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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조선사 > 조선후기(영조~순종)
· ISBN : 9788954624701
· 쪽수 : 184쪽
· 출판일 : 2014-05-02
책 소개
목차
머리말 ‘비극 3대’를 말하다 . 4
.『역적의 아들, 정조』 사용설명서 . 10
.정조 관련 가계도 . 12
장면 1. 역린, 왕의 트라우마-왕의 분노 . 15
설민석의 역사 특강 . 24
.가족 관계/.영조 인물 탐구/.사도세자의 성품과 정조
설민석의 심화 특강 . 43
장면 2. 초대받지 못한 자 . 49
설민석의 역사 특강 . 53
.효장세자의 아들로 입적/.홍국영과의 친분 관계/
.홍인한의 삼불필지
설민석의 심화 특강 . 59
장면 3. 아버지를 위해 살아야 했습니다 . 81
설민석의 역사 특강 . 85
.반대파 숙청/.뒤주 관련 이야기/.갑신년 구상
설민석의 심화 특강 . 89
장면 4. 지붕 위로부터의 습격, 존현각 사건 97
설민석의 역사 특강 102
정조 집권 초 숙청으로 인한 위기의식/
존현각 사건/ 문무를 겸비한 정조
설민석의 심화 특강 109
장면 5. 대왕 정조의 꿈 117
설민석의 역사 특강 121
화성 건설/ 규장각/ 신해통공 등
설민석의 심화 특강 135
장면 6. 독살(毒殺)? 독살(獨殺)! 149
설민석의 역사 특강 155
종기로 인한 죽음/ 독살설의 의견/
현대인들의 정조에 대한 평가
설민석의 심화 특강 163
정조 관련 연표 183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머리말 ‘비극 3대’를 말하다’ 中
몇 년 전의 일입니다. 강의를 준비하면서 정조에 대한 책들을 읽고 있을 때였어요. 정조의 삶을 책과 기록을 통해 정리하면서, 문득 ‘조선의 왕 중에 이렇게 힘겨운 삶을 살았던 인물이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버지의 업業으로 인해 왕이 되기 전부터 이미 사방에는 적들뿐이었고, 무서운 할아버지 때문에 어머니는 그저 조용히 지켜보기만 할 뿐이었던 남자. 왕이 된 후에도 끊임없이 정치적 제거의 위험에 노출되어 항상 불안함을 가득 지닌 채 왕좌에 앉아 있어야만 했던 정조. 어린 나이부터 죽을 때까지 늘 외로웠던 남자가 바로 정조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저의 시선은 그의 아버지 사도세자와 할아버지 영조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 3대에 감정을 이입해보니 이건 그 어떤 드라마보다 더 극적이고 아픈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면서 이 ‘비극 3대’가 시작되었습니다. ‘비극 3대’는 서로 얽히고설켜 있는 영조와 사도세자, 그리고 정조의 삶을 하나로 묶어서 보려는 저만의 시각입니다. 이 세사람을 따로 떼어놓고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 삼부자의 연관 속에서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절대악도 절대선도 아닌 그저 운명의 파도에 휩쓸려가는 평범하고도 슬픈 인물들이 보입니다.
아들을 죽인 남자 영조.
아버지에게 죽임을 당한 남자 사도세자.
그리고 죽어가는 아버지를 바라봐야만 했던 남자 정조.
역린, 왕의 트라우마-왕의 분노 中
결정적으로 영조가 사도세자를 죽일 수밖에 없었던 일이 벌어집니다. 병적인 증세가 심해진 사도세자가 “아버지를 죽이겠다”고 말하고 다녔던 것이죠. 아버지이자 임금인 영조를 칼로 찔러 죽이고 싶다고 말합니다. 놀란 사도세자의 부인 혜경궁 홍씨가 사도세자의 어머니인 영빈 이씨에게 이 말을 전합니다. 영빈 이씨는 남편이자 이 나라의 왕인 영조를 지키기 위해 자기 자식을 버립니다. 영조에게 결단을 내리라고 촉구하죠. 이와 관련해서 혜경궁 홍씨는 입을 닫습니다. 이때 아들 이산이 열한 살이었거든요. 여기서 말을 잘못했다가는 아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결국 사도세자는 남편을 지키려했던 어머니에게도 버림받고, 자식을 지키려 했던 아내에게도 버림을 받은 거예요. 그래서 영조가 아버지 숙종에게 제사를 올리고 끝내 사도세자를 처단하게 됩니다.
보통 우리는 영조의 완고함이 사도세자를 죽음으로 몰았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영조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거예요. 물론 아버지로서 영조는 낙제점이었지만, 왕으로서는 결단을 내려야만 했습니다. 반면에 사도세자는 얼마나 힘들고 가슴 아팠을까요? 아버지한테 잘 보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는데, 아버지는 그걸 알아주지도 않았습니다. 아니 어쩌면 알고는 있었겠죠. 하지만 그럼 뭐합니까. 표현을 안 하거나 혹은 정반대로 표현하니 알 수가 없죠. 그러다 보니 극심한 스트레스가 결국 정신적인 문제로까지 이어진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정조는 열한 살 어린 나이에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일로 인해 트라우마를 지닌 채 성장하게 됩니다. 거기다 왕이 되어서도 사방 천지가 다 자신의 죽음을 바라고 목숨을 노리는 사람들뿐이었죠. 각각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영조와 사도세자, 어린 이산까지 세 사람 다 얼마나 힘들고 괴로운 시간들을 보냈을지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