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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한국근현대사 > 일제치하/항일시대
· ISBN : 9788952217486
· 쪽수 : 96쪽
· 출판일 : 2012-03-12
책 소개
목차
주거담론의 시작
문화 신조어의 유행
모델하우스의 출현 : 문화주택이라 불리다
조선에 도래한 문화주택 시대
문화인의 양옥, 피아노 소리에 도취되다
생활개신 : 문화주택을 향한 담론화
맺음말 : 문화주택, 그 후……
저자소개
책속에서
개량한옥은 1920~1930년대 급격한 도시화에 따라 좁아진 필지와 직선형 도로에 맞추어 주택업자들이 한옥을 고쳐지었다고 해서 불린 이름으로 학술적으로는 도시한옥이라고도 한다. 장구한 전통의 한옥을 계승한다는 차원에서 우리 도시 주택의 귀중한 역사적 유형이기도 하지만 지금의 아파트와 같이 불특정 다수 거주자를 위해 짓는 상품 주택의 효시였던 점에서도 중요한 주거사적 의의를 가진다. 그러나 팔기 위한 집이다 보니, 당시에는 방의 칸 수를 늘리는 불법적인 개축과 과도한 장식성, 방세(월세) 착취, 도시 주거 과밀화 등으로 건축가들의 주된 비판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마치 오늘날의 아파트가 처해 있는 상황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의 주택개량운동은 1920년대 실행기를 맞아 경제생활과 가족 본위를 골자로 하는 절충식의 개량주택으로 수렴되어 몇 차례의 박람회를 통해 실물 주택의 전시로까지 그 움직임이 구체화 되었다. 그 무렵 조선 건축계는 종전 이후 대성황을 맞이하여 사회적으로도 마찬가지로 생활개선운동이 본격적으로 부흥하여 주택개량의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건축가들도 미디어나 주택설계경기 및 좌담회 등을 통해 일반대중들의 주택개량 계몽 활동을 이끌어 가고 있던 시기였다. 이와 같은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조선에서도 문화주택이 도래하여 근대주거담론이 더욱 활기를 띠기 시작하였다.
이처럼 당시 미디어에 나타난 문화주택은 대중들의 삶과는 동떨어진 대상이었다. 이것은 문화주택이 태생적으로 고급 주택이었던 점과 우리에게는 생소한 외생적 주거형식이었던 점에도 기인하지만 문화주택이 보통 사람들은 범접할 수 없는 별개의 안식처로 각인되었던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미디어 속의 문화주택은 살기가 좋은 집인지, 생활하기에 편리한 집인지에 대한 거주성의 문제보다는 누구나 한 번쯤은 갖고 싶고 살아보고 싶은 욕망의 대상으로써 비쳤다. 자기 과시적 수단으로써 문화주택은 우리가 고급 아파트나 외제 승용차를 선호하는 것처럼 부의 축적과 신분상승의 욕구를 표출하는 상징물이었다. 그러한 욕망은 당시의 사회적 세태에 고스란히 투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