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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미술가
· ISBN : 9788952242099
· 쪽수 : 284쪽
· 출판일 : 2020-05-15
책 소개
목차
·‘망각의 화가’ 아닌 당당한 한국 근대미술가로 우뚝 서다_『진환 평전』을 펴내며 전환기념사업회 8
·잊혀졌던 예술을 찾아가는 기적 같은 시간_『진환 평전』 발간에 부쳐 구보경 11
·진환, 되찾은 한국 근대미술사의 퍼즐 한 조각 황정수 17
작가 진환을 재조명해야 하는 이유 17
진환과 이중섭 23
·진환과 1930~1940년대 일본 초현실주의 미술 안태연 33
미술사의 심연 속에 매몰되다시피 한 비운의 작가 33
모더니즘 흐름에 적극 참여한 화력(畵歷) 36
소 이미지, 회상과 염원이 교차하는 환상회화로 재탄생시켜 44
일본 초현실주의 미술과 한국 근현대미술의 관계 50
·화보 53
작품
습작, 스케치, 삽화
·작가 진환의 삶 99
무장(茂長)의 화가 진환 윤주 99
타고난 예술적 재능 105
집안의 기대를 무릅쓰고 108
일본에서의 학업과 작품 활동 112
뜻하지 않은 귀국, 단절된 열정 120
소, 민족의 향토성 125
전쟁이 앗아간 예술가의 삶 127
심연에서(de frofundis) 131
·진환의 작품 세계: 일곱 가지 키워드 134
무장, 그 향토색 134
한민족과 소 그리고 아이들 136
화가로 교육자로 148
다양한 재능, 타고난 예술성 151
청년 진환의 홀로서기 157
뛰어난 문학성 163
창작의 동인(動因) 168
·진환의 소-되기(Becoming an Ox) 최재원 175
생가에 걸린 <바이올린이 있는 풍경> 176
<자화상>이 아니라 <초상> 177
봉강집, 1·4후퇴와 진환의 최후 180
흥학구국(興學救國) 185
원근법 연습과 기하학 187
무장읍성과 알레고리: 무(無)장소(NON-PLACE)와 현존(NOW-HERE)의 간극 189
무장의 소-되기(Becoming on ox) 193
·작가 진환의 재조명, 1981~ 198
진환을 추모한다 서정주 201
東京시절의 진환 하야시다 시게마사 201
그림 속의 말 김치수 205
·부록 217
진환(1913~1951) 연보 218
유품·자료 221
찾아보기 281
저자소개
책속에서
“제가 쏜 총에 선생님이 돌아가셨어요!”
진환(陳?, 1913~1951)의 죽음을 알리는 절규가 무장(茂長)골을 뒤흔들었다. 6·25전쟁 중 학도병으로 나가 스승을 적으로 오인하여 죽인 후 통곡하며 알린 제자와, 집에서 불과 20여 리 떨어진 산비탈에서 죽임을 당한 스승의 사연이 기막히다. 고향의 정취를 주로 그리며 이름을 알리던 화가 진환은 그렇게 사랑하던 고향에서 서른여덟 살의 젊디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소 그림 하면 흔히들 이중섭을 맨 먼저 떠올리지만, 사실 소를 대표적인 소재로 하여 그림을 그린 것은 진환이다. 진환은 일본에서뿐만 아니라 한국에 돌아와서도 본격적으로 소를 많이 그렸다. 현재 남아 있는 소 그림을 보더라도 이중섭이 그린 소 그림들은 1950년대의 것들인 반면 진환은 이미 1942~1943년에 <우기 8> <물속의 소들> 등의 작품을 그리고 있다. 이들 작품은 이중섭의 소 그림과 매우 유사한 면이 많아 두 사람 사이의 영향관계를 추측케 한다. ……
소 그림뿐만 아니라 다른 소재 작품들에서도 두 사람 사이의 유사성이 보인다. 특히 이중섭 작품의 대표적인 도상 중 하나인 낙원 풍경이나 아이들이 벌거벗고 노는 모습 등은 진환의 1940년경 작품 <천도(天桃)와 아이들>과 도상이나 기법, 작품의 모티프 취택 등에서 지나치게 닮은 면을 보인다. 이러한 유형의 작품 또한 이중섭의 것들은 모두 1950년대에 제작되나 진환의 작품은 1940년대에 제작된 것이니, 역시 시기적으로 보아도 진환 작품의 제작 시기가 앞선다. 그러니 만일 두 사람 사이에 영향관계가 있다면 이중섭이 진환의 영향을 받았음이 자명한 일이다.
진환과 이중섭 작품의 이러한 유사성은 우연에 의해 단순히 그리된 것일까, 아니면 이중섭의 일방적인 표절 또는 모방일까 단정하기는 조심스럽다. 다만, 두 사람이 함께 일본에 유학해서 활동하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함께 신미술가협회에서 활동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선배로 먼저 활동하며 작품 활동을 한 진환의 모습을 이중섭이 여러 가지 면에서 닮아가고 있었을 것이라 추측은 해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1936년 제5회 독립미술협회전에 후쿠자와가 출품한 작품 <소>는 주제와 도상 등 여러 가지 면모에서 특히 주목할 만하다. 화면 전체에서 감도는 초현실적 환상의 연출에 더하여, 작품의 주제로 ‘소’를 주연으로 내세우고 있는 점에서이다. ……
‘소’라는 주제는 향토적이고 평온한 정서를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당시 일본에서 초현실주의를 수용한 화가들이 추구했던 유토피아적 정서, 즉 이상향을 투영한 대상이라 해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