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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4448864
· 쪽수 : 164쪽
책 소개
목차
소설 엄마를 절에 버리러
암 늑대 김수련의 사랑
있잖아요 비밀이에요
에세이 무지개떡처럼
해설 살짝 귀엽고 한없이 현실적인 ‘엄마’의 변신담 ― 안서현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엄마, 우리는 가진 게 너무 없잖아. 아버지가 집도 안 사놓고 쓰러져버렸잖아. 그나마 있는 돈도 병원비로 다 까먹었잖아. 엄마는 종일 아버지한테 붙잡혀서 어미 귀신 같은 몰골로 살고, 나도 종일 일하느라 새끼 귀신 같은 몰골로 살았잖아. 우리가 귀신이었잖아. 그치? 근데 엄마, 이게 다 우리가 감당해야 하는 일이래. 내가 이 모든 걸 받아들여야 하는 게 당연한 거래. 청약 적금까지 해약하고, 집도 없이, 노후 대비도 전혀 하지 못하고 하루하루 갚아야 할 돈만 생각하며 기계처럼 일하는 게 당연한 거래.
_「엄마를 절에 버리러」
끝없이 이어지는 빚을 갚다가 모든 걸 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나의 가족을 내다 버리고 싶었다. 그날 나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엉뚱한 역에 내렸고, 난생처음 동작대교를 걸으며 나에게 가족을 버릴 만한 결단력이 있는지 고심했다. 우리가 가족으로 맺어져 있는 게 슬프고 한스러웠다. 그러나 다시 태어나더라도 부모와 전혀 모르는 사이가 되고 싶진 않았다. 서로를 아예 모르는 채로 살아가는 삶은 상상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시 가족으로 만나, 이번엔 돈이 아주 많은 가족으로 만나 서로에게 든든하고 편안한 안식처가 되어주고 싶었다. 돈이 많으면 그런 가족이될 수 있을 것 같았다.
_「엄마를 절에 버리러」
어쩌면 엄마의 인생이 그런지도 모른다. 천 원짜리만 간간이 당첨되는 인생. 새 스크래치 복권을 받아서 이번엔 당첨될지도 모른다고 간절하게 소원하는 인생. 그런 인생이 길게 이어지는 것이다. 끝까지. 당첨 없이 소원만 비는 인생이 끝까지. 엄마가 내 이름을 김소원이라고 지은 것은 아마도 그런 의미이려나. 소망을 담아서 간절하게 뭔가를 바란 것이려나. 그 소망이 뭔지 나는 알 것 같았다.
_「엄마를 절에 버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