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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88952220899
· 쪽수 : 512쪽
· 출판일 : 2012-11-28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마이클은 시계를 보았다. 몇 시간이 흘러 8시 50분이 되었다. 이 악몽이 끝나려면 몇 시간이나 더 흘러야 할까? 자신을 이 꼴로 내팽개쳐 놓고 어떻게 먹고 마시고 놀고 있을 수 있을까? 지금쯤이라면 분명히 애슐리와 어머니까지, ‘모두 다’ 상황을 다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갑자기 공포가 밀려왔다. 지금이 아침 8시 50분일까, 저녁 8시 50분일까?
조금 전만 해도 오후 아니었나? 그는 지난 몇 시간 동안 한 시간 간격으로 시계를 보았다. 24시간이 통째로 지나가는 줄도 모를 리 없었다. 지금은 저녁이어야만 했다. 내일 아침은 아닐 것이다.
거의 48시간이 흘렀다.
‘이 녀석들은 도대체 뭘 하고 있지?’
그는 손으로 바닥을 누르면서 몸을 일으켜 잠시나마 감각이 없는 등에 피가 돌게 했다. 계속 웅크리고 있던 어깨가 아파 왔고, 운동 부족과 탈수 때문에 관절에도 통증이 느껴졌다. 그는 항해 경험을 통해 탈수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었다. 머리가 계속 욱신거렸다. 엄지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누르면 잠시나마 욱신거림이 멈추었지만 이내 전보다 더 거세게 욱신거렸다.
“토요일에 결혼식을 해야 하는데, 이 나쁜 자식들! 어서 날 꺼내 줘!”
마이클은 있는 힘을 다해 크게 소리치면서 관을 주먹으로 치고 발길질을 했다.
마크는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붉은 안개 같은 공포에 휩싸여 눈앞이 캄캄하고 머릿속이 멍했다. 마이클의 목소리였다. 희미하게 새어 나오는 마이클의 목소리를 들었다. 오, 이런!
마크는 비가 쏟아지는 캄캄한 숲속에서 BMW의 문을 닫고 열쇠를 꽂아 시동을 걸려고 애썼다. 장화에는 진흙이 엉겨 붙어 무겁고 지저분했다. 빗물이 모자를 타고 마크의 얼굴로 흘러냈다.
마크가 장갑 낀 손으로 차 열쇠를 돌리자 전조등이 환하게 켜지면서 엔진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전조등 불빛에 마이클의 무덤과 그 너머에 있는 나무들이 보였다. 들짐승 한 마리가 덤불 속으로 황급히 몸을 피했다. 비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와 풀들이 순간 바다 밑바닥에서 조류에 흔들리는 물풀처럼 비현실적으로 보였다.
마크는 마이클의 무덤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조심스럽게 골 함석판을 다시 덮어 놓았고, 자신이 뿌리째 뽑아 버린 관목 한 그루는 눈에 띄지 않게 잘 가려 놓았다. 그러다 땅에 꽂혀 있는 삽 한 자루를 보고는 허둥지둥 차에서 내렸다. 마크는 트렁크에 삽을 집어넣으면서 누가 지켜보지는 않는지 주위를 살피고 또 살폈다.
“제 말을 아실 거예요. 각지에서 손님들이 오고 있어요. 적어도 우린 그냥 교회에서 그분들을 만나고 먹을 것이라도 대접해야 해요. 우리가 아무도 없는데 마이클이 나타나면 어떻게 되겠어요?”
“죽은 친구들을 애도하는 뜻으로 식을 취소했다면 그 애도 이해할 거야.”
애슐리는 더 구슬피 울면서 말했다.
“제발, 어머니, 제발요. 내일 교회에 가요.”
“약 먹고 좀 자렴, 아가.”
“내일 아침 일찍 전화 드릴게요.”
“그래, 일찍 일어나 있을게.”
“전화 주셔서 고마워요.”
“잘 자렴.”
“안녕히 주무세요.”
애슐리는 수화기를 제자리에 놓았다. 그리고는 활기차게 돌아누웠다. 목욕 가운의 벌어진 앞섶으로 가슴이 드러났다. 애슐리는 벌거벗은 채로 옆에 누워 있는 마크를 내려다보았다.
“멍청한 여자, 아무것도 모르면서, 아무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