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4642453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16-10-14
책 소개
목차
여름은 걸어온다
양 갈래 검은 머리 소녀
전원이 꺼져 있습니다
줄무늬 구두
관측소, 혹은 옥탑방
장 보는 시간
다이아몬드 피어스
코뿔소, 노란 뱀, 그리고 양파
너는 어떻습니까?
당근주스 200cc
파란 달이 뜨는 밤
양파가 운다
오늘, 여기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에 대해 품고 있는 나의 마음 중에는 분명 무모한 환상으로 빚어진 부분이 있다. 때때로 나는 그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지 않기 위해 외면한다. 나는 그 못지않게 이기적이다. 하지만 그가 나에게 일말의 애정을 느끼고 있다면, 내가 자신에 대해 착각하는 것을 어느 정도 허락해주어야 한다.
우리가 서로의 또다른 연인을 묵인하는 것은 남들보다 쿨하다거나 함께 보낸 시간에 대해 지독한 미련을 갖고 있기 때문은 아니다. 그저 서로를 잘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때때로 누군가를 안다는 착각은 넓은 아량을 베풀 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 서로에 대한 환멸을 견뎌내는 것이 위로가 될지 후회로 남을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그것이 지금의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소통의 방식이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예쁜 옷을 입고 잘빠진 구두를 신고 신나는 음악을 듣고 멋진 남자와 팔짱을 끼고 좋은 차를 타고 아름다운 곳을 여행하는 것만으로 삶이 행복하고 충만해질 수 있다면 좋겠다. 설령 얼마의 시간이 걸리든, 그런 꿈들은 이루어질 가능성의 여지를 가지고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것들만으로는 행복해질 수 없다. 결국 타인을 이해하고 소유하고 싶다는 욕망, 꼭 그렇게 대책 없는 데에 의미를 두게 되는 것이다.