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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인문계열 > 역사학
· ISBN : 9788952131294
· 쪽수 : 296쪽
책 소개
목차
옮긴이의 말
서언
서문
감사의 말
지도
약어 표기
1 판도라의 상자
18세기 말 주인 없는 카리브해인
2 외국 선박의 니그로
선원, 노예, 의사소통
3 기다림은 오만 가지 위험을 초래한다
아이티혁명 전야의 뉴스, 소문, 정치
4 자유의 이념이 너무 깊숙이 자리 잡았다
의사소통망과 혁명(1789-1793)
5 너의 진정한 이익을 알라
생도맹그와 남북 아메리카(1793-1800)
에필로그
참고문헌
찾아보기
책속에서
그는 “모두의 바람을 호흡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누가 투생과 혁명의 역사를 들이마셨고, 누가 그것을 전복적인 이야기로 다시 뱉어 내어 대서양 전체에 그 같은 속도와 힘으로 유포했는지 묻는다. 스콧은 선원, 도망노예, 자유 유색인, 마룬(maroons) 탈영병, 시장의 여인, 도망친 기결수, 밀수꾼으로 이루어진 잡색 부대(motley crew)를 통해 작동하는 “굴복하지 않는 정신”을 보여 줌으로써 워즈워스의 아름다운 관념에 구체적 내용을 부여한다. 여기저기로 이동하는 사람들은 아이티혁명 안팎에서 뉴스와 경험을 유통하는 매개체가 되었다. 스콧은 아래로부터 본 혁명의 사회사와 지성사를 숨 막히는 방식으로 우리에게 보여 준다.
스콧의 저작에서 핵심은 전 세계에서 온 ‘이동하는 사람들(mobile people)’이 함께 모여 일하는 항구도시다. 초국가적 자본에 의해 협업적인 노동관계에 투입되어 다양한 세계의 상품을 운반하게 된 이 일꾼들은 그들의 협업을 자신만의 기획으로 번역해 냈다. 스콧은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이 항구도시에서 실제로 어떻게 작동했는지, 이것이 어떻게 교역을 통한 막대한 부를 생산했을 뿐만 아니라 아래로부터의 저항 운동도 만들어 냈는지 보여 준다. 1800년 자메이카 총독이었던 불행한 밸캐러스 경(Lord Balcarres)이 설명했듯이 “전 세계에서 온 사나운 사람들”이 킹스턴의 하층계급을 형성했다. “널리 퍼진 평등주의 정신”에 온통 물든 그들은 반란을 일으켜 도시를 불태우고 잿더미로 만들 준비가 되어 있었다. 스콧은 어떻게 해안가가 “반란의 도가니”가 되었는지, 또한 1730년대, 1760년대 그리고 1790년대에 많은 항구도시에서 어떻게 초국가적인 “소요의 순환”이 발생했는지 보여 준다. 그중 마지막에 일어난 소요는 대서양 규모의 혁명으로 폭발했다.
1791년 가을 “수확이 끝난 후 (…) 무도회를 열었을 때” 인근 농장의 노예들은 무도회에 참석한 브루투스(Brutus)를 보고 깜짝 놀랐다. 브루투스는 1780년대에 허가 없이 마룬 마을을 만드는 데 가담한 죄로 마사브레이(Martha Brae River) 강변에 있는 교구 노역장에서 종신형을 살던 고집 센 도망자로, 최근 탈출하여 예전의 삶으로 돌아갔다. 무도회에 온 브루투스는 자신을 다시 잡으려는 주인의 헛수고에 코웃음을 치면서 최근 잡혀 온 도망자들이 퍼뜨린 소문, 즉 그가 트릴로니, 런어웨이베이(Runaway Bay), 클래런던(Clarendon) 교구에서 온 “여러 나라와 주인들 출신의 남자 노예 18명과 여자 노예 3명과 함께” 교구의 산간벽지에 난공불락의 새 마을을 세웠다는 이야기는 진짜라고 장담했다. 밍고의 무도회에 참석한 이들 중 다수는 분명 브루투스 마을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브루투스 마을 주민들은 식량 작물을 재배했고, 믿음직한 농장 노예들과 “교신(correspondence)”하여 정착지에 “럼주, 설탕, 소금, 다른 생필품”을 그득하게 채워 놓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