 마오. 다른 사람이 또 그를 깔보는 것을 못하게 해야죠” 했다. 그 뒤 양대년은 과연 나이 오십도 못 살았다. _ 『열하일기』구외이문口外異聞, 주한·주앙
성씨와 근친혼 (2권 73쪽)
우리는 성과 씨의 구별이 없다. 이것은 중국 한나라 때에 성씨의 구별이 사라졌고 그 뒤에 우리가 이 제도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성姓이란 글자에는 계집 여女자가 붙어 있다. 중국 초기의 성들인 강姜, 희姬 글자에도 역시 ‘여’자가 있다. 이것은 전설상의 신농씨와 황제의 어머니가 각각 강수姜水와 희수姬水에서 살았기 때문이라 하여 여성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성은 모계가 아닌 부계 중심으로 붙여지고 있다. 여기에 반발하여 여권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부와 모의 성을 합쳐서 복성을 만들어 사용한다. 이것은 조선시대에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인데, 극히 예외적인 사례가 있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문생원이란 사람이다.
문김 생원이란 사람은 그 이름을 모르는데 서울 양민의 자식이다. 모습은 작달막하고 못생겼는데 생원이라고 자칭하였다. … 가는 곳에서는 항상 김 생원이라 칭했는데 대개 문씨 족속과 구별하고자 했기 때문에 그 어머니의 성을 쓴 것이다. 그리하여 동리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들은 모두 ‘문김 생원’이라 불렀다. _『이향견문록』 문김생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