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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문화/문화이론 > 서양문화읽기
· ISBN : 9788952219176
· 쪽수 : 112쪽
· 출판일 : 2012-08-15
책 소개
목차
내 안의 프랑스
오뜨뀌진(Haute Cuisine), 권력의 맛
떼루아(Terroir), 자연의 맛
미식(Gourmet), 인간의 맛
시골스러운, 너무나 시골스러운……
저자소개
책속에서
별생각 없이 음식을 먹다 보면 프랑스 요리와 이탈리아 요리, 스페인 요리 등 모두 서양 요리인데 딱히 국적이 뭐가 다른지 특징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한국의 외식문화가 퓨전화되어 있는 이유도 있고 사실 현대의 서양 요리가 18~19세기 이후 프랑스에서 정립된 조리법이 유럽 전체로 확산하여 비슷하게 적용된 이유도 있다. 프랑스 요리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서유럽 요리의 대표격인 프랑스와 이탈리아 요리를 비교해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현재 맥도날드가 전 세계적으로 그 자리를 위협받고 매출이 떨어짐에도 고급 요리의 상징인 프랑스에서는 나날이 매출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상하게도 버거킹은 맥을 못 추는 데 반해 유독 맥도날드만은 두자릿수의 신장률을 자랑한다. 이제는 프랑스 문화의 심장부인 루브르 박물관 지하에까지 자리를 잡고 있다. 이는 이민자들이나 유학생이 많아진 것도 이유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파리지엥들이 이십 년 전 파리에 맥도날드가 처음 입성할 때처럼 소란을 피우지 않는 것을 보면 ‘프랑스가 변하긴 참 많이 변했구나’ 하는 실감도 든다. 오히려 영국 매스컴이 더 보도하고 난리다.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루브르긴 하지만 카르셀에 돌아다니는 대부분 사람이 전 세계에서 온 관광객들로, 90%가 외국인이니 파리지엥들과는 별 상관없는 구역일 수도 있다. 서비스 차원에서 바쁜 그들에게 간편식을 제공하는 것이 하등 이상할 이유는 없다. 전 세계가 자본주의로 돈의 흐름을 좇아 가는데 프랑스라고 매일 2~3시간씩 앉아 점심을 먹는 레스토랑만 고집해서는 경쟁력이 없다. 게다가 카르셀 지역은 민간 자본이 경영하는 곳이므로 과거 몽마르트르 언덕의 테르트르 광장에 맥도날드가 들어간다고 했을 때 파리 시가 거절했던 것처럼 박물관 측이나 파리 시에서 이렇다 저렇다 토를 달 처지가 아닌 거다.
사실 프랑스 수돗물 자체도 생수라고 할 수 있다. 한국처럼 강물을 퍼 올려 정수한 것이 아니라 지하수를 끌어 올려 여기에 염소를 넣어 소독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돗물 문제는 미생물이 아니라 물속에 녹아있는 석회질 성분 때문에 발생한다. 하루만 설거지하지 않고 그릇을 그냥 놔두면 하얗게 석회가 앉고 며칠 지나면 아예 치석처럼 달라붙는다. 그러다 보니 이 나라의 모든 것은 석회질과의 싸움이다. 다리미나 가습기도 그냥 수돗물로 계속 쓰면 석회가 끼어 나중에는 노즐이 막힌다. 그래서 석회질을 제거하는 미네랄 제거용 물이 따로 시판되는데 수돗물에 타서 물속의 모든 노폐물과 석회질, 염소까지 제거한다. 그러나 이런 제품은 화학약품이니 절대로 식용으로는 쓰면 안 된다. 게다가 생수라도 석회질이 아주 제거된 게 아니다. 에비앙(Evian)에도 꽤 많은 석회질이 들어 있다. 그래서 프랑스에 가면 처음에는 에비앙이나 볼빅(volvic)을 사서 이 물로 밥도 해먹고 세수 후 얼굴을 헹구는 호사도 부리지만 결국에는 수돗물에 익숙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