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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고전
· ISBN : 9788952243188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22-01-25
책 소개
목차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제8장
제9장
제10장
제11장
제12장
제13장
제14장
제15장
제16장
제17장
제18장
제19장
제20장
제21장
제22장
제23장
『로드 짐』을 찾아서
책속에서
그러던 그가 딱 한 번, 바다의 본격적인 분노와 마주하게 되었다. 그런 사건은 단순한 자연적 재해가 아니다. 그런 자연의 분노에는 악의적 목적과 통제할 수 없는 잔인성이 들어 있다. 그것은 그의 희망과 눈물, 피로로 인한 고통, 휴식을 위한 갈망을 송두리째 앗아가려 한다. 그것은 그가 보고, 알고, 사랑하고, 즐기고, 미워했던 모든 것을 파괴하려 한다.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하고 필요한 모든 것들, 예컨대 햇빛과 기억들과 미래를 말살하려 한다. 그의 목숨을 앗아간다는 단순하면서도 섬뜩한 그 행위로 인해, 그에게 소중했던 세계 전체를 그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만들려는 것이다.
내가 말하는 용기란 군인의 용기, 시민으로서의 용기라든지, 혹은 다른 어떤 특별한 용기를 뜻하는 게 아니야. 그저 유혹과 정면으로 맞설 수 있는 용기, 허식이 없는 그런 마음의 태도를 뜻하는 거야. 우리가 살아가면서 옆에서 지나가는 걸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사람들, 무슨 변덕이나 변태로 갑자기 혼란을 겪는 일이 없는 그런 사람을 말하는 거야. 하지만 그는 거기 그냥 나 몰라라 하는 태도로 서 있었어. 나는 그 사실을 믿을 수 없었지. 나는 그가 선원으로서의 명예를 걸고 몸부림치는 모습이 보고 싶었던 거야.
짐이 그때 느꼈던 첫 번째 충동은 고함을 질러 승객들을 깨운다는 것이었어. 배는 당장 공황 상태에 빠졌겠지. 그러나 너무나 무겁게 밀려오는 무력감에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는 거야. 흔히 입천장에 혀가 달라붙었다는 표현을 쓰지? 짐이 바로 그런 상태에 있었던 거야. 그는 그 상황을 아주 간결하게 ‘입이 바싹 말랐어요’라고 표현하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