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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54623148
· 쪽수 : 268쪽
· 출판일 : 2013-12-04
책 소개
목차
저자의 글을 대신하는 이야기_ 사랑을 미룬 죄
생각만 하다 놓쳐버리는 첫 번째 이야기... 엄마 냄새
할머니, 결석하지 마세요
택배 아저씨와 손두부
가족, 그 안에서
인생역전과 인생막장 사이
꿈이 있다는 것
첫사랑, 그리고 마지막 사랑
엄마 냄새
버릴 줄 아는 용기
길을 만든 노인
어깨를 빌려드릴게요
생각만 하다 놓쳐버리는 두 번째 이야기... 이거 민국이 거
장난꾸러기 내 동생
까치발 사랑
어머니에게 가는 길, 335킬로미터
그대와 함께 떠난 제주도 여행
마음을 알아준다는 것
칭찬은 힘이 세다
‘엉쌤’의 가르침
내 인생은 나의 것
아름다운 사람, 그 철도원
이거 민국이 거
생각만 하다 놓쳐버리는 세 번째 이야기... 아버지의 숨소리
아버지의 숨소리
시간이 우리에게 준 선물
1센트의 기적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마음으로 마음에게
가끔은 일상 탈출
사랑의 조건
깊은 밤을 달려온 사랑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아버지의 자전거
생각만 하다 놓쳐버리는 마지막 이야기... 온몸에 국화꽃 향기 담아
딸을 기다리며
그냥 눈물이 날 때가 있지
콧수염 아저씨네 폐업 잔치
하나가 되는 조건
훔칠 수 없는 단 한 가지
잠시나마 심장이 바운스
자만, 추락하는 날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꽁치김치찌개
아름다운 사진 한 장
할아버지의 프리허그
온몸에 국화꽃 향기 담아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돌이켜보니 단 한 번도 그분에게 “사랑합니다” 하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이 마음 다 알아주겠지, 쑥스럽게 무슨 그런 말을 해.’
이런 식으로 미루기만 했습니다. 아니, 그런 말을 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왜 이제 와 새삼 “사랑합니다”라고 전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생각나는 걸까요. 빈말일지라도 사랑한다는 그 말 한마디가 어쩌면 그분에게는 사랑하는 마음보다 더 뜨겁고 가슴 벅찬 것일 수도 있다는 걸 왜 몰랐던 걸까요. [저자의 글을 대신하는 이야기_사랑을 미룬 죄: 12쪽]
밤새 뒤척이다 새벽녘에야 잠이 들었습니다. 해가 중천에 걸려서야 일어났습니다. 나는 다시 할머니가 계시던 계단으로 향했습니다. 손에 우유 한 통을 들고서 말입니다.
‘오늘은 할머니가 계실까?’
그 계단에 점점 가까워질수록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습니다.
‘꼭 계셔주세요, 제발.’
그 간절함이 통했던 걸까요. 그 자리에 할머니가 계셨습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바닥에 껌들을 펼쳐 놓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어, 할머니다. 휴…….’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할머니께 다가가 고개 숙여 말했습니다.
“할머니, 무슨 일 있으셨어요?”
“예……, 껌요?”
“아, 예. 껌요. 열 개 주세요.”
“열 개나요?”
“예. 제가 껌을 무척 좋아하거든요.”
할머니는 나를 올려다보며 눈으로 감사 인사를 하셨습니다. 나는 손에 든 우유를 건네며 말했습니다.
“마른 빵만 잡수시지 말고 마실 거랑 같이 드세요.”
그리고 덧붙였습니다.
“할머니, 결석하지 마세요.”
할머니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저 눈만 깜박일 뿐이었습니다. [할머니, 결석하지 마세요: 25~2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