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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회

재회

(제56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

요코제키 다이 (지은이), 이수미 (옮긴이)
살림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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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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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재회 (제56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52230218
· 쪽수 : 356쪽
· 출판일 : 2014-11-25

책 소개

제56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 에도가와 란포상에 8번이나 도전한 끝에 당선된 작품이다. 작가 요코제키 다이는 이 작품으로 데뷔하였으며, 히가시노 게이고 등의 심사위원으로부터 현실에 대한 묘사와 인간의 감정 흐름에 대한 관찰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았다.

목차

제1장 살의
제2장 해후
제3장 의심
제4장 첫사랑
제5장 머나먼 날의 총성
제6장 마음의 어둠
마지막 장 재회

저자소개

요코제키 다이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75년 시즈오카 현 출생. 무사시 대학 인문학부를 졸업한 뒤, 《재회》라는 작품을 통해 일본 추리소설 작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최고 영예의 등용문이라 할 수 있는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등단하였다. 이 작품은 2012년에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하였다. 에도가와 란포상 제31회 수상자이면서 제56회 심사위원이었던 히가시노 게이고는 요코제키 다이의 작품에 대해 현실에 대한 묘사와 인간의 감정 흐름에 대한 관찰이 뛰어나다는 평을 했다. 특히 그의 작품들은 유혈이 낭자하는 사건 없이도 치밀한 구성력과 단정한 문장으로 미스터리 팬들을 작품 속으로 끌어당긴다. 주요 작품으로 《루팡의 딸》, 《닌자의 딸》, 《가면의 너에게 고한다》, 《스마일 메이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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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미 (옮긴이)    정보 더보기
대학에서 수학을 공부하며 유학을 준비하던 중 일본어에 매력을 느끼고 번역 공부를 시작했다. 졸업 후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비즈니스 전문학교 일본문화학과와 일본 외국어 전문학교 일한 통역번역과정을수료했다. 이후, 뉴질랜드로 건너가 현지인들에게 일본어와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을 했다. 지금은 한국에 정착하여 일본 문학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지만, 언젠가는 노트북 하나만 들고 온 세계를 누비며 번역을 하게 될 날을 꿈꾸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쇼트 트립』 『얼론 투게더』 『열여덟의 여름』 『리락쿠마의 생활』 『당당하게 퇴근하기』 『다시 한 번 하늘 높이』 『대답의 기술』 『따뜻한 카운슬링』 『선택』 『미싱』 『케사랑파사랑』 『귀여운 종이 오리기』 『행복한 종이오리기 1, 2』 『행복한 미술치료』 『잿빛 무지개』 『어젯밤 카레, 내일의 빵』 등 다수가 있다. 지은 책으로 전자책 『번역가 이수미의 독자에게 말걸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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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돈을 좀 더 많이 줄까 봐. 다른 방법이 없어.”
“돈을?”
“응. 그 자식은 지금 돈을 원하고 있어. 좀 더 주면 물러설지도 몰라.”
“그러면 끝이 없어. 평생 그 자식한테 돈을 갖다 바칠 작정이야?”
“딱 한 번, 딱 한 번만. 내일 밤 돈을 주고 협상할게. 그래도 안 된다면 그땐 나도 포기하겠어.”
마사키의 장래가 걸린 문제다. 한 가닥의 희망이라도 있다면 도전해봐야 한다. 마키코는 그렇게 생각했다.
“말이 안 통해. 오늘 그 자식이랑 이야기해보고 느꼈어. 하지만 마키코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한 번만 더 시도할 수는 있겠지. 문제는 금액이야. 얼마로 할 생각이지?”
“백만 엔. 그 정도가 타당한 것 같아.”
“백만……이라.” 게스케가 중얼거렸다. “돈은 내가 준비할게. 내일까지 반드시 준비할 테니 걱정하지 마.”
“돈은 내가…….”
“내가 하게 해줘. 마사키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도 별로 없잖아. 그보다 나오토한테 연락해보자. 그 친구라면 가족이기도 하니 사쿠마를 설득할 수 있을지도 몰라.”
게스케의 의견에는 찬성이었다. 하지만 나오토가 사쿠마를 설득해주리라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나오토는 지금도 사쿠마를 감당하기 어려워보였다. 하지만 가족인 만큼 좋은 방책을 생각해줄지도 모른다.
오늘도 두 번 정도 통화를 시도했지만 모두 음성사서함으로 연결되었다. 내일 한 번 더 전화해보자. 마키코는 마음속으로 그렇게 다짐했다.
그때 휴대전화가 울렸다. 게스케의 전화였다. 게스케가 운전석에서 내려 전화를 받는다. 게스케의 뒷모습을 보며 마키코는 생각한다.
만약 처음부터 몸을 요구했다면 어떻게 했을까? 마사키의 장래를 위해 그 남자에게 안기는 방법을 선택했을까?
그 남자에게 안긴다.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쳤다. 하지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망설이는 자신의 모습이 보인다는 사실이었다.
“미안, 회사 전화였어.”
그렇게 말하며 게스케가 다시 차에 올랐다. 그리고 시동을 걸고 출발한다. 마키코의 집은 바로 코앞이다. 다시 국도로 나와 신호등에 붙잡혔을 때 게스케가 툭 한마디 던졌다.
“차라리 죽여 버리고 싶다, 저런 자식.”
동감이었다. 마키코도 그렇게 생각했다.


나라 형사가 창문을 열고 크게 숨을 들이마신다.
“공기가 맛있네요, 역시.”
왠지 종잡을 수 없는 남자다. 나이는 서른이 될까 말까? 현경의 수사1과 소속이라면 나름대로 실력을 겸비했을 터인데 지금으로선 재능의 편린조차 보이지 않는다. 묘한 분위기를 지닌 남자였다.
시영 주택가를 지나 완만하게 굽은 산길을 달리니 이번에는 큰 저택이 늘어선 마을이 보이기 시작했다. 준이치가 어릴 적 고지대라 부르던 지역이다. 그곳에 나오토의 본가가 있었다. 지도도 필요 없다. 몇 번이나 갔던 집이다. 그 집 앞에 차를 세웠다.
“도착했습니다.”
“그래요?”
차에서 내려 돌로 만든 문 앞에 섰다. 문 너머로 서양식 저택이 보인다. 어릴 적 기억이 되살아났다. 나는 지금 나오토 집 앞에 서 있다. 준이치는 실감했다.
나오토와의 관계를 나라에게 미리 말해두는 편이 좋을까? 차 안에서 줄곧 망설였지만 결국 말하지 못했다. 나라는 벌써 인터폰을 누르고 자기소개를 하고 있었다. “가나가와 현경에서 왔습니다. 가족 분들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요.”
“들어오세요.”
스피커에서 흘러나온 건 남자 목소리였다. 나오토 같기도 했지만 확신할 수 없었다. 나라를 따라 문을 넘어 들어간다.
현관까지 이어지는 돌층계의 양옆으로 정성껏 손질된 정원이 보였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연못이 있고, 분명 잉어도 헤엄치고 있을 것이다. 그 잉어를 잡으려다가 나오토의 아버지에게 호되게 야단맞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잉어를 잡자고 먼저 제안한 게 준이치였던가? 아니면 게스케였던가? 거기까지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현관문이 열린다. 안에서 와이셔츠 차림의 남자가 나와 두 사람을 맞아주었다.
“수고 많으십니다. 제가 히데유키의 동생 사쿠마 나오토입니다.”
나오토는 먼저 나라를 보고 그 뒤에 서 있는 준이치를 보았다. 나오토의 시선이 멈춘다. 의아한 표정이다. 이윽고 그 표정에 놀라움이 담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중얼거렸다.
“준이치……?”
준이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였다. 나라가 의아스러운 표정으로 두 사람의 얼굴을 번갈아 본다. 그런 나라에게 준이치가 말했다.
“기회가 없어서 말을 못했는데, 나오토 씨와 저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시절 동급생입니다. 하지만 수사에 별다른 지장은 없을 겁니다.”
“그렇군요.”
나라가 납득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사쿠마의 죽음. 그리고 타임캡슐에서 사라진 권총. 이 두 가지 사이의 연결고리. 설마…… 그런 건가? 게스케는 숨을 삼키고 준이치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사망추정시각은 토요일 밤 10시. 그 옆의 백엔숍 점장이 총성 비슷한 소리를 들었다고 증언했어.”
사쿠마의 시체를 발견했을 때를 떠올린다. 가슴 부위에서 엄청난 양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랬다. 언젠가 본 적이 있는 듯한 기시감. 사쿠마의 시체는 23년 전 숲에서 보았던 아버지의 시체와 흡사했다.
“중요한 건 이제부터야.” 준이치가 몸을 앞으로 내민다. “사쿠마의 시체에서 검출된 탄환은 돌아가신 기요하라 가즈오, 즉 게스케 아버님의 권총에서 발사된 것으로 밝혀졌어.”
“농담이지?”
마키코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나오토도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틀림없어. 그 타임캡슐에 묻어두었던 권총이 흉기였어.”
너무 놀라 말이 나오지 않았다. 마키코와 나오토도 눈을 크게 뜨고 있다. 준이치는 계속했다.
“그 타임캡슐에 권총이 들어 있다는 건 우리 네 사람밖에 몰라.”
준이치의 말이 가슴을 울렸다. 준이치가 생각하는 게 무엇인지 게스케도 알아차렸다. 그리 어렵지 않다. 자연스럽게 생각하다 보면 그런 결론에 이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캡슐에 설치한 다이얼 자물쇠. 그 비밀번호를 아는 사람도 우리 넷뿐이야.”
“설마 준이치…….”
마키코가 중얼거렸다. 준이치가 고개를 크게 끄덕인다.
“그래. 우리 네 명 중 누군가가 타임캡슐을 열고 그 권총을 꺼냈어.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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