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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54429924
· 쪽수 : 236쪽
· 출판일 : 2013-05-27
책 소개
목차
야구부, 기쿠치 히로키
배구부, 이즈미 후스케
브라스밴드부, 사와지마 아야
영화부, 마에다 료야
소프트볼부, 미야베 미카
다시 야구부, 기쿠치 히로키
배드민턴부, 히가시하라 가스미
옮긴이 후기
리뷰
책속에서
기리시마는 늘 내 앞을 걷고 있었다. 그 기리시마가 사라져 의지할 곳이 없어 불안한 건지, 시야가 트여 상쾌한 건지, 솔직히 나는 알 수 없었다. 그저 생각하면 할수록 내가 점점 더 싫은 놈이 되어가는 듯하여, 뚜껑을 그만 덮어버리기로 한다.
핑크가 어울리는 여자는, 분명, 이긴 거다. 이미, 뭔가에.
왜 고등학교 교실 안의 인간은 이토록 알기 쉽게 계층화되는 것일까? 남자 톱 그룹, 여자 톱 그룹, 그 외의 나머지. 척 보고 한눈에 알아버린다. 그런 아이들은 왠지 교복 입는 법부터, 소지품부터, 글자 모양이나 걸음걸이나 말투 등등 모든 것이 다르다. 몇 번이나 만지고 싶었던 뒤죽박죽 갈색머리는 그가 소속된 계층 이외의 남자가 아무리 따라 한다 해도 ‘오늘 습도가 높나보지?’라고 묻고 싶어질 뿐이다.
짤막한 교복도, 조금 품이 큰 바지도, 가늘고 날카로운 눈썹도, 조금 삐져나온 하얀 셔츠도, 손목의 끈팔찌도, 이 모두가 왠지 그들만의 특권인 것 같다.
나는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고등학교에서는 학교들 사이에 순위가 매겨진다. 그에 관해서는 왜 그런지 의견이 모두 일치한다. 영어나 국어 시간에 영문 모를 대답만 연발하는 녀석도 그 순위만큼은 틀리지 않는다. 크게 나눠, 눈에 띄는 아이와 눈에 띄지 않는 아이. 운동부와 문화부.
위인지, 아래인지.
눈에 띄는 아이는 눈에 띄는 아이끼리 친해지고, 눈에 띄지 않는 아이는 눈에 띄지 않는 아이끼리 친해진다. 눈에 띄는 아이는 같은 교복이라도 멋지게 입고, 헤어스타일도 개성 있게 손질하고, 염색을 해도 좋고, 큰소리로 이야기해도 좋고 웃어도 좋고 행사 때 떠들어도 좋다. 눈에 띄지 않는 아이는 전부 안 된다.
이 판단만큼은 아무도 틀리지 않는다. 시험 성적이 아무리 나쁜 바보라도 이 선택에는 실수가 없다.
왜일까 왜일까 생각하면서, 마음대로 내 처지를 파악해버린다.
나는 그런 인간이다. 그런 인간이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