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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좋은부모 > 육아/교육 에세이
· ISBN : 9788954615754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11-08-2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_ 산이네 가족 소개
1장_ 성미산 마을의 아이들
1. 산이와 오름의 아침 풍경
2. 산이의 성미산 나들이
3. 단오 축제와 분홍색 제기
4. 공동육아의 꽃, 마을의 마실
5. 신종 플루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6. 공동육아와 그 후, 그리고 몇 가지 고민들
* 성미산마을 정보 1_ 마을의 교육 터전들
2장_ 성미산 마을의 삶
1. 초록비의 저녁시간
2. 공동육아, 마을 문화를 만들다
3. 성미산마을의 중심, 생협
4. 작은나무, 동네부엌, 성미산밥상
5. 마을의 문화적 구심점, 성미산극장
6. 도심 속 작은 잔치, 마을 축제와 운동회
* 성미산마을 정보 2_ 삶과 문화를 가꾸는 곳들
3장_ 성미산마을의 아름다운 힘
1. 오름의 회의시간
2. 성미산마을의 힘, 성미산 지키기
3. 나눔이 있는 마을
4. ‘마을=일터’로 성장하는 꿈
5. 지역 정치를 위해
6. 마을의 희망을 담은 ‘보험’들
* 성미산마을 정보 3_ 마을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들
4장_ 성미산마을의 고민과 미래
1. 뭐 이런 마을이 있어?
2. ‘살고 싶은 마을’에서 ‘함께 살아가는 마을’로
3. 아직은 높은 진입장벽
4. 성미산마을에 대한 몇 가지 오해
5. 끊임없이 교차하는 실패와 성공
6. 성미산마을의 미래는 ‘도심의 고향’
* 성미산마을 정보 4_ 고향 마을을 향해
에필로그_ 우리, 앞으로도 쭉 이렇게 지내요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시끌시끌 요란법석한 산이의 아침은 나린이로부터 시작된다. 엄마 아빠가 모두 일찍 출근하는 나린이는 아침 7시면 아빠인 ‘참나무’ 등에 업혀 산이네 집으로 온다. 이른 아침이어서 잠이 덜 깬 나린이는 아빠 어깨에 얼굴을 묻은 채 자고 있다. 설령 깨었다 해도 산이네 집에 올 때까지는 잠자는 척이다. 아빠에게 업혀 가는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아이들이 아니니까. 서교동에 살 때는 그렇지 않았는데 성미산어린이집 근처로 이사 온 작년부터는 아침 풍경이 늘 이렇다. 게다가 문을 나서면 크게 소리쳐 불러주는 친구와 동생들이 있으니 이만하면 서울 도심이 아니라 한적한 시골 마을에 사는 기분이다.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다소 무리는 있었지만 성미산마을이 있는 성산동으로 이사 오기를 백번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밖에서 일하는 오름 같은 어른들은 아이들이 성미산에서 어떻게 성장하는지 자세히 알지 못한다. 그러나 일상에서 불쑥불쑥 돋아나는 아이들 이야기를 접할 때면 어느새 성미산과 함께 쑥 자란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애기똥풀 이야기도 그런 경우다. 산이는 애기똥풀과 함께한 경험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아빠에게 전해줄 만큼 사물을 대하는 시선이 놀랍도록 정교해졌다. 표현방법도 탁월해졌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한편으론 가끔씩 마음 한구석이 아려오기도 한다.‘ 산이가 좀 더 일찍 공동육아 어린이집과 성미산마을의 품에 안겼다면’하는 아쉬움이 강하게 들어서다.
오늘처럼 급하게 마실을 보낼 경우에는 서로의 협력이 중요하다. ‘우리 아이’로 함께 키우는 공동육아 정신이 없다면 부탁하기도 힘들고, 부탁을 받아도 적잖이 부담스러울 테니 말이다. 다행히 성미산마을의 어린이집에서는 서로의 아이를 돌봐주는 마실이 자연스럽다. 오름도 정말 급할 때 마실 혜택을 톡톡히 보곤 한다. 오름과 초록비 모두 직장에 다니고, 오름의 회사가 집과 가깝다지만 힘겨울 때가 종종 있다. 특히 초록비는 회사가 멀어 하원 시간까지 도착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쩌다 오름이 야근이나 야간회의라도 들어가는 날이면 비상이 걸린다. 마실이 반짝반짝 빛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서 비롯한다. 마을의 모든 아이를 내 아이처럼 키우겠다는 정신. 그렇기에 성미산마을의 마실은 다른 곳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미덕 중의 미덕이라고 할 수 있다.
누군가 “성미산마을에 와서 얻은 것 중 가장 소중한 건 뭔가요?”라고 묻는다면 오름은‘이웃’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여기에서 이웃은 보통 이웃이 아니다. 그 집의 숟가락 개수까지는 모를지라도 삶을 나누며 서로의 이야기를 마음 편히 할 수 있고, 같은 또래의 아이를 키우며 공감대를 가지고 함께 살아가는 존재, 내 아이뿐 아니라 이웃의 아이도 우리 아이로 함께 키우는 이들이 바로 성미산마을의 이웃이다.
도심 공동체나 교육 공동체와 같은 성미산마을을 가리키는 구호들은 사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먼 미래에 가서도 남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그‘사람’이 있어 성미산마을이 있고, 그 속에 내가 있고 우리 가족과 산이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