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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가인살롱

조선가인살롱

신현수 (지은이)
  |  
자음과모음
2020-12-07
  |  
13,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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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가인살롱

책 정보

· 제목 : 조선가인살롱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54445450
· 쪽수 : 216쪽

책 소개

어느 날 갑자기 조선으로 타임 슬립한 21세기 소녀 체리가 현재로 되돌아오기 위해 필요한 미션을 수행하며 자존감과 정체성을 찾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십대 소녀처럼 통통 튀는 유쾌한 문체와 개성 있는 등장인물들이 읽는 재미를 더한다.

목차

여기는 어디? 나는 누구?
혹시 저 인간이 채홍사일지라도
클렌징폼 대신 팥가루, 스킨 대신 미안수
산앵두처럼 상큼한, 배꽃처럼 환한
그런다고 포기할쏘냐?
그대 같은 천하절색, 나 같은 천하박색
미션명 ‘공주마마 가인 만들기’
조선에서 썸을 탈 줄이야!
네가 단매에 죽어 봐야 정신을 차리겠지?
윤곽 화장술 VS 반(反)윤곽 화장술
실버들을 천만사 늘여 놓고도
조선 규수들의 워너비 모달
강남흔녀는 NO, 개성가인 OK!
광통교 위에 보름달은 떠오르고
한양의 핫플, 조선가인살롱
그대는 나의 정인, 나는 그대의 정인
하늘 가득 먹구름
음산한 추국장
큰칼 쓰고 옥에 갇혀
그날은 오는데
머물까, 돌아갈까?
은파란 반지를 낀……

작가의 말

저자소개

신현수 (지은이)    정보 더보기
이화여자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국민일보 기자로 일했으며 ‘샘터상’에 동화가, ‘여성동아 장편 소설 공모’에 소설이 당선되면서 작가가 되었다. 청소년 소설, 동화, 어린이 지식정보책, 그림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채로운 주제의 책을 두루 쓰며 학교와 도서관 강연을 통해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쓴 책으로는 청소년 소설 『플라스틱 빔보』 『조선가인살롱』 『은명 소녀 분투기』 『첫사랑 49.5℃』(공저), 동화 『사월의 노래』 『그해 유월은』 『내 이름은 이강산』 『출동! 머니 뭐니 클럽』 『사이공 하늘 아래』 『하람이의 엉뚱한 작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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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여기가 어디야? 사이비 종교 신당인가? 나 혹시 제물로 바쳐지는 거?’
체리는 잔뜩 긴장했다.
“잘 들어라. 이곳으로 말할 것 같으면 조선 왕실을 지키는 신성한 성수청이고,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성수청 수장인 도무녀이며, 너로 말할 것 같으면 미래국 대한민국에서 조선으로 왔느니라.”
‘뭐, 성수청 도무녀? 내가 조선 시대로 왔다고? 이게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
“장난하세요? 내가 왜 조선 시대로 와요?”
체리는 까무러칠 듯 놀라 소리쳤다. 그러나 도무녀는 못 들은 척 제 말만 할 뿐이었다.
“이에 하늘의 뜻을 알리노니, 아까 그분을 따라가되 누구에게든 미래국 출신임을 발설해선 아니 되느니라.”
체리는 머리끝이 쭈뼛 곤두섰다. 꿈인가 싶어 볼을 꼬집어 봤다. 아팠다. 너무 아팠다. 그럼 꿈이 아니란 건데 도무지 이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헛소리 말고 얼른 풀어 줘요!”
“어허! 신성한 성수청에서 어찌 목소리를 높이느냐! 너 스스로 원해서 조선 땅에 떨어졌거늘, 이걸 봐도 모르겠느냐?”
도무녀가 쩌렁쩌렁하게 야단을 치며 작고 네모반듯한 초록색 케이스를 열어 보였다.
‘엇, 저것은!’


잠시 후, 공주 방으로 들어가 마주 앉자 공주가 체리를 찬찬히 뜯어보았다. 이마에서 눈으로, 눈에서 코로, 코에서 입술로, 입술에서 뺨으로 눈길을 옮겨 가면서……. 그러자 윤 상궁이 효연 공주의 손에 붓을 쥐여 주며 말했다.
“공주마마, 강 규수에게 뭐든 하명하소서.”
그 말이 신호가 된 듯 공주가 갑자기 눈물을 주르르 흘렸다. 윤 상궁이 애처로운 눈빛으로 공주의 눈물을 무명수건으로 닦아 주었다. 그제야 공주가 눈물을 그치더니 종이에 글씨를 쓰기 시작했다. 한 글자 한 글자 힘들게 쓰고 난 후에는 체리가 볼 수 있게 종이를 돌려 놓았다. 종이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그대 같은 천하절색
나 같은 천하박색
체리는 어리둥절했다. 공주는 ‘그대 같은 천하절색’이란 글을 짚은 다음 그 손가락으로 체리를 가리키고, ‘나 같은 천하박색’이란 글을 짚고서는 자신을 가리켰다.
‘내가 천하절색, 공주가 천하박색이라고? 누구 놀리시남?’
체리는 웃으며 말했다.
“무슨 소리셔요? 공주마마님이 천하절색이시지요. 저야말로 천하박색이고…….”
그러자 공주가 체리를 무섭게 노려보더니 팽 돌아앉았다.


체리는 공주의 등허리와 어깨를 꼿꼿이 세워 주고 보폭을 좀 큼직하게 잡아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게 했다. 공주는 이제야 알아챈 듯 훨씬 안정된 자세로 당당한 걸음걸이를 선보였다.
“우아! 공주마마 최고! 이제 제대로 하시는데요? 진짜 멋있고 당당해 보여요. 활기차 보이고요.”
“정말? 나 잘했어?”
“그렇다니까요. 지금처럼만 하시면 우리 공주마마 조선 최고 가인 되는 건 시간문제예요.”
체리가 칭찬을 한 보따리 늘어놓자 공주가 해맑게 웃었다.
“가인은 무슨. 그렇게까지 안 되도 좋아. 강 규수 덕분에 이렇게 살도 통통히 찌고 얼굴도 고와지고 자신감도 생기고. 이것만으로도 행복해. 다 죽어 가던 내가 강 규수 덕분에 살았잖아.”
“아닙니다, 제가 되레 공주마마께 감사해요. 아무리 저 혼자 노력해도 마마께서 안 따라와 주셨으면 불가능했을 일이니까요.”
정말 지난 한 달은 두 사람에게 참으로 중요한 시간이었다. 반윤곽 화장술이 의외로 잘 어울리자 공주는 체리를 더욱 신뢰하게 되었다. 체리는 체리대로 힘이 나서 장 나인과 함께 이런저런 화장품도 더 만들어 보고, 화장술도 더 열심히 연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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